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한 번 비슷한 어조로 글 하나 올려봐야겠다 -*

-1-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내조자를 찾고 결혼하면서 말하기를, 여자는 얼굴보다는 마음이 최고라고들 말한다.
남자도 허우대보다는 능력이고 성격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럴듯한 말이다.  남자의 경우에는 더욱 신빙성 있다.

사실, 능력있는 사내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세태 아닌가. 폐병장이 비리비리 말라깽이에 군대도 못한 허방다리들이라도 국회의원하면서 잘 사는 게 대한민국이다. 재벌 집 아들들도 모두 군역 하나 못 치루는 허약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모두 잘 살고 있고, 신랑감으로는 손색들이 없으니 오직 남자는 능력이라 할 만 하다. 허우대가 멀쩡해도 장가를 못 가는 인간들이 있지 않은가. 그걸 보면 능력이 허우대보다 나은 것이다.

하지만 과연 여자가 마음이 최고냐는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젓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착한 여자가 못된 여자보다야 당연히 낫다. 그러나 이게 과연 우열이 정해지는 이야기인가?

예쁜 여자가 결혼 못한다는 소리는 거의 못 들어봤지만
착한 애가 결혼 못한다는 소리는 무지하게 많이 듣고 있다.  한정된 조건을 가지고 비교해 봐도 예쁜 여자가 보다 매력적이라는 말인데 얼굴과 마음이라는 전혀 다른 조건 두 개를 동일선상에 놓고 저울질하는 자체가 바람직하냐는 말이다.

보통 이런 말은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살아보니까 얼굴 별로 못 가고, 성격이 최고더라" 라는 말이 보통 그 근거가 된다. 기혼자들의 이야기란 말이다.
이 이야기를 그대로 해석하는 건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대로 믿어도 믿음이 되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면 성경의 함의를 못 보는 것과 같다.

이말은 바꿔 말하면
"난 내 마누라가 성격이 그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어" 내지는 " 내 주변에 보니까 성격이 표독한 여인네가 많더라구"따위로 함의를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즉, 어리버리한 남정네들이 여자들은 영원히 성격이 비단결 같을 것이라 믿고 있다가 결국 그 여자도 성질을 내고 까탈스러워 진다는 것을 알아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성격은 한결같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거 아닌가. 인생이 순풍에 돛단 항해가 아닐진대 오욕칠정이 있는 사람이 화나고 부대끼고 아웅대고 그러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명징해진다.
성격이라는 것은 연애할 때나 처음 봤을 때나 그렇게 일정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가 아닌 담에야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생활을 그럭저럭 향유할 정도의 성격들은 된다. 단지 그것은 호오가 바뀌며 육안으로측정 불가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의 상황과 처지에 따라 급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라리 미인이 낫지 않은가? 최소한 남자들이 지나가다 뒤돌아볼 정도의 외모를 가진 여인이라면 아무리 못해도 10여년은 그대로 가고, 더한 경우는 20-30년이 되도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항구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대체 언제 변할 지 비상경보조차 울리지 않는 성격보다 조금씩 세월의 때가 타도 변해가는 것이 보이는 아름다움이 훨씬 사내들의 마음가짐을 추스리는데 수월하지 않겠는가

아아 내 마누라가 이렇게 주름이 생겼구나. 그렇게 곱더니만 이렇게 되었구나
그 섬섬옥수가 이렇게 변했구나 그동안 고생이 심했구나 등등  애잔한 생각이 들 뿐이다.
그런데 성격은 어떠한가.

아아 내 마누라가 범같더니 이렇게 양순해졌구나 하는 사람을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애 낳더니 완전히 염라야차로 변했어 이런 소리는 들어봣어도.

그럼 이미 비교 끝나는 거 아닌가?


-2-
그러니 애초부터 두 명제의 설정 자체가 잘못 된 것이다.
보이는 미모와 안 보이는 성격을 동등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안 된다.
차라리 가진 돈과 미모, 신앙과 성격, 뭐 이런 식의 비교라면 이해가 가도 말이지.

그러니, 지금이라도 배우자를 찾는 사람들은 성격과 미모를 동시에 보지 마라.
볼 거면 미모를 보아라. 잘만 고르면 강산이 세번 바뀌어도 그대로인 불변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모 일간지에서 이혼한 남성들에게 조사했던 결과가 있다. 배우자의 조건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놀랍게도 남성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미모]라고 나왔다. 왜 그랬을까? 얼굴에 미쳐서? 아니다.
그 사람들은 여성의 얼굴만큼 [불변성]을 지닌 항목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기 때문인 것이다.

그럼 모든 사내들이 그렇게 되면 심상한 용모의 처자들은 시집을 못 가게 되는 것인가 라고 불평한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 말라. 세상엔 여자들이 늘 부족하고, 사람의 미적 기준은 제각각인데다가
삶에 찌들어서 얼굴보다는 성격이 제일이라고 자포자기하는 많은 남성들이 아직도 존재하니 말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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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인가

믿거나 말거나 2011. 6. 14. 23:36
바로 길 건너자마자 있는 초등학교로

대한민국 펜싱사에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던 아남클럽의 전신이 이사를 온 것 같다.
0.0 집 앞에 펜싱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내 소원 중 하나가 검도 권투 펜싱을 다 배워보는 것이었는데
살아생전에 꿈을 이룰지도 모르겠다.

하악하악
그런데 이사 가면 황인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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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거대한 사찰에 들어갔다.

웅장한 찬불가와 함께 승려들이 두 줄로 오열을 맞춰 입장하여
나란히 포단에 좌정을 하고 
곧 주지 스님이 엄숙한 모습으로 들어오시더라.

조용히 일갈하시길
"모두 로마서 9장을 펴라!"

"엉?"


거기서 잠이 깨어버렸다.



이상하다. 꿈 속 사찰 기둥에
분명히 [유마경 강론]이라고 써 있었는데.


성경을 꺼내서 로마서 9장을 읽어보고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일까 싶어서 잠이 덜 깬 상태로 앉아있었다.
 
로마서9장은

"모든 구원과 역사는 하나님의 뜻대로 되는 것.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도다"로
요약되는 장이다. 

뭔 일이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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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라 뒷문 쪽으로 냉큼 옮겨가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머리를 베컴형 닭벼슬로 세운 젊은 인간이 나를 보더니 눈을 홉뜬다.

아니 뭐야
해보자는 거냐

해보긴 뭘 해봐, 그냥 젊은 놈이 시비거리를 찾는거냐 하면서 똥꼬에 남몰래 힘을 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앞에 와서 고개를 꾸벅 숙인다

"아이고, 집에 가시나 봐요?"

"아..그렇지요."

"저는 반포쪽에서 내려요."

"아아 그렇구나"

"운동하고 가시는 건가요?"

"그렇죠 뭐. 요즘 어때요?"

"하하 저도 그래요."

차는 밀려서 갈 생각을 하지 않는데
이 친구는 천사같은 밝은 미소와 백옥같은 치아를 보이며 나에게 급호감을 보인다
대화를 복기해 보니 우리는 이미 옛날부터 잘 알고 있었던 사이인 것 같다.

그런데 너 누구니

등 뒤로 식은 땀이 줄줄 흐른다
내가 이 친구를 어디서 봤지? 우리 권투도장? 거래처? 교회? 지역사회? 내가 좋아한 여자의 남동생이나 애인인가?
아니면 혹시 뭔가 사고를 쳤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건가? 단발성 치매? 아니면 그냥 훼이크? 몰카?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땅바닥을 기어가는 버스의 속도에 반비례하여 내 긴장감은 증폭되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그 친구는 내게 계속 뭔가 말을 시키고 가끔은 예예 거리면서 고개를 숙이는데
내가 무슨 연장자 행세라도 이 친구에게 단단히 한 것 같다. 이거 정말 미칠 노릇이다.

이래서 여자만 보고 다니지 말고 사내 얼굴도 좀 익히고 다니고 그랬어야 하는건데. 
 
천신만고끝에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느릿느릿 다가갔고
드디어 버스 뒷문이 열리는 순간, 나는 지옥에서 해방되는 기분을 느꼈으니
그때서야 나느 가슴을 펴고, 뭔가 굉장히 기분좋은 안부라도 나눈 양

"허허 나중에 다시 봅시다. 잘 들어가세요"

"예예 조심해 들어가세요"

라는 마지막 허세를 작렬시키고 집에 돌아왔다.
아오 난 정말 모자라는 놈 같아. 사람 얼굴을 왜 이렇게 기억 못하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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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야리꾸리 심기불편한 작금의 사태를 개탄하며 아리꾸리한 웹서핑을 하던 도중에
뭔가 잘못 눌러서 이상한 화면이 붕 하고 떠버렸다.
역시 사람은 경건하게 살아야 해. 이런 팝업이나 띄우고 말이야~ 혼자 궁시렁거리면서 닫아버리려는 순간
이상한 음성이 모니터에 띄워진 사이트에서 들려왔다.

"당신은 특별한 스페셜 그룹에 초대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각 나라별로 100명씩만 한정해서 시작되는 프로그램으로 당신이 거부하시면 다른 분에게 그 선택권이 지나갑니다."

얼씨구 이게 뭔소리여 하고 가만히 보니까 텍스트와 함께 거기 더빙된 사운드가 나오는 것이었다.
화면에는 warning이라고 써 있고 말이다!

오옷, 내가 이거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시스템에 잘못 접속한 것인가?
위키리크스같이 세계 지하정부의 음모라도 알아내는 것이야?
뭔가 빠져나가기 힘든 호기심이 내 클릭질을 멈추게 만들었다. 사운드는 계속 나왔다.

"당신은 마음을 읽고 싶지 않나요? 여자가 뭘 원하는 지 말이죠!"

얼씨구,
대충 감이 왔다. 쓰잘데기없는 팝업광고였구만.

"당신 많이 차였지! 그건 당신이 못생겨서가 아니라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예요."

나도 알아!

"우리도 그랬어! 하지만 그동안 과학적인 통계실험을 거쳐서 여성들의 need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구!"

그러셔?

"난 20대 중반까지 여자 근처에도 못 갔지만 지금은 다르단 말이야! 잘 생기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집도 없어!"

잘났다 자식아

"그리고 이 방법은 아카데믹한 곳에서 검증도 받았단 말이지. 이건 FBI 프로파일러들이 쓰는 방법하고 비슷해!"

장광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간중간 실제 체험수기(?)가 음성으로 나오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무지하게 웃기더라. 그래서 나는 효험을 봤어요. 당신 짱이예요. 어떻게 이런방법을 . 우와 베리 굳 이거 뭐...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다를 게 없구만. 어딜 가던 사내들은 다 같은 고민이네.
어찌하면 여자를 사귈까. 여자를 어떻게 공략할까. 어떻게 하면 같이 잘까.
쯧쯧쯧 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듣고 있는데 메시지가 나왔다.

"자, 이쯤 봤으면 관심이 있다는 말이겠죠? 이 방법은 당신에게 유용할 거란 말이예요."

그럴지도.

"잠깐 소스를 공개하자면, 여자는 크게 8가지 종류의 타입으로 나눠져요."

지구 인구 반이 여자고 그게 30억인데 8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니 대단한데?
그 때 갑자기, 텍스트로 no.1 어떤 유형 하면서 글이 나왔다.

"첫째는 이런 유형이고 이러이러하고 이렇게 되지요. 둘째는 이렇게 되고 이러이러하게 됩니다.이런 걸 좋아하고
 행동패턴은 이렇게 되지요. 네번째는 이렇고 다섯번째는 이렇고 불라불라불불불"


오호옷?
생각 밖의 지문이었다. 굉장히 논리정연해 보이는 분류였는데...여성에 대한 편견은 둘째치더라도 사람에 대한 분류법에 있어서 나름대로 기조가 있었다. 여덟개가 비슷해 보이지만 다 달랐다. 마치 MBTI성격분석표를 보는 느낌이 드는 것 아닌가. 얼씨구? 이거 약파는 게 아닌가? 진짜인가?

"우리는 심리분석학에 기초해서 말하는 중이라니까"

그래?

"실패가 없어. 여기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정말?

"이것만 마스터하면 넌 의자왕이 되는거야!"

우왕? '0' 짱인데!

"아무한테나 하는 게 아니라고, 넌 특별 테스트그룹이라니까. 일단 시도를 해 보고 말해 봐. 효과 없으면 우리가 책임진다."

어어...그런거구나. 어느순간, 나는 모니터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사실, 정가대로라면 이건 400불이 넘는 건데, 이걸 200불에 반을 깎아서 주느냐? 아니지. 그럼 여기서 100불을 더깎아 100불이냐? 그것도 아니야. 넌 세계 도시에 나눠진 우리의 테스트 그룹이니까. 이걸 100불에서 더 딱 잘라서 60불에 동영상을 구입하면 말이야. 바로 넌 세계를 품안에..."

거기서 마우스를 클릭해버렸다.

짜식, 마지막 멘트만 없었어도 혹할뻔 했는데. 피라밋의 고장. 네트워크 마케팅의 선두주자 대한민국에 사는 나에게 그런 식의 어설픈 입담을 날리다니, 케이블 TV의 39800원 세트도 안 사고 있는 나에게.

그런데 가만히 듣고 있자니 순진무구하고
아무것도 없는 순진비참한 솔로 미국인들은 돈을 투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굉장히 그럴듯하게 들렸단 말이지. 이래서 교언영색. 영업통. 말로 돈을 만드는 사람들이
무서운 것이다. 장사라는 건 그렇게 하는 것인데 말이다. 사실 해외결제하는 법을 몰라서 내가 안 산건지도 모르지.


그런데 막상 꺼 버린 다음에 무서웠던 것은

다 영어에 영어로 말한 거였는데 그 순간에는 몽땅 다 알아듣고 있었다는거다!
대충 설렁설렁 본 것 같았는데 엄청나게 집중해서 보고 있었어!
 
흑..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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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군대에서 사진기술을 배웠고, 사진기사로 꽤 잘 찍었다고 한다.

그래서  토호 영화사에 구인공고가 떴을 때 촬영부로 입사원서를 넣었는데
창구에서 분류를 잘못해서 배우원서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뜬금없이 배우가 되었다가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에게 발탁되어
일본 제일의 배우가 되었다는


정말 믿거나 말거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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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이슬람 이야기다. 흠흠....생소한 분도 있고 아는 분도 있겟지만.

타락한 도시 니느웨에 회개를 하라고 하나님이 요나를 보냈는데
그 나라는 이스라엘의 적국이라, 요나가 가기 싫어서 배를 타고 다른 방향으로 도망가다
풍랑을 만나서 고래에게 먹히고 고래 뱃속에서 회개한 요나는 다시 니느웨 앞에 토해진 뒤에 그 곳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울머 겨자먹기로 전해서 결국 니느웨가 대충 회개했다는 (결국 몇 백년 뒤엔 망한다) 
아름 다운 스토리가 성경에 써 있다.

난 요나라는 인간을 소선지자 중에 가장 좋아하는데....성경 끝날때까지 하나님한테 개기는 종자다.
나중엔 개쳐맞듣 맞지만 하여간 가장 인간다와서 좋더라.

---

그런데 이슬람 설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더라.
선지자 유니스 이야기.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그런데 성질은 이쪽이 더 못된 듯.

이 사람은 애시당초 니느웨 사람이었는데
동족들에게 타락한 삶을 버리고 알라에게 회개하라고 이야기했더니
동족들이 비웃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꼭지가 돈 나머지 유니스는 분을 못 이기고 바다에 투신을 했는데
고래가 낼름 받아먹었다는 거다.

고래 뱃속에서 유니스는 자신의 성마름을 반성하고 알라에게 기도하니
알라께서 동네 앞 바다에 고래가 유니스를 토하게 하셨다는 것.
 
그래서 다시 동네로 갔더니 이미 니느웨는 모두 회개한 뒤였다는 거다.


* 요나와 유니스가 동시대에 살았는데 고래 한 마리가 이놈 잡아먹고 토하고 저놈 잡아먹고 토해서
   시간차를 두고 둘이 왔다갔다 한 거 아닐까. 유니스가 집을 비운 새에 요나가 와서 회개를 시키고 돌아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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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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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목소리가 되게 귀여운 헤드헌터 언니가 [광고사에 지원해 보세용]하면서 몇 번 전화를 준 적이 있었다.
아가씨가 데이트 해줌 한 번 가 볼께~ 하려다 이건 성희롱에 해당되는 것 같아서 그런 얘긴 못 하고,
그냥 그 쪽방면에는 이제 지원 안 하려고 합니다 하면서 고사한 적이 있었다.

어제도 한 명이 뜬금없는 메일을 보냈다. 
무슨 인터넷 광고업체인데 상당히 사세도 크고 괜찮으니 한번 지원을 해 보라는...
아, 바이럴 마케팅쪽은 영 취미가 없는데 싶어서 편지만 받아놓고 둥가둥가 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이었나
갑자기 전화가 오더라.
나이지긋한 아저씨가 전화를 하셔서

"저는 모모파트너스의 모모 이산데 말입니다. 제가 보낸 메일을 받으셨나요~?"
하는 거다. 얼레. 왜 나이 많은 양반이 나한테 메일을 보냈을까.

"예, 받았습니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사세확장중인 유망한 곳입니다."

"저기요, 저는 오프라인 광고쪽이었고 온라인쪽은 잘 모르는데다가 바이럴이 어쩌고 궁시렁궁시렁"

"그래도 괜찮은 회사고 대우고 구글정도로 해 준다는데~"

"그럴리 없다능 구굴에 내 친구 있다능 어쩌구 저쩌구 궁시렁궁시렁"

"아~ 그러지 말고 한 번 넣어봐요~"

-.-a?

나이 지긋하신 분이 그렇게 말하니까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이력서를 보냈다.


괴상한 일이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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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국 동영상이 잘렸군. 언젠가는 잘릴 줄 알았지만)

서부극 영화중엔 안 잊혀지는 명장면이 많다.
대부분이 멋진 결투나 대결장면, 놀라운 화면의 편집등으로 이루어진 것인 반면
정말 기이하여 사람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장면도 몇 있었으니 그중의 하나가 이것이었다.

트리니티 시리즈 (내 이름은 튜니티 시리즈로 우리나라엔 알려진)의 첫번째 작품이자
가장 잊혀지지 않는 장면 중 하나, 주인공 트리니티가 거지꼴로 등장해서 멕시코 음식점에서 콩요리를 말 그대로 게걸스럽게 퍼 먹던 장면이다. 내가 이걸 초등학교시절 공중파로 맨 처음 본 것 같은데 어린시절에 얼마나 인상이 깊었는지 미국 콩통조림만 보면 저 장면이 늘 생각난다. 실상 따 먹으면 별 맛 없는데  주인공 테렌스 힐은 정말 구경하는 사람도 침 넘어가게 잘만 먹더란 말이다. 그래서 콩 통조림을 보면서 늘 생각해보곤 했었다.

"나도 언젠가는 후라이팬에 콩 통조림을 데워먹어봐야지."

그리고 오늘 점심을 그렇게 먹었다. 벼르고 벼르다 해 본 거긴 한데.
일단 그냥 콩 통조림 하나하고 
그냥 먹기 뭐하니까 냉장고에서 놀고 잇던 정체불명의 고기를 좀 잘라서 넣어주기로 했다.
아,이미 호화판으로 가는것인가? 아냐아냐. 저 고기는 더 두면 못먹어...혼자 변명을 하면서 재료를 넣었다.
(병아리콩이 찬조출연했다. 그런데 저 놈이 왜 우리집에 있는건지 모르겠네.)


잘 몰라서...그냥 같이 넣고 볶기로 했다. -.-a 
사내의 요리라는 게 다 이런거지 뭘...그리고 항간에는 통조림 요리 너무 많이 먹지 말라더라.
남성의 생식능력에 안 좋다나 어쩐다나. 내가 알게 뭐야? 어차피 쓸 데도 없는데. 그냥 한통 다 넣었다.


고기가 익기 시작했다. 깡통에 들어있을 땐 무지하게 없어보였는데 프라이팬에 넣고 돌리니까 그나마 뭔가 있어 보인다. 고기도 좀 보이니까 성의도 있어보인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끈적함은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더라. 모짜렐라 치즈라도 넣은건가.



완성, 마땅한 빵이 없어서 동네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 왔다.
나도 프라이팬 째 국자로 떠 먹어보기로 했다. 음핫핫!

시식 결과는...

아, 배부르다.
도저히 혼자 못 먹는다
1/3은 버린 것 같다.
맨 처음엔 새콤달콤하고 빵이 씹히는 맛이 나는게 고기도 씹히니까 좋더라~ ^0^

그런데
1/3넘게 먹으니까 지금 내가 뭘 먹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그냥 프라이팬 설거지해야 하는데 좀 더 많이 먹어야 해 라는 생각 밖에 안 났음. 

내가 넣은 콩이 [스위트 칠리소스]기반이라 새콤달콤해서 많이 못 먹은 걸까. 다음엔 집에 있는 햄소스 콩통조림으로 해 볼까..우욱, 생각만 해도 속이 거북하다. 콩이 속에서 불어나는 것 같아.

결론: 트리니티처럼 먹다가는 배 터져 죽는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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