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에 해당되는 글 121건

  1. 2009.12.03 나도 써 먹어 봤다 14
  2. 2009.11.29 조카이름 6
  3. 2009.11.22 희망사항 4
  4. 2009.11.02 설렁탕 6
  5. 2009.10.27 검은 스파이더맨 7
  6. 2009.10.21 오덕질에 대한 소고 10
  7. 2009.10.19 황당한 오늘의 운세 2
  8. 2009.10.15 이건 꿈 10
  9. 2009.10.13 기대하지 않은 선물 8
  10. 2009.10.07 Beautiful~ 4
유유자적한 사무실의 정적을 깨는 핸드폰소리

H: 여보세요
S: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고객님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새로 준비한 저희 보험이 
    불라불라 솰라솰라 유남생?
H: 아...

이걸 확 끊어버려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
지난 주 H모님이 했다는 방법 하나를 써 보기로 했다. 뭐 나쁜 방법은 아니고 사실에 의거한 거니까.

H:아...제가..요즘...수입이 없어서....

S: 예? 그래도 매달 몇 천이신데 별로고객님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십니다~

H: 지금 24개월 째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있는 적금마저 

S: 그러셔도 몇 천원이신데...(말끝이 약간 흐려짐)

H: 지금 없는 거 쪼개서 회사도 거의 간당간당하고...저 혼자 회사에 남아 있는 처지라...
  (사무실에 나 혼자 있으니 당연한 거였는데, 갑자기 나도 감정에 몰입되기 시작했다.)
   흐윽! 왜 이 모양이 된 건지 .....

S: 그렇게 안 좋으세요?

H: 지금 상황에선 앞이 안 보이는군요

S: 언제쯤 나아질까요

H: 2012년이요

S: 정권 바뀐다음에 말이죠? (어, 이 양반 뭔가 말이 통할 것 같아)

H:예..그럼 뭐 좀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S:....고객님 힘내시고요. 형편이 좋아시지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누구누구였습니다.

H: 예, 감사합니다. 
    
장난치려고 했는데 정말 낯 모르는 사람 앞에서 신세한탄했다. 
착한 상담원, 얼굴은 모르지만 어쨌건 고마워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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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이름

믿거나 말거나 2009. 11. 29. 16:54
동생에게 물어보니 정했단다.

"아인."

"아인?"

"Ein"

"아인 쯔바이 드라이 퓌어?"

"응"

"여자애잖아."

"어때."

"......"

이 놈도 나 못지않은 놈이라는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Ein이라서 이름을 아인이라고 하겠다는 데는 나도 놀랐다.

*---------------------------------------------------------*

[카우보이 비밥]을 진작에 보여줬어야 하는건데.

그런데 생각해보니 비슷한 연예인 이름도 있는 것 같고
불러보면 괜찮을 것 같긴 하다. 근데 그 연예인이 여자애였나?

하긴 나도 이름에 숫자가 들어가는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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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믿거나 말거나 2009. 11. 22. 01:20
나중에 내 블로그를 들리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당.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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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

믿거나 말거나 2009. 11. 2. 21:20
설렁탕이나 기타 육류이야기가 나오면 같이 다니는 투실투실한 경기도에 거주하는 모 군이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원래 설렁탕은 급조된 [라면]같은 음식이었다는 거.
만든사람은 세종대왕이시다. 아, 역시 서민의 음식까지..어쩌구 하고 감동할 이야기가 아닌 것이
우리가 잘 아는대로 성군이시지만 문제가 딱 두 개 있었다. 

여자 좋아하셨다는 거 하고 (왕이니까 그렇다고 치죠...사대부 집에서였다면 그냥 사셨겠지)
또 하나는 광적인 비프매니아였다는 거다. 그러니까 검소하긴 하셨는데 고기반찬이 안 나오면
"왜 상에 반찬이 없어?"라고 하셨을 정도의 육류매니아셨다. 상왕 태종이 죽기 전에
"나 죽으면 국상이라고 고기를 못 먹게 할 텐데 왕은 고기없으면 밥 못먹으니 상중이라도 고기 궈 먹게 해라" 라는 말을 남길 정도니 말 다했지. 그래서 성인병으로 돌아가셨나보다.

하여간 설렁탕의 유래는 그런거 아닌가.
선농단에서 제사를 드리다가 억수같이 비가 와서 군대 막사같은 차양 쳐 놓고 왕이 비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배가 고파져서 소를 잡아 국물 끓여 잡아 먹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처럼 사골국이 아니라 그냥 멀건 고기국물에 고기만 왕창왕창 썰어서 나오는 고깃국이었을 거라는게 추측.

여깃부터 그 경기도 모 군이 하는 이야기.

"형, 생각해 봐요. 그 소가 보통 소겠어요? 왕이 농사의 신에게 제사 드리고 논 가는 퍼포먼스를 하는데 쓰려고 데려온 소 아니예요. 일단 서울 경기 지역에서 가장 잘 생기고 일 잘하게 생기고 털 하나 빠진 게 없는 A+++한우를 데려온 거 아니겠어오. 그 시절에 그 정도 소라면 동네에서 애지중지하게 키운 소일거 아녜요.

그런데 소나기 와서 배고파진 세종대왕이 그냥 잡아드신 거 아니냐고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너무 튀면 곤란해요"



가만 듣다 보니 맞는 말 같아.

* 동네 설렁탕 가격이 8000원으로 올라서 격분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전혀 다른 글이 되어버렸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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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3에 보면 외계생명체 심비오트 때문에 
스파이더맨이 검은 색으로 변하고 성격이 심하게 쏘 쿨 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은 자의로 검은색 복장을 착용했던 적이 있다.


친구 블랙캣이 만들어 준 검은 옷을 입고 자경단 활동을 한 적이 있던 것.



이유는 간단하다.

옷이 찢어졌는데 입을 게 없고
블랙캣이 '검은 색이 더 섹시해'라고 했다나.
(진짜 설정이 이랬다.항간엔 레드/블루 코스튬을 세탁할 시간이 없어서였다는 소문도)


베놈이 등장하기 전까지 
낮에는 레드/블루 밤에는 검은색
이렇게 번갈아 입고 다녔단다.


나중에 마누라 메리제인이 검은색 입지 말라고 해서 안 입게 됨.

-.-;; 참 진솔하게 사는 슈퍼영웅.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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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 칼 뵘이 지휘한 모짜르트의 레퀴엠을 듣고 있었다.
느리다. 그런데 느리다는 말 외에 다른 것이 붙는다. 그냥 연비가 떨어져서 느린게 아니라
음악 자체에 무게감이 실려서 둔중하게 굴러오는 느낌이 있다.
거대한 빙산이 두리둥실 배 앞으로 밀려오는데 천천히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피할 도리가 없을 때 느끼는 기분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장중한 칼 뵘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남들이 느리다고 해서 내가 느리게 인식하는 것일수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Dies Irae(분노의 날)을 가지고 카라얀이 연주하는 것과 칼 뵘의 연주하는 부분을 계속
연달아 들어봤다. 한 10번인가 들어봤는데 계속 들으니까 확실히 차이점은 발견이 되더라.
차이점은 느림과 빠름이 아니라 자로잰 듯한 화성의 딱딱 끊어짐과 절도있음에 대한 차이같았다.
카라얀은 칼로 음절을 썰듯이 분배의 강약이 정확하게 들어가는 반면
칼 뵘은 커다란 실린더가 돌아가듯 소리가 서로 엮이면서 들어간다. 스피드의 차이는 아주 미미하지만
전체적인 중량감이 거기에서 차이가 나는 듯 했다. 뭐가 좋고 그르다는 것을 따질 역량은 못 되니까 여기까지.

레퀴엠중에서  분노의 날을 꽤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베르디의 분노의 날이 더 좋다...그냥 폭주하는 광분의 날!)
모짜르트의 레퀴엠중 [분노의 날]은 CD로 듣기 전부터 웬지 귀에 익었던 노래였던 기억이 있다.
CD로 맨 처음 들었을 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이 노래를 왜 기억하고 있나? 오옷, 설마 내게 볼프강의 영혼이라도 빙의되었던 것인가? 
하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적이 있었으나...

나중에 찾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일단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서 귀에 익었던 것이 첫번째고,
두번째는 대학시절 오락실에서 죽어라 파댔던 [아랑전설2](최초의 한국인 태권도 캐릭터 김갑환이 나온다...^.^v)의
마지막 최종보스 스테이지에 나오는 음악이 바로 모짜르트의 레퀴엠 [분노의 날]
(얼마나 많이 죽었으면 그 음악이....)



*나중에 나온 아랑전설 스페셜에서는 스테이지 계단에 관현악단이 웅크리고 연주하고 있는게 나옴*

결국 알게 모르게 여기저기에 산재되어있는 잡다한 지식들은
어느 날 계기가 맞게 되면 한데 뭉쳐져서 하나의 얼개를 이루게 되는 법

그래서 오덕질은 실보다 득이 많은 것일수도 있는 것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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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칭자리 (9월24일∼10월22일)

오늘은 아랫사람과 충돌이 있는 날입니다. 평소에는 아무런 말이나 불평 없던 아랫사람이 갑자기 뭘 잘못 먹고 돌아버리기라도 한 듯 당신에게 싸움을 걸어옵니다.


....
읽다가 사무실에서 뒤집어졌다.

실제로 국내 모 포탈에 오늘 떠 있는 글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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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꿈

믿거나 말거나 2009. 10. 15. 13:32
이나영하고 열렬한 로맨스를 나누다 잠에서 깸.

[아 X발 꿈]이라는 인터넷 대사가 이럴 때 쓰는 거였지. 아 씨X.....

잠에서 깨 보니 괴상한 게 두 가지 있었는데
첫째로 난 눈 큰 이나영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과
둘째로 시대배경이 북두의권 수준...융단폭격맞은 도시였다는 거임.

이나영이 살아남은 남자를 찾다가 날 발견하고
어쩔 수 없이 시작된 눈물의 로맨스였던가.
나도 별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시작된 로맨스였나.

거 참

이렇게 생각하니까 씁슬하네.

그나마 꿈속의 이나영은 예쁘고 착해서 만족.

The end.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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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사무실을 방문한 녀석들과 노닥노닥 거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인터넷 사이트 한 곳을 보고
사내들의 수다를 떨던 시간이 있었지요.


"야, 저거 멋있구나."

지나가는 말로 던진 한 마디.
그냥 잊었더랬는데

오늘 갑자기 사무실에 들어오더니
받으라고 하면서 주는 겁니다.

이미 골라놓은 지 꽤 되었답니다.

어이없어서 벙 찐 표정으로 있는데
그냥 선물이라는군요.

('.' ) 아마 이 표정이었을 겁니다.
참 고맙기도하고 난감하기도 하고 뭐라고 해야할까요....




Colt Peacemaker Civilan



p.s) 선물을 가장한 청부가 아니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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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믿거나 말거나 2009. 10. 7. 22:56
자주가는 SF동호회에 [공지] 비스무레한 것이 떴다.

[별보러가자]

뭔소리야?
읽어보니까 정말 별 보러 가자는 내용이었다.
경기도 양평으로 1박2일가서 가을밤의 별들을 보자는 이야기였다.

멋지지 않은가.
술먹자 모이는 것도 아니고 농담따먹으러 모이자는 것도 아니고
(물론 가게 되면 이런 것들은 말 안해도 동반되겠지만...)
별을 보러 모이자는데.

아, 낭만적이야.

SF동호회라는게 참 기계냄새 풀풀나고 다분히 사변적인 이야기들이나
어떨때는 밀덕후같은 냄새도 풍기곤 하는 그런 모임이긴 하지만
껍데기 까 보면 참 인간적이란 말이지.

그러고 보니
예전 여름에 교회수련회 따라 갔다가
남들 통성기도할 때 슬쩍 도망나와
교회 뒷구멍에서 한숨 돌리고 있을 때 쳐다 본  예배당 십자가 위에
엄청나게 편만한 별들이 놓인 것을 보며
그 압도당하는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아, 인간은 얼마나 초라하고 신은 얼마나 큰 존재인가'라는
 알쏭달쏭한 생각을 했던 게 생각난다.


별 보러 갈까나.
그런데 할 일이 많네. 
약속도 있고.

별이안 보이는 도시의 일상은 바쁜 법이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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