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09.05.09 토요일이네
  2. 2009.05.08 타이투스 안드로니쿠스 6
  3. 2009.05.07 사람이 배가 부르니 6
  4. 2009.05.06 길냥이에 대한 추억 (재탕) 14
  5. 2009.05.06 벌써 수요일이네 8
  6. 2009.05.05 어린이 날 뭘 했을까 6
  7. 2009.05.05 不可 一例言而 莫言凶斷 2
  8. 2009.05.01 노동절 5
  9. 2009.04.30 텍스트의 비주얼화 10
  10. 2009.04.30 4월의 마지막 날 8
예전에는 토요일이면 날 밝기가 무섭게 집 밖을 뛰쳐나가 돌아다녔건만
이제는 조용히 빨래하고 청소하고 인터넷이나 하다가 해가 뉘엿뉘엿 천장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게된다. 삶이라는 것을 늘 뭔가 활기차고 충일하게 채울수만은 없다. 일주일의 닷새를 힘들게 쉬었으면 삶이 피곤해서라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쉬는 것보다는 노는 것을 원한다. 원한이 쌓여있기 때문일까? 닷새동안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허비되었다고 느껴지는 내 시간을 여선번 째 날 내 맘대로 전용(全用)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몸을 혹사시킬지도 모른다. 이것은 흘러가는 시간에대한 인간의 복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시간들에도 언젠가는 한계가 있는 법. 사람은 충전을 받아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혼자 있으면서 침잠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냥 멀쩡하니 우두커니 앉아있는다고 해서 스스로가 침잠해지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자기에 대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나는 왜 이랬던가. 왜 나는 그 때 부끄러웠던가. 왜 나는 그 때 기뻤던가. 그 사람은 나와 어떠한 관계인가. 과연 온당하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가 등등 나 스스로에 대해서 내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하나하나 결론을 맺고 거기에 대해서 입장을 생각하다보면 이미 시간은 하루로도 모자란다. 반성이 아닌 신심(愼心)의 시간은 늘 괴롭고 부끄럽다. 자아비판이라는 것은 아무도 없더라도 스스로를 면구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혼자 존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 현대 사회에 있어서는.

그러나 주말이라 해서 절대적으로 시간이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외출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부모를 방문하거나 예기치 못한 결혼식이나 주중에 밀려서 해 내지 못한 잔 정리나 설상가상 주 중에 끝내지 못한 회사 일 따위가 사람의 발목을 잡는다. 다른 이들은 어떤 지 모르겠는데, 나는 내 개인의 삶과 회사의 삶과 가족 구성원의 삶과 인간 한 사람의 삶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다른 층을 구성하고 있는 일이 이질적으로 내 공간에 침투해 들어오면  일단 거부반응부터 생긴다. 나름대로 짜여진 공간과 요새화된 지역이 있는데 그곳을 아무런 영역표시없이 드나드는 삶이라는 것은 누가 들어오던 내게는 침략자에 다름없으니.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이런 분별이 희미해지고 내가 제어할 수 없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혼자라 외로와서 그럴지도 모르겠고, 개뿔이나 주는 것도 없이 책임만 늘어나는 [대한민국의 장남과 사내새끼]라는 더럽게 치사한 핸디캡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토요일, 나는 지금 나가봐야 한다.
 

Posted by 荊軻
,
세익스피어가 쓴 것 치고는 참...

세익스피어의 [Bloodiest work ]라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일전에 케이블에서 안토니 홉킨스 주연의 [Titus]라는 영화가 있었다.
도그빌처럼 연극적 요소가 다분한 영화였는데
그 영화가 이 희곡이었다.

신나게 죽는다.
유혈의 연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처음에 이 연극이 영국에서 상연되었을 때
관객들은 좋아서 흥분했었다지.

[복수극]이라는 것처럼 사람의 혼을 쏙 빼 놓는 테마가 과연 존재할까?
요즘 월화드라마나 수목드라마나 미니시리즈나
대부분은 꽃남/훈남/꽃미녀/막장녀들의 복수극이던데.

그래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가장 완벽한 대중성을 획득한 고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인간의 삶과 기쁨은 고해의 연속에서 타인의 슬픔을 찾아 즐기는 과정에 다르아니구나.
Posted by 荊軻
,
한없이 게을러지는 군요

일단 햇반이라도 먹어놓았더니

심야영화고 뭐고 그냥 뒹굴어야겠다는 의지만 충만해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배부르면 근심이 줄어든다는게 사실입니다.

자본주의의 돼지로 살까봐요.


Posted by 荊軻
,
* 예전에도 썼던 글인데 다시 생각난 김에 끄적끄적*


시간은 흘러흘러 2004년정도 가을
그 날 누군가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상점이 주르륵 모여있는 골목이 있었는데

원래 불빛 없는 곳으로 돌아다니는 성격이라 상점 뒷골목을 걸어서
집을 가곤 했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시라..그땐 그냥 그러고 싶었으니

그런데 어디선가
이옹이옹 하는 소리가 가냘프게 나는 거 아닌가
도둑괭이겠거니 하고 길을 걸어가는데
그 소리가 점점 가까이 오는거라
 
뒤를 살펴봤더니
이게 왠걸

버터빛 어린 고양이가 잉잉거리면서 오는데
진짜 잘 빠지고 이쁜 녀석이었다.
짐승한테 이쁘다는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진짜 예뻤다. 다리도 길쭉길쭉하고
이목구비도 또렷(?)한게
사람이었으면 남자 수십명은 족히 피눈물을 흩뿌리게 생긴 고양이였다.
보자마자 암코양이라는 걸 알게 생겼었으니
대충 이해가 가실 것이다.

하여간 그 녀석이 갑자기 나를 보더니 다가와서
다리에 마구 얼굴을 비벼대는데
배가 고프다는 이야기였을 거다.

예나 지금이나 예쁜이가 달라붙으면 거절을 못하는 나는
부리나케 골목 앞 빛의 세계로 나가서 쏘세지를 나 와서
애한테 먹였다. (먹어도 되는지 안되는지 잘 몰랐다만)
게눈 감추듯 먹더니 아예 내 구두를 붙잡고 뒹굴기 시작.

정말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끝까지 올라왔지만
당시 나는 아버지 밑에 얹혀사는 처지였고
머리 검은 짐승도 안 거두는 아버지가 네 발달린 짐승을 거두실리 만무하니
그냥 아쉬움을 남기고 집에 돌아왔고
그 녀석은 횡단보도까지 쫒아왔다가 다시 돌아갔다.

그 때부터 장장 3개월여동안
그놈과 나는 거기서 밤에 먹거리를 나눠먹는 사이가 되었다.
그 골목을 지날 때마다 숨어서 야옹야옹 거리고 돌아보면 살짝 나오는게
무슨 연애질 하는 것 같았는데 하여간 그렇게 금수와의 데이트가 장장 3개월.
이제 고양이는 새끼 티를 벗고 성체가 되었는데 여전히 몸매나 용모나
늘씬하고 예쁘긴 마찬가지였다. 왜 가끔 일본 애니에서 고양이귀를 단 여자들이
나오나 했었는데  말이지...알 것 같더라니.

그러더니
어느 날
안 보이는거다.

-.- 사내라는 게 원래 그런건지
어느 날 정 주던 이가 사라지면 참 허하다.
한심한 족속이지.

그렇게 며칠 공치고 터덜터덜 집에 가던 어느 날
그 놈을 내가 발견했다.
그 골목에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보았더니
이게 웬 일

배가 불러있더라는 거지
그래서 사람들을 본능적으로 피한거고

근데 웃긴게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지더라
"어떤 개...개가 아니지. 하여간 어떤 새퀴야!"

이런 젠장
어떤 지저분한 거리의 수코양이가 내 천사같은 고양이에게 이딴 짓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아버지에게 맞더라도
집에 데려갈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
이게 인생사 정해진 순간이구나. 자연의 섭리가 이런 거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난
오늘 이후 다시는 이 녀석을 못 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 녀석은 그 날 일정거리 이상 다가오지 않았고
가만히 날 보다가 먼저 사라져 버렸다.

그날 이후로
그 고양이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몇 차례고 그 골목을 돌아다녀보았지만
그 뒤로는 그 녀석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모 회원님의 글을 보면서
다시 그 때 일을 추억한다.

그 때 그 녀석을 집에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이
잘한 일이었을까
아니면 잘 못한 일이었을까?

늘 인연은 머물렀다 떠나가는 것일텐데
Posted by 荊軻
,
어라랏 하는 새 일주일의 반이 가 버렸다.

이것저것 점검할 것도 많아지고
아마 내일부터 주말까지는 이틀 논 만큼의 하중이
더해지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시계뿐 아니라 민간인 시계도
흘러만 간다.

[시간은 나의 편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이라면
조금씩 무언가를 모으고 있어야 한다는 걸 느끼는 요즘.

그런데
나라는 인간은
뭔가 Trigger button이 있어야
마구마구  움직인다는 것이 문제다.

요즘은 버튼이 어디 달려있는지 확인하는 중이랄까.

바쁠수록 정신차려야지.
솔로타령 그만하고...

Posted by 荊軻
,
정신연령이야 어린애지만
뭐 달리 놀러 가잘 사람도 없고...-0-

그냥 이리저리 있다가 문고에 가서
책만 한 보따리 사왔습니다.

세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헨리5세]
[타이투스 앤드로니쿠스]
 
고전
[성학십도, 동국십팔선정]

그리고

[용의자 X의 헌신]을 샀네요.


일단 용의자 X의 헌신부터 가볍게 읽었습니다.
참 답답하고 재미있고 그렇군요.
2시간만에 읽었네요.

느낀 결론


[혼자 오래 살지 말자]

아, 갑자기 우울해집니다.

빨랑 세익스피어나 읽어야지 크흑...

Posted by 荊軻
,
불가 일예언이 막언흉단이라

한가지 예를 가지고 흉하다 단정짓지 말라

사람의 생이라는 것이 대저 그러하다.



참 좋은 말이로구나.


Posted by 荊軻
,

노동절

작은 방 한담 2009. 5. 1. 10:03
[근로자의 날]이라나 뭐라나
개인적으로는 노동절로 예전부터 불러왔는데

그래서 그런가
대기업 근로자들은 노는데
개인 노동자들은 언제부턴가 놀지 못하고 있네~

자의던 타의던,
일하는 것도 복이지만
쉴 때 쉬지 못하는 것은 복이 아니다.
(하지만 나야 늘상이 반쯤 노는 일상이니...뭐라 반박할 거리가 없구나)

동네가 조용하다.

아마 어느 고속도로는 지금쯤
가득가득 차들로 메워지고 있을 터이지만

그래도
날씨는 좋구낭
Posted by 荊軻
,
이걸 정말 잘 하는 작가들이 있다.

묘사가 탁월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잘 쓰는거다.

스티븐 킹도 그중의 하나고
다카노 카즈아키같은 경우는 등장인물의 얼굴표정까지 그려질 만큼
이쪽에 탁월한데 (이 분은 영화판인가 만화쪽인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데...확실히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마구 써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 가끔 드는
J.R.R톨킨의 반지의 제왕3부작.

그림이라고는 하나 없고
깨알같은 텍스트로만 되어 있는 예전 [반지전쟁]을 가지고
처음부터 봤던 나는
그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피터잭슨의 영화가 내 상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걸 봐도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일한 비주얼을 가질 수 있도록 썼다는 이야긴데
참 대단하지 않은가.

가끔 블로그 글을 보다보면
화면에 잡힐듯이 글을 쓰는 분들이 있다.

아,
뭐랄까
참으로 부럽다 할 밖에.

이와는 반대로
허먼멜빌의 [백경]은
그레고리 펙 덕분에
비주얼이 원래 영화에 짜 맞춰져버린 불행한 케이스일 것이다.
(영화가 너무 강렬했다...어쩔 수가 없었음)

그래서 사람들이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그 담에 보라고 하는 것이겠지.

[용의자 X의 헌신]을 아직도 안 사 봤는데
한번 사 볼까 하는 생각 중.

Posted by 荊軻
,
잠시동안 앓았더랬습니다.
그래봤자 8-12시간 정도면 회복되는 걸로 봐서
몸 상태는 건전한(?)편이로군요.

우려했던 4월은
그다지 폭풍이 일지도 않고
화창하지도 않은 개인사를 지니고 갑니다.

5월은 휴일로 시작되는군요.
하지만 아마 1일과 4일 모두 회사에서 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런게 자본주의죠.
놀 수 있는 사람은 놀고, 놀지 못하는 사람은 일합니다.

그나저나
여기저기서 새로운 생명들의 탄생소식이 들립니다.
집으로 알아서 찾아온 고양양(?)을 포함해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생명의 계절이군요.
지금쯤 수태하면
만물이 얼어붙은 겨울에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으니
더욱 좋은 이야기죠.

(대체 서양에선 왜 이 녀석을 메신저로 쓰는건지...)

저도 4월은 빨리 마무리하고 가야겠군요.
아마도 오늘의 마무리 역시
영혼을 담은 라이트 스트레이트겠습니다만~

5월부터는 더욱 좋은 일들이 있으시길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