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에 해당되는 글 121건

  1. 2009.04.28 독감, 질병 운운 10
  2. 2009.04.21 중년의 로망은 무엇인가 12
  3. 2009.04.20 두발가락 나무늘보 10
  4. 2009.04.08 昭君怨(소군원)-東方虬(동방규) 8
  5. 2009.04.07 힐데브란트의 노래(Das Hildebrandslied) 10
  6. 2009.04.06 Devil's Contract 8
  7. 2009.04.02 구지가와 달팽이 13
  8. 2009.03.31 세익스피어 [태풍]에서... 6
  9. 2009.03.28 이선희 & 황진이 6
  10. 2009.03.27 손금 9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줄곧 생각해 보자
가장 무서운 건 홍콩독감이었던 때가 있었고
여름에는 일본 뇌염이었던 적이 있었다.

"홍콩하고 일본은 이런 위험한 병이 창궐하는 모양인데 
 왜 민족이 싸그리 죽지도 않는 건가?" 라는 의구심을 어렸을 적 가졌더랬는데
 나중에 머리가 커서야 그게 병의 발원지에 붙는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80년대 90년대 초만 해도 전염병이라는게
딱 그런 종류들이었다. 감기. 뇌염.
계절성 전염병.
그 시기만 넘기면 끝나는,
예방접종으로 병원들 먹여 살리는 종류의 전염병만 있었는데

요즘은 시도때도 없이 등장한단 말이다.

조류독감이더니 이젠 네발달린 돼지독감이라.
다음엔 발 여덞개 달린 문어독감이라도 나오는건가?

이종간의 면역체계가 파괴되는 전염병이라는 것이
어떻게 해서 생기는 걸까?

혹자는 수간(獸姦)에 의해 생긴다는 말까지 한다.
HIV바이러스의 원보균체인 빨강원숭이와 인간이
수간을 시도해서 에이즈가 세상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부터
닭과의 성교를 시도해서 조류독감이 생겼다는...
(예전 사서들 보면 여자구경 못하던 목동들이 양이나 닭하고 그런 짓 했다는
 이야기들을 좀 구경하긴 한다만..)
그럼 이번엔 저간(猪姦)이라도 했단 말인가.

이것도 그냥저냥 떠도는 하나의 가설이긴 하지만
세상이 하도 뒤숭숭하니 그럴 법 하다는 생각도 드는거다.

...가만

싱글이 세상을 파괴하고 있다는 이야긴데 별로 안 좋은 결론이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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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이거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진 겟타로보의 명대사


p.s) 나가이 고가 만든 캐릭터들은 웃을 때 소름이 돋는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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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평균 수면시간이 20시간이라는데
이 친구에게 있어서 깨어있는 4시간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 처럼 삼시 세끼는 챙겨 먹어야 한다는 주의라면 식사시간에 한 시간씩 쳐서 세시간 쓰고
대충 화장실 갔다가 뉴스 잠깐 보면 끝이겠는걸.

아니지, 어차피 뉴스만 보고 잘 거라면 뉴스를 볼 필요가 없군.
한 30분은 친구들한테 연락을 하고 다시 취침.

이것 괜찮은 삶인데?

이런 삶이라면
삶의 주공간은 수면속의 삶 아닐까?
그렇다면 잠이 들었을 때 꾸는 꿈이 현실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어차피 깨어있는 4시간은 꿈을 꾸기 위한 준비시간이고
꿈을 꾸는 꿈속의 세상이 자신의 일터일수도 있겠다.

오,
이것 생각해보니까
굉장히 맘에 드는 삶이야.

군대 꿈만 안 꾼다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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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군을 생각하다.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 오랑캐 땅엔 꽃과 풀도 없어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 봄이 와도 봄이 아니로다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 자연히 옷에 맨 허리끈이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 가느다란 허리를 가꾸려는 것 아니라


한원제때 후궁 중에 왕소군이 최고의 미색이었더라.
기러기가 비파소리를 듣고 떨어져 죽었다는 비파의 천재였다고 해서
낙안(落雁)의 왕소군이라 불린다. (무슨 환타지...-.-;;)

어느날 북방의 흉노족이
"안 쳐들어갈 테니까 얼짱 하나만 보내주삼" 이라고 한나라를 협박 (왕이라는 것들은 다 이런가)
그래서 한 원제가 자기 후궁들의 초상화를 보고 가장 못생긴 왕소군을 보냈단다.
후궁이 얼마나 많길래 사람들을 안 보고 인물을 DB화 해서 가지고 있었을까.
이놈이나 흉노나 "동작그만, 밑장 빼기냐?" 의 부류다.

사실은 화공 모연수가
다 돈받고 후궁들을 예쁘게 그려줬던 것.
왕소군만 얼굴에 자신이 있었기에 화공에게 돈을 안 줬고
그 덕에 DB에서 F-로 나와있던 것이다.

왕소군이 흉노에게 시집가던 날 원제가 처음으로 왕소군의 얼굴을 보고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지. 모연수는 그날로 처형이었다.

뭐...그래서 후세에 저런 시가 나왔다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오랑캐에게 시집간 절세의 미인이여!
봄이 왔어도 봄이 아니겠구나.
나라 걱정에 쫄쫄 말라서 옷이 몸에 안 맞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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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 왕소군은 흉노 선우에게 시집가서 애 하나 낳고
자기 남편이죽은 뒤 왕세자에게 다시 시집을 가서 (뭐야...)
20년을 넘게 흉노의 왕비 노릇을 하고 잘 살다 죽었다니....

막말로 국제결혼해서 로또맞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

시인의 과다한 낭만주의덕에 비련의 여인으로 사랑받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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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뒷날에 빈정대는 인간 하나 없었을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 오랑캐 땅이라고 화초가 없다지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이라고  화초가 없으랴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이라 화초가 없다지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어찌 땅에 화초가 없으랴

 
胡 :오랑캐 호, 어찌 호

....이게 정답일 것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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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고서사시.
놁은 군인의 노래.
양희은 누님의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청춘~]보다 좀 더 애절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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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겐의 반지]를 읽어보면 아시겠다만
맨 마지막에 지아비의 원수를 갚기위해 혈육까지 도륙내어 버리는
복수의 여왕 크림힐트를 [에첼왕](아틸라 디 훈의 독일 표현) 앞에서
일도양단 해 버리는 늙은 무사가 힐데브란트다.

힐데브란트도 원래 아틸라왕의 식객이 아니었다.
고트왕 디트리히 폰 베른이 정치적 압박에 못 이겨 훈족의 왕 아틸라에게 객장으로 잡혀오는 바람에
그의 충신이자 병기장 (갑옷을 만들고 입히는 사람이라는데...아마 당시에는 기사중 최고 실력자가 이걸 맡은 듯)인
힐데브란트도 같이 잡혀 온 것.

떠나기 전에 힐데브란트는 아들을 고국에 두고 온 처지.
그리고 남의 나라 아틸라 대왕 밑에서
왠 난장이의 보물단지를 가지고 남매끼리 싸우는 동족상잔에 끼는 바람에
못 볼 꼴 이리저리 보신 분 되시겠다.

그러다가 3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늙은 노장.
그런데 고향 어귀에서 일단의 군사들을 만났으니
그 장수의 이름은 하두브란트. 바로 자신이 핏덩이일 때 이별한 아들이라.

이름과 통성명을 통해 힐데브란트는 자신의 아들임을 알았으나 하두브란트는 일언지하에
늙은 아비의 말을 거절한다. 왜? 내 아버지는 저 멀리 변방에서 죽은 지 오래라고 믿었으니!

고대의 전사들이란 원래 그런 모양이지.
자식이 거는 싸움을 피할 수 없다고 믿은 그는 전사로써 아들을 맞기로 결심한다.

"오, 신이시여, 운명이 닥쳤나이다. 나는 외국 땅에서 육십번동안 여름이 겨울로 바뀌고 겨울이 여름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다. 나는 항상 최전선에 있었다. 폭풍이 요새에 몰아칠 때도 나는 살해되지 않았는데, 지금 나의 자식이 칼로 나를 죽이려고 하니, 먼저 그를 죽이지 않으면 그가 도끼로 나를 치겠구나."

그리고 싸운다.

기록은 여기까지.
전승에서는 힐데브란트가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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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전해 진 건
고대의 낡아빠진 책에 의해서가 아니다.
중세 수도원의 수사들이
기도서 뒷면에 글자연습을 하느라고
그동안 전해지던 시를 그대로 필사했다고전해진다. (그때는 책이 있었나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결말이 없다.
글자연습 하다가 지친게 틀림없던가
선임수사가 "그래, 그쯤이면 됐다" 라고 말했거나
수도원 원장에게 기도서 뒤에 낙서하는 게 걸렸거나
하여간 클라이막스 이후의 필사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요즘 말로 하면
A4 이면지에 누가 [춘향가]를 써 놨는데
원본은 사라지고 그게 남아서
[춘향가 A4 본]이 남게 된 것이라는 것.
근데 쓰다가 팔이 아파서
[거지 이몽룡이가 남원 관청에 들어섰는데~]에서 끝난 정도?


사람은 그래서 기록을 이리저리 남겨야 하는 것인가 보다.

나도 슬슬 인터넷을 줄이고 일기를 다시 써 볼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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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정에서 태어나 기독교문화가운데에서 기독교식으로 자라난
미국 남부에서 흰두건 밀짚모자쓰고 돌아다닐만한 가정에서 자라난 나에게 있어서

저 전승은 참으로 예전부터 많은 흥미를 줬던 부분이다.


(법대로 하자구! 이나라는 법도 없냐!)

1.
하나님은 그냥 무규칙 1순위 드래프트지명을 하신다. 세부사항같은 건 말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최고의 구단. 당연히 와야하지 않겠는가! 의 뉘앙스인데 반해

악마는 계약서를 들고 사람들 쫒아다님...
"저기, 자네 야구에 소질이 있어 보이는군. 한 번 해 보지 않겠나?" 식임.

2.
확실히 카리스마나 능력에서 쪼달리는지
상세한 설명과 함께 옵션까지 줄줄줄 이야기해 줌.

- 영혼만 팔면 말이지. 네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이거이거이거 하고 저거저거까지 다 보장해 주고
  여기에 보너스로 이것까지 얹어준다.

단, 영혼만 팔면 말이야.
- 10승만 올려주면 스톡옵션부터 연봉협상까지 다시 다 해주겠단 말이야...나같은 구단주가 어디있냐고
   막말로 구단주 자리 빼고 다 줄께, 유니폼 입고 있는 동안에는!

(님하..언제까지 전 뛸 수 있는거죠?
 ....일단 사인부터 하자구.)

3.
대신 받을 건 철저하게
어차피 이놈도 죽을 때 받으러 오지만 (상조출신인가?) 
중견구단주답게 받는 건 집요하다.
안 주면 근친이나 절친의  담보라도 잡는다.

*-------------------------------------------*
그런데 말이지.
찰나가 영원하다고.
참 가끔 가다 살면서 솔깃할 때가 한 둘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든다 하더라도
나는 그냥 지나가는 모양이더라

아마 이럴지도 모르지.
"자네가 야구를 하겠다고? ......"

...이래서 마이너의 문도 높다는 것이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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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가 - 삼국유사 가락국기

龜何龜何 (구하구하)
首其現也 (수기현야)
若不現也 (약불현야)
燔灼而喫也 (번작이끽야)

거북아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않으면
구워먹으리



Snail - 마더구즈

Snail, snail,
Come out of your hole,
Or else I'll beat you
As black as coal.

Snail, snail,
Put out your horns,
I'll give you bread
And barley corns.

달팽아, 달팽아.
집에서 나와라.
아님 너를 때려줄꺼야.
시커멓게 멍이 들도록.

달팽아, 달팽아.
뿔을 보여라.
내가 빵도 주고
보리알도 줄게.


*----------------------------------------------------
가락국과 영국이 뭔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옛 노래들은 뭔가 주술적인게 있는 듯.
아니면 거북이와 달팽이를 보면 때리고 싶은 충동이나 머리를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던가.

여담으로

고3시절, 사학과나 국문과를 가겠다 생각하고

"부모님 부모님
 사학과에 가리이다"

응답은
"그런데 들어가면
 정녕 굶어 죽으리"


지금 처지나 오십보 백보 아니었을까나....하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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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사람 고기 먹어 봤음메?"
아...이건 장동건의 태풍...

-.-;;


어저께 벗들의 블로그를 보다가 [tempest]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충동적으로 한 1시간반 동안 집에 있는 구닥다리 세로쓰기 세익스피어 [태풍]을 봤는데
이거 영문으로 읽어야 하는 소설이었다. 대체 번역이 안되는 언어유희가 너무 많아서.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소스라친 거.

아니면 다른 문제?

프로스페로와 에어리얼은 대체 무슨 관계인가?
텍스트적으로는 계약으로 묶인 마술사와 정령인데...
뭔가 묘하단 말이야.

베르세르크의 가츠와 파크 같은 관계?
아니면 로도스도 전기의 판과 디드릿트같은 관계?

뜬금없이 에어리얼의
[절 사랑하세요?]
라는 대사는 어디서 튀어나오는거지?

1.
12년간 노예 계약관계에 묶이면서
에어리얼은 프로스페로의 학식과 인품에 반해서 그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된다.
이것은 분명한 [스톡홀름 신드롬]

(패티 허스트, 아빠는 백만장자 나는 테러범)
or

2.
프로스페로는 맨처음부터 에어리얼에게 반했다.
그래서 일부러 구해주면서 "넌 대신 내 옆에서 일해야 해"라고 말함
그래서 12년 내내 옆에 두면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못살게 부려먹음.
이것은...구준표와 금잔디.

(사랑이 꽃피는 SM...)

or
3.
그냥 어영부영 12년동안 같이 살다보니까
잔정 나쁜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것이지.
전원일기 김회장님네가 되어버리네.

(어째 사진이...-.-;;;)

@.@
전혀 작품의 주제와 관계없는 것에 대해
혼자 고민하다가 이상한 꿈을 꾸고 다시 새벽에 일어남.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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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 알고 싶어요


달 밝은 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 들면 그대는 무슨 꿈꾸시나요

깊은 밤에 홀로 깨어 눈물 흘린 적 없나요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나를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그대 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하루 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내가 정말 그대의 마음에 드시나요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바쁠 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

내가 많이 어여쁜가요 진정 날 사랑하나요
난 정말 알고싶어요 얘기를 해 주세요
*-----------------------------------------



황진이 - 월야사(月夜思)

蕭寥月夜思何事     소슬한 달밤이면 무슨 생각 하시나요    

寢宵轉輾夢似樣     뒤척이는 잠자리엔 꿈인 듯 생시인 듯

問君有時錄妾言     문노니 그대여 때로는 제 말씀도 적어보나요

此世緣分果信良     이승에서 맺은 인연 믿어도 좋을까요.

悠憶君疑未盡        아득히 그대 생각하다보면 궁금한 게 끝이 없어요.

日日念我幾許量     날마다 제 생각 얼마만큼 하시나요.

忙中要顧煩或喜     바쁠 때 만나자면 싫어할까 기뻐할까

喧喧如雀情如常     참새처럼 조잘대도 여전히 정겨울까요

*-------------------------------------------

다들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선희의 노래 베이스가 황진이의 시일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더랬다.

* 그러나 사실은
황진이의 시는 후대에 창작된 것이라고 하는군.
이게 스펀지에 나왔다니 (그것도 2006년도에)
모 작가분이 [황진이]소설을 쓰다가
황진이가 구애를 하는 장면에 쓸 시를 생각하던 중 
양인자의 노래에 감명을 받아 그것을 한문으로 바꿔서
시를 만들었고
후일 이선희는 그 노래를 다시 한글로 바꿔서 노래를 부른

원래 오뎅으로 뽑았다가 칼국수용으로 삶았는데 다시 춘장이 버무려져
나온 자장면이라는 이야기다.

아~ 그랬구낭...혼자 좋아했었다.

Posted by 荊軻
,

손금

믿거나 말거나 2009. 3. 27. 01:10
1
어린시절 영등포를 지나 구로동까지 가던 길이었는데
영등포 시장쯤에 어떤 노인분이 버스를 타셨고
경로사상은 천부인권사상만큼 중요하다
귓구멍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나는 냉큼 자리를 양보했다.

갑자기 그 할아버지는
"손을 내 보아라"
라 하셨고

나는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한참 손을 보던 할아버지는 내 눈을 보시더니

"나중에 크거든 국회로 가거라"
라고 말씀하셨다.

내 말을 전해들은 어머니는
집안에 인물이 나오려나 기대하셨지만

나는 2001년 농협국회지점에 발령받아
홍준표의원 카드를 발급해 주었다.
(다른 사람들도 많긴 한데 기억나는 건 준표형밖에 없다.)


2.
예전에 배낭여행을 하다
어떤 괴상한 형님을 만났는데
한참 손금을 보더니
(사람들은 왜 내 손바닥을 좋아라 하는거지?)
"벽에 똥칠할 때까지는 살겠구나"라고 말했다.



뒷감당이 안 되서 그렇지
지금이라도 칠할 수는 있잖아.



3.
며칠 전
야심한 시각에
갑자기 후배가 방문해서
강X동이 나오는 무릎X도사를 보다가
갑자기 내 손금을 보고는

"배우자가 하난데요"라고 말했다.


-.-+
뭐라고
라고 말하자 후배는
여유작작하게

손금은 살면서 변합니다.  라며
전혀 미동하지 않는 700번 서비스의 어조로
여유있게 넘겼다.
대인의 풍모가 보였다.


4.
징키스칸은 운명선이 안 좋다는 점장이 말을 듣고
칼로 아예 손바닥부터 중지까지 째어버렸다고 하기도 하고
모택동도 자기 손으로 손바닥을 후벼팠다고 한다.
사실 운명이야 사람의 의지로 변하는 거 아니겠는가.
자기 손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찢어버릴 의지라면
손금이 강줄기처럼 뚜렸해도 이겨낼 수 있을 터.

알렉산더처럼
풀지못할 매듭은 절단을 내버리는 게 사람사는 방식인 법.
운명이라는 것도 그런 것이겠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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