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09.08.01 Be wild 7
  2. 2009.07.27 공모에서 떨어졌네요 15
  3. 2009.07.27 자문자답
  4. 2009.07.25 일어공부3 2
  5. 2009.07.21 일어공부 2 9
  6. 2009.07.21 일어공부
  7. 2009.07.19 2009년 7월 19일 일요일의 소사 2
  8. 2009.07.15 참새반상회 2
  9. 2009.07.13 DIY 10
  10. 2009.07.12 양키센스 6

Be wild

작은 방 한담 2009. 8. 1. 01:55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었다.

도망도 안 가고 정말 털레털레 걷고 있길래

뒤에서 살짝 따라가고 있었는데

아무리 따라가도 비키질 않더라.

"에헴."

작게 소리를 냈더니

갑자기 쭈빗하고 놀란 듯 멈추더니 날 보고 옆으로 살짝 피해가더라는.


-.-
명색이 짐승인데 사람이 뒤를 밟아도 모르다니 좀 심한 거 아닌가?

혹시 모르지,

여자친구에게 차였던가

대출상환일이 다가오던가

내가 알지 못하는 그런 고민을 그 녀석은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불쑥 내 덕에 고민에서 빠져나왔을지도.


쓸데없는 고민에 인생을 낭비하는 건 별로 안 좋아.
살다보면 대부분은 다 해결되더라고. 고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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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한 만큼 마음도 비웠기 때문에
별다른 감정의 동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기간동안 열심히 쓴 글은 남아있으니까요.

노력한 결과에 대한 답은 없어도
없어지지 않는 결과물은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자존심일수도 있지요.

계속 써야겠습니다.
어쩌면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계속 써 나간다는 것 자체가
더 소중한 일일지도 모르지요.

스티븐 킹의 자서전에 보면
그가 출판사에 보냈던 원고들은 몇년 동안 계속 반송만 되었더랬죠.
그러다 [캐리]가 40만달러에 팔린게 글 쓰기 시작한 지 9년인가 되어서였을 겁니다.
(이 양반이야 열 여섯인가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찢어지게 가난했던 이 양반은 그 때
그 소식을 전화로 듣고
마누라에게 뭘 사줄까 곰곰히 생각하다가
헤어드라이어를 하나 사서 부인에게 주면서
[캐리]가 팔렸다는 이야기를 했답니다.
부인은 선채로 엉엉 울었다죠.

저도 언젠가는 팔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동안의 시간을 글로 채워갈 수 있다는 게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 때는 저도 꽤나 나이를 먹을텐데
우는 마누라 대신 같이 기뻐할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군요.

아직 모든 걸 속단하기엔 시간이 너무 빠른 30대의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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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자답

작은 방 한담 2009. 7. 27. 00:27
"요즘 보면 너무 스스로에게 가혹하게 구는 것 같다. 좀 널널하게 사는 게 어떤가?"

타인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인데
과연 그런건지
그 사람이 나를 후하게 봐 준 것인지

아직도 분석이 안 되는 주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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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공부3

작은 방 한담 2009. 7. 25. 11:17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후다닥 책을 받아왔습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는 읽을 줄 알지만서도
뜬금없이 새롭기만 하군요.


예전에 일어학원을 한 2달 정도 다닌적이 있긴 합니다.
대학생 시절이었죠.
재미있게 다니고 있었는데 중간에 빈정 상해서 나온 뒤로 안 갔습니다.

이유란 간단했어요.
같은 반에 아주머니가 한 분 있었는데
분명히 초급중에 상초급 반이었는데
갑자기 자기 혼자 선생하고 일어로 조잘조잘 대화를 하는 겁니다.

'아니, 저 정도면 TV에서 만담도 가능하겠구만 웬 기초반에 들어와서....'

어린 맘에 뾰로퉁 해졌달까요? 난 가갸거겨도 못하는데 누군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외고 있는 기분?
그 아주머니랑 계속 같은 반으로 묶이게 되니까
사람이 싫어져서 학원을 안 나가게 된...뭐랄까요. 전혀 학습진도와 관계없는 일탈이었던 기억이 듭니다.

한 번 열심히 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모르죠, 내년 이맘때 쯤 일본에서 하릴없이 걸어다니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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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공부 2

작은 방 한담 2009. 7. 21. 15:31
A: 자 책은 2권입니다.
H: 에? 두 권이라니....
A: 이걸 두 달 안에 다 보고
H: ?
A: 그 담엔 문법
H: 저기 잠깐
A: 그 담엔 독해를 공부하는 겁니다. 그 뒤에 JPT를 보는 거죠! 
H: 뭘 봐요?
A: JPT보고 좌절을 맛본 담에! 500점을 목표로 계속 공부하고 단어외우고 계속 문법공부하고!
H: 아니 난 그렇게 빡세게
A: 6개월 안에 끝내 봅시다!
H: 뭘 끝내!
A: 매일 매일 체크하겠습니다!
H: 이봐요...
A: 예
H: 근데 정말 이렇게 한다고 일본 아가씨들하고 이야기를 해 볼수 있겠냐고요
A: 국제결혼
H: ?
A: 우리나라에 시집오는 그 많은 아가씨들이 한국어를 다 능통하게 하는게 아닙니다! 오직 50프로까지는 느낌으로!
   느낌으로 초보들은 살아 남는 겁니다! 그 감을 찾는 겁니다!
H: 오오! 그렇습니까! 느낌으로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겁니까!
A: 그렇습니다!
H: 알겠습니다!

 
.....이번에도 뭔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시작했나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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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공부

작은 방 한담 2009. 7. 21. 14:39
H:"나한테 일어 책 하나만 보내주!"

A:"어떤 걸로?"

H:"그냥 간단한 회화가 될만한 책으로! 그런 게 있을까!"

A:"있지!"

H:"오, 좋다. 그걸로 좀 부탁해요."

A:"히라가나와 가타가나는 읽을 줄 아시나요?"

H:"어....읽을 줄 (말 그대로 이집트 상형문자처럼)은 아는데..."

A:"그럼 드릴께 한번 보세요."

H:"이걸 읽으면 정말 일본아가씨들과 의사소통이 되는거요?"

A:"...........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H:"예. 하여간 부탁합니다."

* 배우다 만 일본어를 한 번 다시 공부해 볼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네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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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써 장례식이 5-6번입니다.
제가 바빠서 가 보지못한 건 빼고라도
올 해 들어 대여섯차례 문상을 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다 친한 후배들 부모님의 문상입니다.

오늘도 후배 아버지가 가셔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느껴지는 것은,
점점 타이머가 빨리 돌아가고 있다는 것만 느껴집니다.
언젠가는 저에게도 폭풍처럼 들이닥칠 것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2.
장례식장에서
10년만에 안 보던 후배 하나를 만났습니다.
애증이 교차하더군요.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리 큰 일도 아닙니다.
인간사에 큰 일 따위가 또 뭐 있을까요.
오히려 옆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 불길이 더 꺼지지 않습니다.

나중에 올라오면 술이나 한 잔 하자 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만
더한 일을 당하니 참 별 것 아닌 일이 되어버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디다.

인간사라는 건 참으로 장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광대질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3.
사실은
며칠동안 혼자 끙끙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늘 하던 일이지만
[사람(신)을 믿는 것]과 [사람답게 사는 것]과 [사람(신)에게 기대하는 것]에 대해서
혼자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스스로 계속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켜켜히 묵혀지다가
최근 돌아가는 여러 정황들이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겠지요.

그냥 사람보기가 싫어져서
연락을 끊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느 누구 전화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게 그거죠.)

다음 주까지는 아무와도 연락않고 살 작정이었습니다만

가끔
아주 가끔은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꽂히듯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는 일들이 존재하긴 합니다.

억수로 비가 퍼붓던 어제저녁
비가 별로 안 온다며 천연덕스럽고 급작스레  집에 놀러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준 후배 부부의 기나 긴 대화.

이 후배는 늘 무언가
홀로 괴악하고 자학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기 직전에
항상 나타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같은 녀석입니다.

결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질문한 자는 후배였으나
저것은 내가 내 스스로에게 구하고자 했던 답이었음에 대해
감사할 다름입니다.




4.
이국 타향에서 보내온 석줄짜리 편지여.
글자에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는 경험이라니.
내게는 가뭄에 소나기 같은 글이었구나.

요즘같은 때
놀러오면 밥 사주고 술사준다니
내 꼭 한 번 가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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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반상회

작은 방 한담 2009. 7. 15. 10:46
엘리베이터를 열고 1층에 내렸더니
엘리베이터 앞에서 참새들이 모여서 뭔가 이야기하고 있더라

그러다 날 보더니 후루룩 날아가버렸는데
요즘 이 동네는 금수들이 사람을 같잖게 본단 말이야...

뭔 얘기를 하고 있던 겐가.
그것도 아파트 안 까지 들어와서.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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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작은 방 한담 2009. 7. 13. 13:06
살다보면

그리고 혼자 살다보면

왜 이렇게 집 여기저기 고칠 곳이 많은지.

DIY라는게 우아하게 원목향기 나는 목재를 가져다가 화기애애하게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들 책상이나 만들어주는 단어는 아니다.

역류하는 배관을 막고
새는 파이프 다시 조이고
속에 들어있는
분면 내 몸에서 나온 것 같으나 이젠 형체조차 괴이한 질펀한 것들을
끄집어 내서 버리고 조립하는 과정이나
금 같 곳을 퍼터질해서 다시 붙이고
정신차려보면 난장판이 되어 있는 집안의 쓰레기들을 버리는게
DIY 아닌가.

[돈 들이지 않고 혼자 고생하기]가
DIY. Do It Yourself.

나름대로는 혼자 다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왠지
하고 나면 씁쓸한 기분.

마치 집이란 게 살아있는 생물같아서
아프다고 할 때 옆에서 끄적끄적
고쳐주는 거주자이자 의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랄까.

같이 나이먹는 걸 느낀다.

* U-trap을 해체할 파이프 렌치가 없어 고심하다가
  결국 뽁뽁이로 뚫어버린 어제 저녁.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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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센스

작은 방 한담 2009. 7. 12. 00:04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말은 아니다만.

[닌자 블레이드]라는 게임을 뒤늦게 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일본회사다. 프롬소프트라고...

그런데 이 게임
하면 할수록
끝내주게 버터향이 화면에서 풍풍 풍겨나온다.

왜 그거 있잖은가.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닌자]
사무라이 꼬봉중에 상꼬봉이었던 전령 및 뒷처리 전담반인 닌자가
하이퍼 배틀 사무라이처럼 인식되는 데는 정말
양키적인 문화편견(?)이 있는 것인데

이걸 제작사는 알면서 이렇게 만든 것 같다.
말 그대로 버터 먹는 일본마니아들을 위한 서비스랄까.
아..게임 깨고 있는데 환장해요.
이걸 보면 [나루토]는 양반이네.

문화나 사람마다 편견은 있는 법일거다.
어떤 인간 보면서
[아, 저 인간은 어디 살고 어디에서 일하니까 어떻겠지]
같은 스테레오타입의 규정 말이다.

교회 다니니까
강남 사니까
여자니까
시사문제 관심 있으니까
정치에 관심 없으니
못사니까
고향이 전라도라
군 미필이니
결혼 못했으니
이혼 했으니
애딸린 아줌마니
애 없으니

등등등

그걸보면
꼭 양키만 욕할 것은 아니더라는 거다.
나름대로 이렇게 스테레오타입을 잘 이용해 먹는 게임사를 보면
뭔 생각이 드는가.

환상을 심어주고, 환상에 역사성을 심어주고
그걸 대중들이 믿게 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심복닌자 핫토리 한조는
두 손을 외우고 주문을 외우면
순식간에 7-8명으로 불어나서 화염수리검을 던져대는
실존인물로 기억되는 거다.

하나하나 따지고 살면 살수록
인간의 삶은 피곤해지지만
예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정보의 과잉범람에서는
옥석을 구분하는 일 자체가 필수과정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스테레오타입의 지양.
개별개체의 특성확인.
그리고 그것이 실제적인 공공선이나 윤리성
무엇보다 진실성에 있어서 얼마나 부합하느냐의 문제.

우리의 삶은 갈수록 힘겹고 복잡하고 여유없어 질 수 밖에 없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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