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투덜'에 해당되는 글 244건

  1. 2009.08.19 고객님~ 6
  2. 2009.08.17 과거는 미래를 보여주는 건가?
  3. 2009.08.11 심심풀이로 10
  4. 2009.08.07 과유불급 6
  5. 2009.08.05 점심먹다가 6
  6. 2009.08.02 게임이 정부정책보다 나은 아주 소소한 이야기. 3
  7. 2009.07.29 봄여름가을겨울 2
  8. 2009.07.29 잡가
  9. 2009.07.22 이치반야리(一番槍) 4
  10. 2009.07.14 2

고객님~

투덜투덜 2009. 8. 19. 13:42
갑자기 마스터 마스터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아, 제 벨소리는 Master of puppet입니다. )
이통사에서 온 전화였다.

H: 여보세요~
C: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후훗~~~~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로 여직원이 말을 건네는데
만화에서나 보던 후훗~~~이라는 말을 사람이 쓰는군요.

H: 아...예? 예? 뭐뭐뭐 뭔일인가요 (말 더듬기 시작)
C: 저희 이통사 서비스를 이용해 주시는 것 감사드리고요 후흣~
H: 아, 예,..그렇죠. 아하하 예 아하하하하
C: 하앙~ 고객니임, 저희 서비스보안정책과 이용방법에 대한 안내통신을 한 번 아흣~ 들어보시는..불라불라
H: 아...하하하하하 ..예...뭐....어허허허허
   (정신줄 놓기 시작)

그런데 더 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애교없는 사람보단 있는게 나은데 이쯤되면 머리가 쭈빗쭈빗 서기 시작.

H: 저저저저기요. 바쁜데 나중에 전화를...
C: 하핫~ 언제쯤 통화가 가능하신가요
H: 음.바...밤 8시쯤? (응?)
C: 어머~ 그땐 제가 없는데~
H: 그럼 거시기저기뭐시냐 나중에 하시죠.
C: 아훗~ 뭐 어쩌고 불라불라
H: 예...예예예 내일 이 시간에 거세요.

전화 끊은 뒤 후배하고 대화
N: 형, 요즘은 이통사에서 웃는 것까지 다 똑같이 교육을 시켜요. 그 아가씨만 그런게 아니란 말씀.
H: 그러냐.

그냥 상담원이라고 말하면 남자고객들이 가차없이 끊어서 그런건가
참 씁쓰레하니 웃을 수 밖에 없는 일이려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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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나
노인의 지혜를 폄하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의 규칙성이 미래의 선험적 결말을 예견하기 때문이다.

주로 여성 호사가들에게서 나오는 말이지만
남자의 과거는 남자의 미래라는 말도 있다.
(물론 남성들도 성별만 바꿔서 똑같은 말을 한다. 연애는 다분히 상대적인거다)

많은 이들이 말하듯이
과거는 진실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기록지침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지금까지 발현되지 않았던
내 앞에서 일어날 전혀 특수한 상황에 의해
규칙성이 깨져나갈 확률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인가?

'대부분의 경우'라는 명제가
과거의 규칙성이 미래를 저당잡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만드는 요소이다.

집단의 움직임은 어떤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이동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라는 것은 총합의 개념이니까.

하지만 바꿔 말한다면
[나]라는 개인이나 한 개체의 경우는
천변만화하는 가변성에 의해
전혀 다른 곳으로 진로를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게 진짜 과거로부터 자유로와지는 것인지
아니면 겪어 본 뒤 뒤를 돌아보니 별반 다르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미래가 과거가 되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것인데...

그래서 운명론자와 의지론자의 싸움은 결판이 나지 않는 것일지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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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로

투덜투덜 2009. 8. 11. 23:34
풀룻만 생각하다가 머리가 굳어질 것 같아서
가벼운꽁트를 하나 서 보려고 적는 중이었는데
쓰다보니까 좀 길어지고 있다...

예전에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소설을 쓸 때는 가장 쉬운 것부터 써 보는 법이라고.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하는 소설을 쓰고
IT종사자는 IT에 관련된 소설을 쓰고
변리사는 특허에 관련된 소설을 써보고
광고인은 광고판 소설을 쓰는 것부터 해 보라고.

근데
쓰다보니까
되게 괴상한 게 써지고 있다.

-.-;;;
난 내 직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나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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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투덜투덜 2009. 8. 7. 01:06

워커스 숏브레드 2kg.

데니쉬롤 12개

사고 난 뒤에
왜 이렇게 많이 샀나? 라는 생각에 좌절.

전쟁이 터질거라는 신의 계시라도 받은 건가.

아님
어차피 혼자사는 인생
다시 체중이라도 탄수화물로 불려놓고 죽자는 마음이었을까나?

정말 과유불급
과유불급.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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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다가

투덜투덜 2009. 8. 5. 13:54

혼자 점심을 먹게 되서 식당에 혼자 앉아있는데
옆자리에 백발의 멋지게 생긴 아저씨가 젊은이들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계셨다.

대충 귓가로 흘려들은 이야기로는 그런 거였다.
예전 한강변이 모두 배밭이었던 시절에
집 앞으로 다리가 생긴다는 사실을 아저씨 부모님이 알았는데
그 땅을 살까 말까 하다가
욕심낼 필요 있냐는 심정에 관두고 말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아저씨의 이야기
"아마 그 당시에 돈도 좀 있으시던 부모님이 그 땅을 사셨으면
 난 정말 [와가마마]가 되었을 것이다. 인생 헛 살고 있겠지.
 이 나이 먹도록 장가 안 가고 시뻘건 외제차나 몰면서 말이다."

와가마마라.
뭔지 몰라 인터넷으로 검색을 (OZ는 위대하고나) 해 보니
"내멋대로"라는 일본어.
儘)- [내 꼴리는데로...]라.

굉장히 댄디하시던데, 나름대로 심지 굳게 사시는
어르신 같았다.

좋은 거 하나 배웠네.
와가마마 뜻이 뭔가 했었는데...
(좋은 말이 아니었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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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별달리 알려지지 않은 장르지만 [미니어쳐 게임]이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미니어쳐 모형들을 가지고 전략전술을 세워서 싸우는 일종의 보드게임인데
미국이나 유럽쪽에는 상당수의 매니아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미니어처 종류들도 참으로 광범위한 것이
헨리5세가 자기 장병들에게 광전사버프를 시전하던 아쟁쿠르 전투부터
나폴레옹의 정복전쟁, 미 독립전쟁까지 수 많은 종류가 등장한다.

사실, 난 여기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어쩌다 [워해머2000]을 PC게임으로 하다가 피규어를
찾아보던 중 미니어쳐 게임이라는 장르가 있고 수 많은 미니피규어들이 있다는 정도만
알게 된 것일 뿐.

그러던 중,
굉장히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니어쳐 조형사 중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페리 형제]가 있다.
(미니어쳐 한 개가 500원짜리 동전만 하다. 경이로운 디테일을 자랑하는 물건들임)
이 양반들이 사무라이 유닛을 만들었는데...뭔 생각이 들어서인지 갑자기
임진왜란의 상대편인 [조선군]을 디자인해 보려고 했던 거다.

-
이 양반들이 조선군 만드는데 자료가 없더라는 거지.
일본쪽 사료하고 우리나라 드라마나 그런 자료하고 봐서 맨 처음에 뚝딱 만들어 낸 것이

우리도 익히 봐온
[장수는 갑옷으로 무장하고 병졸은 블랙앤 화이트 평복]
그런데 더 이상의 유닛을 만들수가 없는 것이다...자료가 없으니까!

-
여기서부터 사건이 발생한다.
미니어쳐 모형에 관심이 있고, 우리나라 전쟁사에 관심이 있는 국내[마니아]들이
"페리 브라더스, 우리나라 임란시대 복식고증은 그게 끝이 아니삼!"
하면서 가지고 있는 사료와 이미지들을 페리형제에게 보냈다.

페리형제는
"아, 고맙삼! 이런걸 우리가 찾던 거임!" 하면서 자료들을 미니어쳐에 반영하기 시작함.

http://www.perry-miniatures.com/index2.html
이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레인지에 조선군 유닛이 따로 들어가 있고 그 안에 그동안 사람들이
보내준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한 중세 조선군 미니어쳐가 들어가 있음.

그래서 결국 이번에 [임진왜란 미니어쳐 게임]이 나온다고 한다.

여기저기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조선군의 편제에 대해서 사람들이 설왕설래했던 모양이다.
"아니, 조선군에 저런 병제가 있었냐. 한국에 저런 게 있었다는 건 첨 들어본다" 부터
"중국사료를 한국으로 잘못 알고 도용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페리형제는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자기들 사료를 가지고 우리에게 보내준 것이다"라는 친절한 멘트를 남겼더라.
(그냥 인터넷에 [페리 미니어쳐]라고만 쳐도 수두룩하게 글들이 나온다. 원형사 페리 형제의 실증자료에
 대한 전문가적 태도 +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정성이 그득그득 묻어나는 글들을 숱하게 볼 수 있다.)
-
내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예산 처발라서 빤짝빤짝 눈이 부셔 쥐쥐쥐쥐쥐 하는 겉포장 용기를 생산해 내는 것보다
이런 쪽이 훨씬 우리나라를 알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관제정책은 민간의 interest를 따라잡지 못한다. 어떻게 해서든 뭔가를 창출해 내야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탄생한 [방법]은 개인의 호기심과 지적충족을 위해 만들어진 유희에 대해서 한없이 무력하고 열등한 법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밥을 짓는 일이 아니라 그냥 땔감하고 쌀을 가져다 주는 일 뿐이다. 왜 너희들이 밥을 만들어서 수저에 얹어 입을 벌리고 들이 밀려고 하는 건지?

게임도 마찬가지.
예전에 [닌자 블레이드]를 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오늘도 반짝 머리를 스쳐간다.
문화컨텐츠라는 것이 무얼까? 사람들에게 접근이 쉬운 부분, 흥미를 갖기 쉬운 부분부터 시작해서 점점
전문성을 띄고 들어가고 그 안에서 매니아를 양산할 수 있는 범위까지 확장가능한 재료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문화컨텐츠 아님? 누가 타이틀을 만들어 달랬어?


하긴 조선 시절 마상편곤이 무언지 아는 공무원보다 집 근처 부동산 가격이 얼마인지 아는 공무원들이 더 많겠지.
더군다나 이런시절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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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투덜투덜 2009. 7. 29. 13:31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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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가

투덜투덜 2009. 7. 29. 01:30
옛 시에

사람이 사귐에 돈이 드니 돈이 없으면 곧 나그네 보듯 한다 하니 느끼는 바 크고

옛 글에

사람의 마음에 만가지 한과 천가지 근심이 있다 하였으니 그것이 맞도다

옛 말에

공명을 늦게 이룸 한탄하지 말며 부유함에 때가 있으리라 하였으니 그것이 위안이라


옛 사람이 이르기를

때가 익지 않음에 경솔하지 말라 하였으나

때가 됨을 아는 자 또한 세상에 없으니 말을 택하기 어렵다


누가 무엇을 알며

또한 모른다 하여 누구를 탓하리?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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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 그리고 그 뒤로도
전쟁에서 공훈을 세운 사람을 포상할 때
적장의 목을 벤 것 외에 가장 큰 공으로 쳐 주던 게 있습니다.

이치반야리(槍)

전장터에서 가장 먼저 창을 들고 적진으로 뛰어든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오야스미나사이도 까먹어놓고 이런 거 기억하는 거 보면 참...정신구조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셈이죠.

예전 지금보다 젊었을 적엔 삼국지의 제갈공명과 순욱, 사마의를 좋아했는데
어째 나이를 먹을수록
장판교의 장비가 제일 멋있어 보이는 건 무엇일까요?
어쩌면
살면 살수록, 이성적으로 풀리는 일도 없고, 세상일은 뜻한바 대로 되지 않고
모사재인 성사재천이라는 말이 정말 마음을 울리는 진리임을 자각할 때
차라리 온 몸으로 달려들어 아무런 유감없이 다 불태우는게
진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예전엔 모사를 좋아했다지만
곰곰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런 것도 아닌가봅니다.
"형 좀 참으쇼"라는 말을
첼로팬에게 20년동안 몇 번을 들었을까...생각해보니. ㅎㅎㅎㅎ

그러다보니
일단 저지르고 후회되는 일도 많고
싸우다보니 내 깃발이 아닌 적도 많게 되지요.

늙으면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누누히 사람들에게 말을 하곤 합니다만
정작 말하는 놈은 신나서 앞에 서 있는 걸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가봅니다.
집안이 무반(武班)집안이라 그런가.

하여간 이젠 좀 자중할 때는 된 것 같네요.

그래도 애니메이션 캡틴하록 보면서
"난 내 깃발 아래서 싸우다 죽으리라!" 라는 말 들으면
아직도 가슴이 벌렁벌렁 하는게...

죽을 떄까지 철들려면 멀었나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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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투덜 2009. 7. 14. 14:39

첫날 학교 가는 데 지각을 했다

시간표 확인하고 책을 챙기고 집에 학교에 갔는데
울 학교는 7시부터 아침자율학습을 하더라.
그런데 시간을 보니 9시.

체육복을 빼 놓고 등교.
학교를 갔더니
아직 어두컴컴
학생들은 다 앉아 있고

칠판은 불빛을 반사시켜서 서판해놓은 글씨들을 하나도 알아볼수 없는 상태.

가만 생각해보니까
난 고등학교 졸업한 지 한참 되었는데.

* 깨어나 생각해보니
  이거 군대 다시 가는 꿈 만큼이나 기분 나쁜 꿈이더라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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