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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5.08 타이투스 안드로니쿠스 6
  3. 2009.04.27 헨리5세 - 세익스피어 4
  4. 2009.03.31 세익스피어 [태풍]에서... 6

2010.11.22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11. 22. 23:59
1.
나이를 먹고 뭔가 유난스런 짓을 시작한 것 같긴 한데 끝까지 잘 이어졌으면 싶다. 원래 사람들은 자신의 나이를 잊어먹는 일을 종종 하면서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껴보고 싶은가 보다. 그러면서 가끔 의외의 성과를 거두기도 하는 게 인생이니까. 40대에 챔피언이 된 조지포먼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은가. 하긴, 조지 포먼은 챔피언이 되고도 남을 사람이긴 했지만.


2.
오랫만에 쫄아든 지갑형편을 무릅쓰고 책을 우수수 사 모았다.
대부분의 세익스피어의 희곡. 전예원 버전으로 모으다보니 지갑에서 비명을 지른다. 왜 개정판이 될수록 책 값은 비싸지는가? 죽어서 썩어문드러진 지 오래인 세익스피어가 첨삭을 했을리도 없는 고전이 말이다.

- 코리올라누스 : 풀르타크 영웅전이 출처인 비극영웅. 이건 영화화되기도 하는 중이라는군.
- 베로나의 두 신사 : 글쎄, 읽어보지 않았는데 대충 본 서평으로는 우정에 대한 희가극일 것 같다.
- 베니스의 상인: 예전 세로쓰기 버전의 오래된 글 말고, 고어체에서 벗어나지 않는 현대적인 번역을 원하는데. 괜찮
                       을지 잘 모르겠음.
- 리처드3세 : 결국은 다시 샀다. 빌려준 책이 내 손으로 돌아오려면 요원할 것 같은데 너무 읽고 싶단 말이지.

그리고 하나 더

에드몽 로스탕 : 시라노 드  베르주락.

3.

[시라노 드 베르주락]을 맨 처음 접한 건 아마 MBC 주말의 영화였을 것이다. 
제라르 드 빠르듀와 벵상 페레가 주연한 영화, 벌써 20년이 지난 영화다. 이 영화에 출연한 사람들은 모두 이제 그 때의 청춘은 남지 않았고, 록산느 역의 안느 브로쉐는 예전의 청초함을 찾을 수 없어졌다. 하지만 그 때의 영상은 아직도 기억난다. 마지막까지 의기를 잃지 않던 시라노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련했던가.

이제서야 원작을 사서 단숨에 읽었다. 
19세기 로망스가 아직도 21세기에 천연스럽게 다가온다.
아직까지도 가슴 한 켠에 고통스럽게 텍스트가 다가오는 것을 보니
내 청춘은 시들어도 사랑에 대한 정념은 아직 스러지지 않은 모양이로다.

누군들 그런 경험 없으랴

온 힘을 다해 밝은 빛을 향해 날아오르지만
그것은 닿을 수 없는 달빛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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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가 쓴 것 치고는 참...

세익스피어의 [Bloodiest work ]라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일전에 케이블에서 안토니 홉킨스 주연의 [Titus]라는 영화가 있었다.
도그빌처럼 연극적 요소가 다분한 영화였는데
그 영화가 이 희곡이었다.

신나게 죽는다.
유혈의 연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처음에 이 연극이 영국에서 상연되었을 때
관객들은 좋아서 흥분했었다지.

[복수극]이라는 것처럼 사람의 혼을 쏙 빼 놓는 테마가 과연 존재할까?
요즘 월화드라마나 수목드라마나 미니시리즈나
대부분은 꽃남/훈남/꽃미녀/막장녀들의 복수극이던데.

그래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가장 완벽한 대중성을 획득한 고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인간의 삶과 기쁨은 고해의 연속에서 타인의 슬픔을 찾아 즐기는 과정에 다르아니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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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 크리스핀의 날.
오늘 살아남아 집으로 무사히 돌아가는 자는,
이 날이 돌아올 때마다 크리스핀의 이름을 들으면서 가볍게 일어날 것이다.
오늘 살아남아 나이가 든 자는
매년 이웃을 전야에 초대하여 말할 것이다.
"내일은 성 크리스핀의 날이오"
그 다음 소매를 걷어올려 흉터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이 상처는 성 크리스핀의 날에 입었던 상처요" 라고 말할 것이다.
노인들은 곧잘 잊어버리지만, 다른 것들을 전부 잊을지라도
그날 자신이 해낸 업적은 쉽게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 이름도 기억되리라.
그의 입에 익은 이름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이름이 되어
해리(헨리의 애칭) 왕, 베드포드와 엑세터,
워윅과 탈보트, 솔즈버리와 글로체스터
모두가 술로 넘치는 잔 위에서  새로이 추억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며,
오늘부터 세상의 종말까지 크리스핀 축일은
우리들이 기억되는 일 없이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소수이기에 행복한 우리는 모두 형제들이다
나와 피를 흘리는 이들은 내 형제이며,
아무리 비천한 자라 할지라도
오늘이 그의 신분을 높여주리라.
지금 침대에 누워있는 잉글랜드의 사내들은
오늘 이 자리에 없었던 것을 저주로 여길 것이며,
성 크리스핀의 날에 우리와 함께 싸웠던 이가 입을 열었을 때
자신의 용기를 부끄러이 여길 것이다.
*-------------------------------------------*
그 유명한 Band of Brothers라는 말이 나오는
쌈잘하고 말잘하고 연애질까지 잘하던 헨리5세의 성 크리스핀의 연설.

말 한마디에 분기해서 싸우던 그 시절의 병사들은
정말이지 순진했던걸까
아니면 전쟁터에서만 발현된다는 battle fever에 중독되는 것이었을까.

여담이지만 에이지오브엠파이어 헨리5세 캠페인에서는
아쟁쿠르 가기 전에 병사의 반이 죽어나가고
마지막에 개싸움으로 마무리가 된다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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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사람 고기 먹어 봤음메?"
아...이건 장동건의 태풍...

-.-;;


어저께 벗들의 블로그를 보다가 [tempest]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충동적으로 한 1시간반 동안 집에 있는 구닥다리 세로쓰기 세익스피어 [태풍]을 봤는데
이거 영문으로 읽어야 하는 소설이었다. 대체 번역이 안되는 언어유희가 너무 많아서.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소스라친 거.

아니면 다른 문제?

프로스페로와 에어리얼은 대체 무슨 관계인가?
텍스트적으로는 계약으로 묶인 마술사와 정령인데...
뭔가 묘하단 말이야.

베르세르크의 가츠와 파크 같은 관계?
아니면 로도스도 전기의 판과 디드릿트같은 관계?

뜬금없이 에어리얼의
[절 사랑하세요?]
라는 대사는 어디서 튀어나오는거지?

1.
12년간 노예 계약관계에 묶이면서
에어리얼은 프로스페로의 학식과 인품에 반해서 그의 맹목적인 추종자가 된다.
이것은 분명한 [스톡홀름 신드롬]

(패티 허스트, 아빠는 백만장자 나는 테러범)
or

2.
프로스페로는 맨처음부터 에어리얼에게 반했다.
그래서 일부러 구해주면서 "넌 대신 내 옆에서 일해야 해"라고 말함
그래서 12년 내내 옆에 두면서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못살게 부려먹음.
이것은...구준표와 금잔디.

(사랑이 꽃피는 SM...)

or
3.
그냥 어영부영 12년동안 같이 살다보니까
잔정 나쁜정 고운정 다 들어버린 것이지.
전원일기 김회장님네가 되어버리네.

(어째 사진이...-.-;;;)

@.@
전혀 작품의 주제와 관계없는 것에 대해
혼자 고민하다가 이상한 꿈을 꾸고 다시 새벽에 일어남.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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