1. 결혼에 대한 상대방과 나의 가치관을 맞추지 못한다면 참 곤란하다고 본다만
이리저리 곤란한 게 그 뿐일까. 그냥 친구간의 관계에서도 곤란한게 한 둘이 아닌데.
문제는 어느 정도의 포기와 어느 정도의 신뢰를 서로 갖느냐인데
결국 파고들어 가다보면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예전 전공교수님이 갑자기 강의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여러분은 왜 결혼하려고 하는 겁니까? 공짜로 같이 자고 공짜로 밥 먹여주는 기회비용을 취득하려고
하는 거 아니냔 말입니다. 대부분의 기저심리에는 그런 것이 존재한단 말이지!"
강의시간에 순 남정네 뿐이었으니 한 말이셨을 게다.
-.- 그때는 참 속물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양반도 나름대로는 철학이 있었을 것이고
가끔은 저런 [공짜의식]이라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도 해 보곤 했다.
가혹한 유물론적 결혼관이지만 세상이란 건 그런거니까.
어쩌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은 서로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같이 사는 법을 배우는 긴장과 긴장의 연속을 갖는 지루한 과정일지도.
...이런 생각을 하니 피곤하다.
2.
하지만 가끔 밀려드는 고독감이라는 것에 대해
교수님의 [기회비용적 측면]을 배제하고 생각해 보니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것은
[대화할 사람의 부재]라는 것이고
내가 말을 하고 싶을 때 옆에 있는 사람을 항상 불러내기 위해서 같이 살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고양이를 키우던 강아지를 키우던
일단 인간의 언어로 대화가 안 되면 그건 한계가 있는 거다.
외국인의 경우도 솔직히 비슷하게 생각한다.
내가 모국어처럼 멀티링구얼을 하지 못하는 한
언어의 함의를 전달못하는 제2외국어는 한계가 있다.
어느 날 기똥찬 번역기가 생겨서
세상 모든 언어의 뉘앙스까지 잡아주는 날이 온다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겠지.
하지만 그런 때가 생긴다면
1번 문항의 마지막 구절과 같은 문제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동물 말 번역기를 사서 애완동물과 이야기하는 걸
훨씬 즐길지도 모르겠다.
나도 소라게가 말을 할 줄 알면
지금보다 훨씬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한다.
대체 이 자식은 같이 산지 3년이 지나도록
뭔 생각을 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고양이라면 와서 발바닥이라도 긁을텐데.
혼자 살면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거다.
집에 오면 혀를 쓸 일이
맛을 보는 일 외에는 없다는 것.
3.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란
책밖에 없는 것이다.
책이라는 건 참 오묘한 물건이다.
읽다보면 누군가 말을 하는게 느껴진다.
세익스피어를 다시 사 볼까 생각 중이다.
리처드3세와 헨리5세. 헨리6세. 등등
한 사람의 손 끝으로 천 사람의 대화를
전혀 어색함 없이 풀어낸 이 영국인은
분명 천재였을것이다.
'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 2009.03.20 이런 저런 3/20 7
- 2009.03.20 자는게
- 2009.03.19 뜬금없는 납량특집 8
- 2009.03.18 3/18 대화 10
- 2009.03.18 민방위훈련 5
- 2009.03.18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4
- 2009.03.17 그 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3
- 2009.03.16 난 도넛을 참 좋아했는데 8
- 2009.03.16 흙바람 2
- 2009.03.16 작은 책 한 권을 읽으며 2
언제부터인가
그날 자고 그날 일어나는게 되어버렸다.
충동적으로 홍대까지 밤에 가 버렸는데
내가 알던 홍대는 이미 아니더라
사람도 움직이고 시간도 움직이고
내가 자는 동안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데
왠지 나 홀로 우두커니 멈춰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
이게 나이먹는 거구나.
아무리 우스운 말을 해도
내 웃음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의 세대는 나와 함께 정해진 채 흘러가고
진지하지 않게 말을 해도
내 아랫사람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나이가 된다는게
아마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일게다.
서럽다는 생각보다
이제 좀 나이가 되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음이
오히려 경이로울 뿐이로세.
그날 자고 그날 일어나는게 되어버렸다.
충동적으로 홍대까지 밤에 가 버렸는데
내가 알던 홍대는 이미 아니더라
사람도 움직이고 시간도 움직이고
내가 자는 동안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데
왠지 나 홀로 우두커니 멈춰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
이게 나이먹는 거구나.
아무리 우스운 말을 해도
내 웃음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의 세대는 나와 함께 정해진 채 흘러가고
진지하지 않게 말을 해도
내 아랫사람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나이가 된다는게
아마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일게다.
서럽다는 생각보다
이제 좀 나이가 되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음이
오히려 경이로울 뿐이로세.
어느 회원님이
"할 일이 생각나지 않으면 오락이라도 하세요"
라는 충고(?)를 해 준 덕에 오랫만에 봉인해둔 스파4를 야심한 12시경 붙잡고 있었는데
뒤에서 여자 두 사람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갑자기 쭈빗.
'이거 뭔가...스테이지 배경음악인가'
하고 그냥 넘긴 채
다음 판을 하고 있었는데
또 다시 두명이 뒤에서 속닥거리는 소리.
0.0
당연히 무서워야 하는데
무주공산같은 집 안에 여자 목소리가 둘이나 들리다니!
할렐루야(?) 하면서 두리번 거리며 목소리 난 곳을 찾아봤다.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 실망한 채 스파4를 한 번 더 클리어 하고
지금까지 깨 있는데....
쳇.
츤데레같으니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적으로 벽이 좁은 화장실쪽으로
여자 두명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다.
그런데 여자 둘이 왜 화장실에 들어가?
옆집에 딸이 있긴 한데...엄마랑 속닥거린걸까?
바로 뒤에서 들린 것 같은데
음향학적으로 회절이나 간섭이 있었겠지.
경건하게 손발 닦고 잠이나 자야겠다. 혹시 아나?
머리 푼 미소녀 둘이 다소곳하게 나타나서
원한을 풀어주소서~ 할 지..
^^ 홍홍홍
즐거워할 일이 아니잖아 ㅠ.ㅠ
"할 일이 생각나지 않으면 오락이라도 하세요"
라는 충고(?)를 해 준 덕에 오랫만에 봉인해둔 스파4를 야심한 12시경 붙잡고 있었는데
뒤에서 여자 두 사람이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갑자기 쭈빗.
'이거 뭔가...스테이지 배경음악인가'
하고 그냥 넘긴 채
다음 판을 하고 있었는데
또 다시 두명이 뒤에서 속닥거리는 소리.
0.0
당연히 무서워야 하는데
무주공산같은 집 안에 여자 목소리가 둘이나 들리다니!
할렐루야(?) 하면서 두리번 거리며 목소리 난 곳을 찾아봤다.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 실망한 채 스파4를 한 번 더 클리어 하고
지금까지 깨 있는데....
쳇.
츤데레같으니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적으로 벽이 좁은 화장실쪽으로
여자 두명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다.
그런데 여자 둘이 왜 화장실에 들어가?
옆집에 딸이 있긴 한데...엄마랑 속닥거린걸까?
바로 뒤에서 들린 것 같은데
음향학적으로 회절이나 간섭이 있었겠지.
경건하게 손발 닦고 잠이나 자야겠다. 혹시 아나?
머리 푼 미소녀 둘이 다소곳하게 나타나서
원한을 풀어주소서~ 할 지..
^^ 홍홍홍
즐거워할 일이 아니잖아 ㅠ.ㅠ
(두 사람이 같이 제품출고를 위해 수작업 중. 경비를 아끼려고 박스작업질...~)
N: 형 요즘 안정되어 보이십니다.
H: 바라는 게 없으니까 잃을 것도 없지.
N: .....
H: 왜?
N: 그냥~ 저녁에 뭐할거예요?
H: 영혼을 담아서 샌드백이나 칠거야
N: 요즘 주변에 파혼테크도 많고 막장크리 맞는 사람이 많네요
H: 내 주변도 그렇다
N: 남는 건 친구뿐
H: 남는 건 옛 친구 뿐.
N: 친구들이 많다는 것도 복이죠
H: 친구들도 돈 없으면 떠나가는 게 세상이고, 돈 없을 때 사귄 친구들은 돈 생기면 떠나가는 놈들도 허다해.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해 떠나가고, 자기보다 잘 났다고 질시해서 떠나가고.
결국 남는 건 세상살이 같이 살면서 남아있는 친구들 밖에 없어.
N: 왜 그렇게 비관적이 됐수
H: 그냥. 가끔 은행에 남아있을 때 생각을 하곤 하는데...그 때 만약에 그렇게 했으면 지금쯤 그렇게 되었을까?
N: 형이 가장 얼굴이 처절하고 건강이 안 좋아보였던 게 은행있을 때야.
H: ........그랬구나.
N: 빨리 상자나 접읍시다.
H: 그럴까.
오늘은 1000개만 접고 퇴근해야지.
N: 형 요즘 안정되어 보이십니다.
H: 바라는 게 없으니까 잃을 것도 없지.
N: .....
H: 왜?
N: 그냥~ 저녁에 뭐할거예요?
H: 영혼을 담아서 샌드백이나 칠거야
N: 요즘 주변에 파혼테크도 많고 막장크리 맞는 사람이 많네요
H: 내 주변도 그렇다
N: 남는 건 친구뿐
H: 남는 건 옛 친구 뿐.
N: 친구들이 많다는 것도 복이죠
H: 친구들도 돈 없으면 떠나가는 게 세상이고, 돈 없을 때 사귄 친구들은 돈 생기면 떠나가는 놈들도 허다해.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해 떠나가고, 자기보다 잘 났다고 질시해서 떠나가고.
결국 남는 건 세상살이 같이 살면서 남아있는 친구들 밖에 없어.
N: 왜 그렇게 비관적이 됐수
H: 그냥. 가끔 은행에 남아있을 때 생각을 하곤 하는데...그 때 만약에 그렇게 했으면 지금쯤 그렇게 되었을까?
N: 형이 가장 얼굴이 처절하고 건강이 안 좋아보였던 게 은행있을 때야.
H: ........그랬구나.
N: 빨리 상자나 접읍시다.
H: 그럴까.
오늘은 1000개만 접고 퇴근해야지.
-.- 5년차 이상부터는 비상교육만 1회 실시한다는군
차라리 오전에 불러줘서 4시간 정도 꾸벅꾸벅 졸다 오게 해 주지...
야밤에 부르다니~~~~~
(오! 자네 아직 젊구만.
조국을 위해 도가니가 나갈 때까지 봉사하지 않겠나?)
삼정이 문란하면 나라가 망한다는데
결국 끝까지 나라를 지키는 건 민초들이려나.
요한복음 7장 37절 하반절.
...
음식점 머그컵 안쪽에 인쇄되어 써 있던 글귀.
그냥 실쭉 웃음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것저것 정비해야 할 삶의 도구들이
참 여러가지로구나.
...
음식점 머그컵 안쪽에 인쇄되어 써 있던 글귀.
그냥 실쭉 웃음이 나왔다.
그러고 보니,
나도 이것저것 정비해야 할 삶의 도구들이
참 여러가지로구나.
에이브88권 중에서 가장 읽기 힘든 책이었던 한스 페터 리히터의 [그 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는
이미 시중에 단행본으로 발간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굉장히 분량이 작은 소설인데 이 책을 읽는데 1주일이나 걸렸다.
[에이브 시리즈 중에서 가장 읽기 힘든 책] 중에 하나로 꼽히는 이유가 있다.
워낙에 거북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독일 중산층 가정의 아이로, 옆집 유대인 친구 프리드리히 슈나이더의 일생을
지켜보는 관조자로 나오는 소설이다. 시대적 배경은 나치스의 독일. 더 이상 부연설명이 필요없다.
이 책이 중학생 필독 서적으로 꼽혔다는데...아직까지 그런지는 모르겠다. 난 어릴 때 이 책을 읽을 엄두가
안 나던데. 나이가 지긋한 지금 읽어도 기분이 나빠지는 책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에이브의 2,3,4권은 거의 독자를 인간환멸의 테크트리를 타게 하는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2권 - 에릭 호가드의 조그만 물고기 : 2차대전 때 박살난 이태리의 거지 소년과 소녀 이야기
3권 -제임스 콜리어의 형님 : 미국 독립전쟁 당시 영국편 아버지와 독립군 자식간의 대립, 결말은 정말 극악무도.
4권이 이 책,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이다.
에이브를 기획한 이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이 시리즈 중에 독일작가가 쓴 나치스 시대의 글이 2편이 있다.
하나는 이 책이고, 또 하나는 독일 청년 징집병의 이야기 [아버지에게 4가지 질문을]이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국내의 전쟁도 아니고 세계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참패를 한 국민이
이렇게 스스로의 참회록을 소설로 쓸 생각을 하다니. 뼈저린 반성이 아니라면 나오지 못할 글들이다.
거진 이 소설을 20년만에 읽었다.
읽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이번 주 일요일에 잠시 서점을 들렸는데 화들짝 놀란 일이 하나 있었다.
[히틀러와 제3제국]에 관련된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와있더라.
너무나도 섬찟했다.
경고인가?
출판인들은 어쩌면 뭔가 느끼는지도.
혹은 히틀러를 벤치마킹하자는 경영서적이었을지도.
어쨌건 지금 시기가 평범한 시대는 아닌 듯 하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를 졸라서
[도나스]를 해 먹던 기억이 있어서였을까
어머니는 시장통 어디서 보셧는지
계피가루와 설탕을 같이 섞어서
죽죽 늘어지는 밀가루를 재주좋게 링으로 만들어 설탕을 버무린 뒤 튀겨주셨더랬다.
말 그대로 유탕제품인데 그 시기가 자라나는 성장기였으니 망정이지
요즘같은 시기에 한 서너개만 먹으면 바로 실려갔을 지도 모르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언젠가부터 먹기 시작한 도넛.
사실 대학생시절에는 먹지도 않았다.
사회생활 하면서 바쁜 와중에 아침은 먹어야 겠는데
우유를 먹으면 속이 안 좋은 부실한 신체조건때문에 시리얼을 고사하고 있으니
남은 대안이라고는 도넛이나 식빵정도.
그래도 식성이 아이 취향인지 달달한 것을 찾아 도넛을 입에 달고 살았으니
내 뱃살을 채운 것은 팔할이 도넛이었으리라.
그나마 와플이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도 트랜스지방의 향연에 빠져
죄많은 인생을 살고 있을 터.
시작은 던킨으로 시작해서
크리스피크림에 중독되었다가
미스터도넛으로 넘어간 뒤
마지막은 뉴욕도넛 팩토리에서 끝났지만.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도넛을 그렇게 먹기 시작한 건
아침을 먹기 위해서라는 실제적인 명분뿐만은 아니었다.
(이 인간 때문에 좋아진 것 같단 말씀....)
... 그런데 지금은 왜 안 먹을까.
몸에 안 좋아서 안 먹는 것 뿐일까.
[도나스]를 해 먹던 기억이 있어서였을까
어머니는 시장통 어디서 보셧는지
계피가루와 설탕을 같이 섞어서
죽죽 늘어지는 밀가루를 재주좋게 링으로 만들어 설탕을 버무린 뒤 튀겨주셨더랬다.
말 그대로 유탕제품인데 그 시기가 자라나는 성장기였으니 망정이지
요즘같은 시기에 한 서너개만 먹으면 바로 실려갔을 지도 모르는 음식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언젠가부터 먹기 시작한 도넛.
사실 대학생시절에는 먹지도 않았다.
사회생활 하면서 바쁜 와중에 아침은 먹어야 겠는데
우유를 먹으면 속이 안 좋은 부실한 신체조건때문에 시리얼을 고사하고 있으니
남은 대안이라고는 도넛이나 식빵정도.
그래도 식성이 아이 취향인지 달달한 것을 찾아 도넛을 입에 달고 살았으니
내 뱃살을 채운 것은 팔할이 도넛이었으리라.
그나마 와플이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도 트랜스지방의 향연에 빠져
죄많은 인생을 살고 있을 터.
시작은 던킨으로 시작해서
크리스피크림에 중독되었다가
미스터도넛으로 넘어간 뒤
마지막은 뉴욕도넛 팩토리에서 끝났지만.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도넛을 그렇게 먹기 시작한 건
아침을 먹기 위해서라는 실제적인 명분뿐만은 아니었다.
(이 인간 때문에 좋아진 것 같단 말씀....)
... 그런데 지금은 왜 안 먹을까.
몸에 안 좋아서 안 먹는 것 뿐일까.
황사
중국의 더스트윈드
흙바람.
흙바람
예전에 이상무화백이 그렸던
진지한 만화가 하나 생각난다.
일제시대
만주 모 지역 시령관으로 부임한 모모 장교
그에겐 아들 둘이 있었으니
이미 군문의 길을 걷고 있는 천생무인 맏아들 마사오와
하이데거와 괴테를 좋아한 문학청년 차남 데쓰오
어느날 사고로 데쓰오는 머리를 다쳐서 기억상실에 걸렸다가
근처의 독립군에게 구조되어 [광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제3자 지식인의 입장에서
두 세력의 싸움을 보던 데쓰오는
일제를 응징하러 독립군에 합류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를 쏴 죽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남 마사오와의 애증의 대결.
세익스피어 비극에나 나올 것 같은 상황이
유장하게 이어지는데 어차피 소년지에 연재되던 만화라
가끔 개그센스가 터지는 유치함을 차치하고서라도
맨 마지작의 비장함과 그 비극구조는 정말 의외였다.
그러고보니 이상무씨는 희한한 개그센스의 스포츠물 뿐 아니라
사람 확 깨게 만드는 비극들도 잘 그렸던 것 같다.
어깨가 부서지도록 쇠공을 던져서 마구를 만들어놓고
막판에 라이벌의 두개골을 부셔버려서 순식간에 스포츠 비극을 만드는
[우정의 마운드] 라던가...
갑자기 이 좋은 흙바람치는 봄날에 뭔 잡상인가~
중국의 더스트윈드
흙바람.
흙바람
예전에 이상무화백이 그렸던
진지한 만화가 하나 생각난다.
일제시대
만주 모 지역 시령관으로 부임한 모모 장교
그에겐 아들 둘이 있었으니
이미 군문의 길을 걷고 있는 천생무인 맏아들 마사오와
하이데거와 괴테를 좋아한 문학청년 차남 데쓰오
어느날 사고로 데쓰오는 머리를 다쳐서 기억상실에 걸렸다가
근처의 독립군에게 구조되어 [광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제3자 지식인의 입장에서
두 세력의 싸움을 보던 데쓰오는
일제를 응징하러 독립군에 합류하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를 쏴 죽인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남 마사오와의 애증의 대결.
세익스피어 비극에나 나올 것 같은 상황이
유장하게 이어지는데 어차피 소년지에 연재되던 만화라
가끔 개그센스가 터지는 유치함을 차치하고서라도
맨 마지작의 비장함과 그 비극구조는 정말 의외였다.
그러고보니 이상무씨는 희한한 개그센스의 스포츠물 뿐 아니라
사람 확 깨게 만드는 비극들도 잘 그렸던 것 같다.
어깨가 부서지도록 쇠공을 던져서 마구를 만들어놓고
막판에 라이벌의 두개골을 부셔버려서 순식간에 스포츠 비극을 만드는
[우정의 마운드] 라던가...
갑자기 이 좋은 흙바람치는 봄날에 뭔 잡상인가~
마크C 헨리가 지은 [인문학 스터디]
미국 대학 교양교육 핵심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요약해 놓은 책이다.
150페이지도 안 되는 소책자.
그런데 번역가가 6명이 달라붙었음.
그냥 책 소개다.
그런데 그 책을 소개하기 전에 역자들이 써 놓은 권두언이
너무나도 치열하다. 한국 대학 내에서의 인문교육은 말 그대로
돈 잘 버는 집단에 가기 위해 거치는 발판 밑의 쿠션정도.
거기에 실망한 사람들이 모여서
"혼자 인문학 공부하려면 이런 것들 정도는 읽어라" 라고
써 둔 길잡이 책인 듯 하다.
역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축약해 놓은 건 뒷표지에 있더라
"지적균형감각은 교양교육을 받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열매다"
아무리 보고 보고 봐도 늘 부족하기만한데
나이를 먹으니 아집까지 생겨서 참으로 성취는 난망하기 그지없고
읽을 책은 산더미처럼 늘어만가네.
미국 대학 교양교육 핵심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요약해 놓은 책이다.
150페이지도 안 되는 소책자.
그런데 번역가가 6명이 달라붙었음.
그냥 책 소개다.
그런데 그 책을 소개하기 전에 역자들이 써 놓은 권두언이
너무나도 치열하다. 한국 대학 내에서의 인문교육은 말 그대로
돈 잘 버는 집단에 가기 위해 거치는 발판 밑의 쿠션정도.
거기에 실망한 사람들이 모여서
"혼자 인문학 공부하려면 이런 것들 정도는 읽어라" 라고
써 둔 길잡이 책인 듯 하다.
역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축약해 놓은 건 뒷표지에 있더라
"지적균형감각은 교양교육을 받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열매다"
아무리 보고 보고 봐도 늘 부족하기만한데
나이를 먹으니 아집까지 생겨서 참으로 성취는 난망하기 그지없고
읽을 책은 산더미처럼 늘어만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