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08.11.23 지름 3
  2. 2008.11.22 얼음과 불의노래
  3. 2008.11.22 컨닝에 관한 기억 2
  4. 2008.11.20 과메기 그리고 삼합
  5. 2008.11.20 눈이 온다네요 12
  6. 2008.11.20 악당으로 살아가기 4
  7. 2008.11.19 꼼지락꼼지락 4
  8. 2008.11.18 겨울이 오고 있다. 8
  9. 2008.11.17 건망증 5
  10. 2008.11.17 아침 2

지름

작은 방 한담 2008. 11. 23. 21:35
취향이 무색무취에 가깝기 때문에 별다른 도락은 없는 편입니다만
예전처럼 책을 지르는 경향이 잦아지는군요.
유일하게 보면 질러대는 것이 게임타이틀과 책인데
아직 스티븐킹의 샤이닝을 다 읽기도 전에
백과사전류 소사전을 2개나 샀습니다.

원래 유아시절부터 보던게 족보, 국사인명록 따위였던지라
이런 쪽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학습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질러대는 편은 아니예요.

소설류를 질러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집안 꼬락서니가 엉망이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기 때문이랄까.
그러다보니 적은 텍스트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사전류를 선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질리지도 않지요. 보다보면 이리저리 색인을 다시 뒤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가끔은 다시 보고 싶은 소설류도 있긴 합니다.
종종 가는 사이트 게시판에도 올리긴 합니다만 [에이브 88권]을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은 무럭무럭
자라는 중입니다. 이 출판사가 아무런 계약없이 그대로 책을 찍어냈다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풍문이 있고,
그 덕에 지금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88권중에 몇 권이 정식계약을 따서 개별 소설로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에이브를 보고 가장 감명깊었던 것들이라면
로러 잉걸스 와일더의 [초원의 집]시리즈 - 이건 삽화가 죽여주죠.일러스트 수준... 그리고 어렸을 적 외화 [초원의 집]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이고요.

칼과 십자가 - 이건 약탈자가 성직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겁니다. 꽤나 재미있었고요

장닭호 모험 - Bird of Dawning . 20c초엽 최후의 클리퍼(쾌속 범선)들이 벌이는 인디아 - 영국의 차나르기 레이스인데 굉장한 속도감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왜 이걸 영화로 안 만드는지 아직도 의아함.

아버지에게 4가지질문을 - 히틀러시절 소년기를 거쳐 병사로 활약하던 사람이 아들에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입니다. 제가 본 에이브 이야기 중 가장 생각할 내용이 많았던 내용이었고, 그 당시엔 이해못할 부분도 좀 있었습니다. 다시보고 싶은 책 1순위인데 아마 서점에 나와있을 것 같고요.

아이들만의 도시 - 예전에 MBC에서 이걸 가지고 드라마를 만든 적도 있었습니다. 근간은 코미디인데 내용은 무지하게 상징적이었다는...사람 안 죽는 [파리대왕]버전이랄까.

횃불을 들고 - [칼과 십자가]의 대척점에 서 있는 에이브 최고의 명작 중 하나. 영락한 로마군단의 용사 아퀼라의 인생역정인데...이건 단편으로 나와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바이킹 호콘 - 아이들이보는 문고에 왜 이런 소설이 있는지 몰랐을 정도의 피바람이 부는...말 그대로 와일드 와일도 바이킹의 복수 서사시. 후편 바이킹 소녀 헬가도 같은 시리즈에 있었던 걸로....

맘모스 사냥꾼 - 불을 피우는 법을 만들어 낸 원시인 소년의 이야기. 이 소설 보고 있으면 [10000BC] 따위는 개나 줘버릴 쓰레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아, 그 외에도 참 많았는데...
언젠가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집에 공간과 돈이 있다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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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여서 [얼불노]

리얼리즘 하드코어 막장 환타지라고 알려진 조지 R.R마틴 옹의 역작

한 부당 2권. 1권당 보통 800페이지의 엄청난 만연체를 자랑하는 대 서사시. 거의 왕조실록에 가까운 편찬을 하고 있는 영감님인데 이걸 지금 4부까지 냈다. 그러니까 난 8권을 소장하고 있는 셈.

환타지는 무슨 환타지. 칼들고 싸우는 정쟁(政爭) 이야기인데
재미있는 건

정말 고귀하고 공정하고 현명하고 왕다운 이는
초반에 암수에 걸려서 다 죽고

더럽고 치사하고 인간적으로 결점많은 이들은
지금까지 생존능력을 이어받고 있다는 것.

가끔 귀신도나오고 드래곤도 나오고 하니까 환타지는 맞는데

벌어지는 온갖 협잡과 음모와 섹스와 섹스중의 모략과 그 모략을 또 깨는 침실의 모략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어린 것이 또 벌이는 모략과 모략이 안통하니까 일단 쑤시고 보는 폭력과 폭력에 또 다시 맞서는 폭력과 그 폭력을 사기쳐 먹는 협잡과 다시 음모와......

뭐 이런 식의 무한루프.

보다보면 인간이 싫어지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상을 가지고 사는 두 등장인물(솔직히 이놈들이 주인공 같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 같다는 생각)덕에 보고 있는 중임. 사실 한 권에 8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면 나름대로 각 개인의 심리묘사를 할 수 있다. 마틴 옹은 아주 신이 나서 써 대는 것처럼 보인다. 그 덕에 나는 생생한 백여명의 인물들을 접할수 있지만 내가 왜 그 인간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지 가끔은 의심스럽네.

그런데 지금 5권 번역되어 나오길 기다리고있는 중이다.
4부 번역은 정말 최악이었음. -.-;;; (1-3부의 고유명사를 다 바꿔버리다니...연재물 번역의 기본도 모르는 양반 같으니라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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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딱 한 번,
그것도 일생일대의 자리에서 나는 컨닝을 해 본 적이 있다.

학력고사 날이었다.
솔직히 컨닝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적도 없고, 해 볼 생각도 없었고 그 뒤에도 컨닝은 해 본 역사가 없다. 대학교 때는 내가 쓰는 답이 정답이고 교수가 틀렸다고 믿는 [왕재수]가 나였기 때문에......아, 이야기는 이게아니고 내가 왜 컨닝을 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다시 돌아가보자.

그 때가 3교시였나 하여간 제2외국어 시험이 있던 날이었다. 내 제2외국어는....흐흠, 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불어였다. 지금은 꼬망딸레부 트레비엥 정도밖에 못 하지만 그 때는 상당히 열심히 했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막히는 것 없이 술술 문제를 다 풀고 주관식 5개를 쓰기만 하면 되었는데

3번 문제가 아리까리 한 것이었다. 악상떼기가 붙는지 그라브가 붙는지 뭐 이런것부터 시작해서 뭐가 뭐더라 한참 고민을 하다가 문제를 일단 적어두고 다른 답을 맞춰보고 있었는데
내 앞에 앉은 여학생이 갑자기 기지개를 켜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 팔을 슬쩍 어깨위로 올린 순간
나는 그 여학생이 쓴 불어 주관식 답안지의 3번문제를 보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3번 문제에 진짜 대빵만하게 적어놓은 그 아가씨의 답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아가씨 답이 정답이었다.

악상떼기고 그라브고가 아니었다. 내가 쓴 답이 전적으로 틀리고 그 답이 전적으로 맞는다는 확신이 머릿속에 가득 차올랐다.

저 답이 맞다.
100% 맞는 답이다.

한 5분 정도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쨌건 컨닝을 했는데 그 답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았다. 근데 저걸 내가 쓴 답으로 써야 하나?

눈 질끈 감고 현실과 타협했다. 아가씨 미안하우. 우리 나중에 합격하면 내 밥이나 사주리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난 붙고 그 아가씨는 떨어졌다.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의도한 것도 아니고 그저 눈에 보여서 쓴 것이긴 하다만
내가 맞춘 문제 하나 때문에 그 여자가 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지금도 마음이 가끔 뒤숭숭하다.

이걸 뭐라고 할 수 있을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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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과메기에 밤막걸리를 먹다 들어왔습니다.

과메기라....그 비릿함에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느끼함이 좋습니다.
물론 같이 먹는 마늘쫑과 김이 없다면 과메기 혼자서 내는 그 기름과 바다의 향내를 감내할 수는 없겠죠.
어쨌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저도 잘 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홍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어는 사회생활 처음 할 때 사장에 의해 강압적으로 먹게 된 음식이죠. 그것도 삼합이 아니라 맨 홍합회를 그냥 소주와같이 먹었습니다. 과메기와는 달리 홍어를 처음 접했을때의 느낌은
[사람의 미각을 늑탈당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 암모니아의 강렬한 향취는 절대 소주의 취기가 머리까지 올라오게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다가 혼자서 삼겹살과 홍어, 김치가 같이 있는 삼합을 먹게 된 것은 그 후로도 오래 뒤의 일입니다.

둘은 맛에 있어서는 상극에 있는 음식들이죠. 한 쪽은 끈적하고 기름져서 사람으로 하여금 비린내의 거부감에 의해 접근이 어려운 음식이라면 한쪽은 발효를 거치고 거쳐서 자연적이지만 너무나도 인공적인 향과 미각을 지배해버리는 공격성을 지녀서 사람들이 다가가지 못하게 합니다. 전적으로 서울토박이인 제가 양쪽의 음식을 다 먹는다는 건 좀 우스운 일이지요.

하지만 둘 다 최소한 먹을 때에는 식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마력이 있더군요
세상만사 돌고 돌아 쓰리고 부드러운 것 모두를 잊어버리고 그저 평상위의 한 접시에 집중하여 내가 속한 세상이 그저 술 한잔 반주와 값진 안주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식사에 집중할수 있는 시간을 주는 음식이란 위대한 것입니다.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어린 왕후가 주인공바스티안에게 말하는 것처럼
[순간은 영원한 것]이니까요.

아.
취했나 봅니다.

먹세먹세 먹세그려
하물며 잔나비가 무덤 위에서 휘파람분들

뭔 소용이냐 이것입니다 그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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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저는 음음

사무실이 지하실인데다가

경비를 20만원 정도아끼기 위해서

케이스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 1800개만 붙이면 되는데...

왜 이렇게 많이 남았댜~

아...이제 좀 쉬고 눈 보러 가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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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머리는 일반인들의 범주를 뛰어넘어야 함. 최소한 3류 사기꾼으로 살려고 해도 왠만한 부자 뒷통수 갈길 정도는 되는 회전력을 가졌거나 3류 도박꾼이라고 해도 [탄]을 호구에게 쏠 정도의 머리는 있어야 함. 더군다나 슈퍼악당같은 경우라면 일반인의 지성과 감성을 뛰어넘는 뛰어난 지혜와 창조력이 필수적임. 박사학위는 기본

(나, 리들러.컴퓨터와 전자공학의 천재일 뿐...)

- 돈도 좀 있어야 한다. 내 맘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금전적 특권 덕에 멋대로 방탕함에 빠질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던가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도 되어서 인간들을 쓰레기로 여기는 마인드를 청년시절부터 가졌다던가 그도 아니면 슈퍼악당 그린고블린이나 렉스루터처럼 세계 최고의 부자반열에는 오를 정도의 금력은 소유해야 되지 않는가

(나, 렉스루터. 대통령까지 해 먹었다. 슈퍼맨? 너 어디 기자야. 어느대학 나왔어?)

- 악당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640명, 도이치에서는 231명, 프랑스에서는 100명, 터키에서는 91명, 스페인에서는 이미 1003명을 건드린~" 돈 지오반니라던지. 정신과 의사가 뿅 가서 할리퀸으로 분장하고 돌아다니는 조커라던가. 승산없는 싸움에 초개처럼 목숨을 던지는 아수라남작,브로켄백작,피그맨 자작과 철십자부대와 철가면부대를 거느린 카리스마 만땅의 노인네 헬박사님처럼

(난 세계정복의 비전이 있다. 옆동네 누구처럼 운하따윈 안 파!)

- 이도저도 아니면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되어서 외교면책 특권을 받거나 과학 뿐 아니라 마법에도 통달하여 천지의 기운을 느끼거나 자신들을 쫒아오는 슈퍼영웅 다구리정도는 그냥 심심해서 늘 놀아줄 정도의 엄청난 아량정도는 지니고 있어야 한다. 저 모든것이 해당되는 닥터 둠 처럼...

(카리스마 하나로 판타스틱4보다 팬이 더 많은 닥터 둠 전하)

- 결론은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악당으로 살기엔 너무나도 힘들다.
  악당으로 살 수 있는 스펙이나 지금 만들 수 있겠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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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운운 어쩌고 하더니 정말로
출근도 안 하고 집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다.

어저께 오후부터 배가 살살 아파서 집에 일찍 들어왔는데
그나마 바깥보다 집이 좋다는 걸 몸이 알아챘는지 그냥 퍼저버리려고 마음먹었나보다.

내 생리적인 현상이야 내가 제일 잘 안다.
난 그냥 풀어두면 녹아버리는 스타일이라
늘 고삐잡듯이 몸을 끌고 다녀야 안 아픈 사람인데
정작 마음은 놀며지화자를 외치고 있으니  그것도 쉽지 않아.

스티븐 킹의 샤이닝을 사서 집에서 읽고 있는 중이다.
혼자 세상과 단절된 채 글을 쓰다가 미쳐버리는 작가의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일고 있으니 겁이 덜컥 나서 누군가를 만나서 놀아야한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

나이를 먹으니 이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뭔가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모양이다. 순수의 시대는 끝난 걸까? 순수함에 기대치가 더해지면 세상물을 먹었다고 이야기들 한다. 그냥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지만 그건 참으로 요원하고 불가함을 소망하는 신기루 앞의 여행자가 되는 기분이다.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고 좋은 인연이 올 거이라고 주위에서도 이야기하고 나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하지만 과연 그런 날이 올까. 가다가다 안 되어 포기하고 그냥 주저 앉은 곳을 내 스스로 자조하고 자족하며 [이것이 내 소산이고 내 좋은 날이고 좋은 인연이로세]하며 살아가게 되지는 않으려나?

앞날에 대한 미래의 희망감과 불안감이 반반인 나이는 지난 모양이다.
확실히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두려움이 커진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지킬 것도 별로 많지 않은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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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별반 타지 않고 추위를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어디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편이죠.
하지만 먹고살기 위해서는 외근을 나가야합니다. 오늘도 충무로에 나갔습니다.
(bonjo형네 들를까 하다가 길 건너편이라 그냥 지하철로 다시 사무실로~)
사람들이 안 보이네요.
대한극장 앞도 썰렁하고
권텀오브솔러스를 볼까말까 하다가 돈도 없고 뭐시기거시기한지라 그냥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바지에 레깅스를 입은 처자들이 용감무쌍하게 돌아다니는군요.

중학교 다닐 적에 동네 아파트에 일본인가정에 하나 있었는데
이 가족은 자기 자식들에게 반바지를 겨울에도 입혀서 내보내더라구요.
나름대로의 전통이라고 들었습니다. 일본의 극(克)에 대한 문화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깊은 곳까지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겨울은 묵묵히 이겨내는 것이다]라는 말이 전해진다는...
그래서 겨울에도 미니스커트 교복을 볼 수 있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우와! 그래! 근성으로 이겨내는거다!

하지만 겨울은 겨울입니다. 살림살이나 경제도 겨울로 들어서고 있죠. 솔직히 더 걱정되는 것은 내년 봄입니다.
내년 봄은 춘래불사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모두들 하고 있지요. 부연하자면 이번 겨울은 내년 여름까지 갈 것입니다. 정말 기나긴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winter is coming]
제가 좋아하는 리얼 하드보일드 막장 환타지 [얼음과 불의 노래]에 나오는 스타크 가문의 금언이죠.

예,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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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작은 방 한담 2008. 11. 17. 11:30
1. 명함집을 찾았다.
    빨아서 널어놓은 바지 속에 있었다.
    다행히 zio님의 명함은 걸레가 된 내 명함 사이에 들어가 있어서 산산히 형해화되는 작업을 피할 수 있었음...
    대신 뒷주머니속과 명함집은 펄프로 떡이 되어 있는 상태...흑.
  
   분명히 빼 놓고 세탁기를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이야.
   어쨌거나 명함집을 찾았으니 얻어놓은 명함들을 다시 잘 넣어두는 중.

2. 집에서 출근할 때 엘리베이터를 타면
    [내가 열쇠를 돌렸나 안 돌렸나]를 가지고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고민을 없애기 위해서 전자식 자물쇠를 달까도 생각해 봤지만
    괜한데 돈 쓰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있는 상태.

3. 결벽증인지 건망증인지 모를 중간단계에서 살아가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별반 불편하지는 않고, 뭔가 생활도중 잊어버린 물건이 있다면
   오히려 그냥 훌훌 털어내고 [뭐 어쩌겠어?]라는 식으로 살아가는 심정이 요즘 부쩍 늘어나고 있어 오히려 마음은 
   편해지고 있는 상황임. 확실히 사람은 처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정신건강이 결판나는 듯.
   아, 내가 20대에 조금만 더 이런 여유를 가졌더라면.

 

(아, 그래도 이런 말은 도저히 못하겠더구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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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작은 방 한담 2008. 11. 17. 09:54

1. 머리가 아프길래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아, 이거 아무래도 감기같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흑
   (근데 왜 아픈것도 생각을 해 봐야되지?)

2. 난 늘 계쩔이 바뀔 때마다 고민을 한다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
   어차피 내 장롱에 들어있는 옷의 색깔은 모두 단일하기 때문에
   뭘 입던 똑같지만 나름대로 고민은 한다.
   그러고 보면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긴 시간을 고민할 것이다.
  
  결국 오늘 입고 나가기로 한 건 검정 폴라티에 검정조끼 그리고 검정 노스페이스 패딩잠바.
  바지는 검정 바지를 빨았으니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나가야겠다.
  더 추워지면 검정 쿠드로이바지를 입어야지...우리 땐 골덴바지라고 부르지 않았나?

3. 우리 집 소라게가 2년이 넘은 채 3년 가까이 홀로 생존을 하고 있다.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 모르는 행운목과 함께 존재하는
   우리 집에 사는 인간 외 2개 생명체 중 하나.

  절대 죽지 않는 녀석이다.  인간도 견디기 힘든 우리 집의 0% 통풍환기 구조에서 다른 소라게들이 다 죽어갈 때도 
  나무껍질을 벗겨먹으면서도 살아남은 녀석이다.
 
아예 이름을 바꿔서 부른다.
이제 이 녀석의 이름은 [가츠]다. 베르세르크의 원작 주인공도 이 놈만 못할 듯.

오늘 아침도 이 놈을 보면서 난 불굴의 생존의지를 느낀다.
그래, 오늘도 나가서 생존하러 가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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