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적이 물론 있었다. 국민학교때.
그 시절에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잖아.
집에서 헛바람도 팍팍 넣어주고.

내신 좍좍 미끄러지다보면 인생이 암울한 길이라는 걸 
사회에 발 들여놓기도 전 대오각성하게 되지만서도.




지금은 그냥
게으른 둔재.


아~ 먹고 살기 고달프고나~
로또나 안 되나?
흥얼흥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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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에서 사업하는 사업주를 만나겠다고 아침부터 일찌감치 서울을 나서 고속도로를 탔는데

70년대에는 고속도로인 지 모르겠는데
요즘은 아침이건 저녁이건 6.25 사변때 피난가는 행렬이나 진배없으니
내가 빠른지 우마차가 빠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동탄까지는 졸면서 가도 운전할 수 있는 지경이니
차라리 내가 황영조나 이봉걸..아니 이봉주의 심폐만 있었어도 그냥 배낭메고  뛰는 것이
훨씬 건강이나 경제나 지구환경이나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있던 찰나에
"형님, 차라리 국도를 한번 타 봅시다" 라는 N군의 말에
차를 국도로 몰고 빠지기로 했다.

오, 이런 풍경이?
얼마나 돌아가는 지는 계산하지 않았는데. 하여간 차가 붕붕 달린다.
게다가 양 옆에 푸르른 신록이 우거지니 가히 드라이브 아닌가.
사내 둘이 하는 칙칙 음울한 그린 드라이브!

이러저러 광고주를 만나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는데
아까 일도 있고, 분명 고속도로는 대박집 점심시간만큼이나 메어터질테니
다시 국도로 타고 올라가자는 심산이 들었다.

그렇게 잘 가고 있었다.
네비게이션 교차로 하나 놓치기 전까지는.

교차로 하나 잘못 탔더니
갑자기 키로수가 10km이상 늘면서
나는 생전 가볼 일도 없고 가본 적도 없는 통탄 시내를 횡단해서
역시나 연고도 없고 볼 일도 없는 수원시내를 관통하기 시작햇다.

"이게 뭣이냐! 쓸데없이 길만 뱅뱅 돌아가지 않는가!"

"그러게 왜 교차로를 놓치신겁니까!"

"시끄러 임마 누가 이럴줄 알았어?"

"아이 참 어쩌구 저쩌구"

"시끄러 시끄러"

둘이 투덜대면서 차를 몰고 오는데 빗방울까지 후두둑
그렇게 음울하고 칙칙한 그레이 드라이브를 하고 있는데
앞에 성곽이 보이더라

음? 이건 교과서에서만 봤던 수원 화성인가?

"야, 이게 수원 화성인가보다."

"나도 책에서만 봤지 처음 보는데"

"야, 잘 지어놨구만"

"이것이 정약용의 기중기로 만든 바로 그 성이오"

"기중기가 아니라 거중기여"

"머 어쨌거나...아~ 이쁘구만"

"아~ 이쁘구먼~"

갑자기 두 사람은 신이나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그렇게 다니면서
경수산업도로를 타고 의왕을 지나 과천을 넘어 남태령 옆의 우미관..아니 우면산터널까지 지나
허위허위 십몇 키로를 돌아 사무실까지 도착하고 말았다.

"야~ 오늘 구경 잘했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국도 타는거 재미있네."





...이러니 돈을 못 벌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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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국시대
동쪽태평양 해변가에 오슈라는 지역이 있다.
여기 꼬맹이 한 놈이 살았다. 어릴 때 천연두로 한쪽 눈이 날아갔지만 아버지가 나름대로 동네 세력가라서 빠방하게 살았나보다. 아버지는 이놈에게 가문의 영광(?)을 재현하라고 스파르타 교육을 시키고 아들은 아버지의 세뇌교육덕분에 나름대로 꿈을 실현하려고 용쓴다. 당시 조금 야망있다는 놈들은 다 가지고 있던 꿈. 일본통일.

그놈이 독안룡(獨眼龍)이니, 오슈의 용이니. 떨어진 용이니 불리던 다테 마사무네다.

(요즘 오락에는 이렇게 초절정 꽃미남 쿨가이로 그려놓지만서도)

(그냥 이렇게 생긴 거다)

나름대로 근성있고 노력도 하고 능력도 있는 놈이었던 모양이다....만 
문제는 늦게 태어났고, 집안도 촌구석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것.
이미 다테가 태어나서 뭔가하려고 동부지방을 평정하고 폼잡고 있을때 오다 노부나가가 일본을 잡아먹고
그 뒤에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통일한다.
정신차려보니까 그냥 자기는 지방영주였던 거지.

갑(甲)인 토요토미가 "나는 관대한데, 단가 잘 쳐줄 테니까 내 밑에서 시다바리해라"라는 말을 전한다.
사실, 여기서부터 이 인간의 인생은 결정지어진 것이다.

아무리 자기가 능력이 있다고 믿으면 뭐하나. 동원하는 자원의 숫자부터 차이가 벌어지는데.
이 인간이 고심고심 생각을 하고 장고를 하다가 결국은 
상복을 입고 토요토미앞에 가서 "늦어서 죄송함다. 부장님" 하고 무릎을 꿇었다.
입이 벌어진 토요토미가 "그래, 다사장 좀 늦을 수도 있지." 하면서 지팡이로 목을  톡톡 쳤단다.
"좀 더 늦었으면 뒈지셨을 거예요" 이러면서.

기분 더러웠을거다.
그런데 을(乙)이 되면, 속으로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도 일단 갑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다테 마사무네가 혼자 늘 지껄였다는 유명한 말이 그거다
"X바, 내가 20년만 빨리 태어났어도"
이건 우리 을들도 많이 하는 말이니까. 씨바 내가 저 새끼보다 돈만 좀 있었어도, 내가 이 동네 짬밥이 얼만데
그러면서도 갑의 더러운 요구는 다 받아주면서 한술 더 떠야 살아남을 수 있는게 을인거다.

다테 마사무네는 임진왜란때 우리나라에 건너와서 온갖 분탕질 다 치고 갔다.
2차 진주성혈전 때 2~3만정도 되던 진주성민을 몽땅 도륙하는데 앞장 선 인간이다.
(무슨 떨어진 용, 떨어진 도살자지.) 항간에는 쉴드 쳐준다고 마사무네는 별로 앞장서서 일 하지 않았어요 하는
사람도 있는데...모르지, 내가 그곳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일반적인 을의 성향으로는 갑의 요구보다 한 술 더 떠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거다. 아마 지가 앞장서서 노략질하고 다니지 않았을까 싶다. 얼마나 패악을 떨었으면
[간양록]의 저자 강항 선생이 다테 마사무네를 일컫어 (왜적중에 가장 흉폭하고 음흉한 쉐이)라고 하셨을까. 

그래도 속으로는 토요토미에게 이를 갈고 있었겠지.
상복입고 갔는데 지팡이로 모가지를 탁탁 치면서 "다사장~"하는 놈이 온전한 정신으로 이뻐보일리가 없다.

이럴 때 을이 할 수 있는 건 뭐? 
그렇지. 질기게 버텨서 갑 부장이 모가지 떨어지길 기다리는 거!

히데요시가 죽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과 히데요시 아들이 일본을 두고 싸울 때
마사무네는 도쿠가와에게 딜을 한다.

"내가 과장님 라인 탈테니까, 지금부터 나오는 모든 물량 턴키로 우리에게 오케이?"

"오케이. 싸나이는 네버 일구이언"

그래서 마사무네는 토쿠가와에게 붙고, 토요토미가는 홀라당 멸망해버린다.
그리고 지원 보상으로 100만석 영지를 받기로 약속받았다.

그런데 을이 원래 갑(甲)하나만 보고 사는 게 아니지 않은가.
갑 저놈이 뭔 짓을 할지 머떻게 아냔 말이야. 살아갈 방안을 생각해 놔야지.
그래서 내부자거래로 다른 쪽하고도 딜을 트고 있었는데...도쿠가와가 이걸 알아낸 거이다.

"너 믿을 놈 못 되긴 하는데...다사장 그동안 성의도 있고, 나도말한거 있으니까...."
그래서 100만석이 아닌 60만 석으로 강등. 

그렇게 해서 현재 일본의 센다이 지역에서 터줏대감 노릇 하면서 
젊은 시절 꿈 다 접고 이리저리하면서 살다가 마사무네는 죽었다는 전혀 슬프지 않은 이야기다.
그래도 부하직원들에게는 잘해 줬는지. 센다이 지역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산업단지가 되었고
결국 40만석을 자가충당해서 100만석 영주의 꿈을 이루긴 했다는 사나이.

그냥 이리저리 살기 팍팍했던
몇 백년 전의 乙 사무라이.

(임진왜란때 안 오고, 씨바 더러워서 일 안해! 했다면 내가 좀 호감을 가지고 봐 줬을 인물인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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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믿거나 말거나 2010. 8. 3. 23:39
자취하는 사람들이
영 먹을 건 없는데 뭔가 따듯한게 먹고 싶을 경우

최후의 보루로 묵혀두엇던 냉장고의 발효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국거리. 김치찌개.

사실 김치지개를 끓여먹는 것도 거의 몇년 만에 처음이었다.
예전 경상도 끄트머리에서 자취할 때는 매일 먹었던 게 삽겹살에 김치찌개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육식으로 버티는 것은 마찬가지였구나. 이거 참 변화없는 인생일세)
지금 식단은 고아해 진 건지, 내가 귀찮아 진 것인지 알쏭달쏭하기 그지없다.

김치지개맛이 달라질 것이야 없다. 김치맛이 변하기야 하겠는가.
대신 부재료로 들어가는 것이 스팸하고 버터라는 것.

혹자는 그건 김치찌개가 아니라 부대찌개야 라고 말하지만
난 쏘세지와 마카로니까지는 아직 김치와 섞지 않은 바, 당당하게 내가 먹은 것은 김치찌개라고 주장할 수 있다.

집마다 지방마다 집안마다 김치찌개는 천양지차, 백인백색의 풍미를 지닌다.
버터넣는 집은 꽤 안다.
치즈넣는 용자도 있더라만 난 그건 못 먹겠고
별 희한한 걸 김치랑 버무려서 끓이는 가정들도 많더라.

그걸 보면
김치라는 식품은 참 대단한 범용성을 지니고 있는게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대학생 시절에 어머니에게 김치담는 걸 배워두는 건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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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처럼이 아니라 그렇게 살았었으면 훨씬 평탄한 인생을 살 지 않았겠냐고
아마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지금이나 다른 인생이나 괴로움은 똑같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질적으로 전혀 다른 인생의 향방이 있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사람은 지금보다 훨씬 편협했겠지.
그렇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자기합리화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협함을 가지고서도 훨씬 안온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지나간 길은 뭔가 잔뜩 칠해진 도화지다.
백지라는 것을 상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음일뿐.

인간은 후회라는 것을 하기 때문에 일찍 죽는 건지도 몰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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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모님 댁에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

아버지는 네발짐승이라면 질색을 하시지만
생각보다 훨씬 겁 많은 우리 Kaka는 시댁에 처음 온 며느리감처럼 조용히 앉아만 있다 와서
그나마 부모님들이 [된 놈]이라고 생각을 하신 모양이다.

그런데 왜

어른들은 고양이를 보면
[나비야 이리 온~]이라고 하시는 걸까?

나비하고고양이하고 아바타하고는 뭔 관계가..쿨럭.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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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벨

믿거나 말거나 2010. 7. 14. 11:20



스텔라 테넌트나 티아 레오니같은 스타일을 제일 좋아하지만
언제부턴가 이 아가씨 보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가만 보면 나도 50-70년대 영화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는 건가보다.
흑백영화에 어울릴법한 확실한 음영이 얼굴에 떨어지는 스타일.

아, 이런 글을 써서 무엇하리.
이것이야말로 중년의 화중지병.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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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p.chol.com/~blueari/tmjollnir/dndwho.html


제가 회원으로 있는 사이트에서 퍼 온 겁니다. 
흠흠흠. D&D룰에 입각해서 나온 것이니 뭐라 하진 마시고.

저는 
Chaotic Evil Human Paladin Fighter 라고 나오는군요.
확실히 착한 사람은 아닌 모양입니다.


심심하면 한 번 해 보시길...

(참고로, 7번문항은 해석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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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엄마가 애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중.

너댓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잠에서 덜 깼는지 엄마 손을 잡고 주춤주춤 걸으면서 훌쩍훌쩍 징징거리는 중

애가 움직이지 않자 엄마가 두리번 거리다가 공원 앞의 비둘기를 보면서 아이에게 말했다.

"oo야! 저기 새 있네! 저기 친구있다! 저리로 가자!"

그러자 애가 징징거리며 말했다.

"아니야 엄마! 새는 내 친구가 아니야!"



아이는 잠에 취해서도 세상보는 눈이 날카로왔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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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mafia

믿거나 말거나 2010. 5. 4. 14:50

자주 가는 동호회 사이트에서 퍼 왔는데

얼마나 많은 분들을 알고 계신지...?

정답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그려놓으니 무지 웃기군요.ㅎㅎㅎ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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