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7.10 사람은 섬이어야 한다. 5
  2. 2010.03.20 샌드백
  3. 2010.02.13 2010.02.13 6
  4. 2009.09.12 허(虛) 4
  5. 2008.10.30 뭘 하든 머리를 쓴다 2
1)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이들과 같이 엮이게 된다.
스스로의 신념과 생각을 가지고 헤쳐나가려고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타인의 시선, 타인에 대한 관점, 타인의 이견들이 하나로 뭉쳐져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선입견과 호불호를 만들어준다. 그러다보면 나는 나 스스로의 생각을 갖지 못하게 된 채 어떤 일에 매진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더욱 두려워 해야 할 일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나 친목집단이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나 이익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똘똘 뭉쳐질 때
그것은 개인이 개인에게 갖는 감정 이상으로 무서운 증오심이 되어서 자기와 다른 무리에 대한 보복감을 갖게 된다.

소위 클랜전이 되는 것이랄까.

나름대로 정치적으로 깨어있다고 말하던 작자들도 뭉치면 개가 되고
자기들끼리의 리그에서 사람들을 왕왕 깨물며 지내다가 종당엔 다른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울부짖음을 선사해서 민폐와 해악을 끼치는 경우도 봐 왔고 (그네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선이라고 믿으니 그게 문제겠지만)

나 자신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떤 일에 대한 편견과 알지못하는 사람에대한 조롱과 멸시가 스물스물 자생하는 것을 느끼게 될 때도 있다. 

사람은 살아가기 위해 사회적으로 뭉치지만
또한 자기가 살아가기 위해 다른 사회를 부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동족살해의 본능을 지닌 동물이다.

그래서 사람은 시간이 남으면
스스로 칩거하고 혼자 스스로를 가두어야 한다.
다른 놈 씹을 생각으로 혼자 으르렁 대는게 아니라
그런 것에서 자유로와 진 다음에
사람들의 유무 이합집산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의견을 가지고 거침없이 피력할 수 있어야 
한 개체로써 완성되는 게 아닐까 한다.


2)
개인적으로 난 기독교인이지만
차후에 누가 될지 모르는 배우자에게 종교를 강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 자식에게도 하물며 그렇다.
종교적 토양을 가진 가정을 만들기야 하겠지.
하지만 신을 만나고 안 만나고는 전적으로 자유의지를 가진 개인의 단독체험이 있어야 한다.

아빠가 귀잡고 끌고 다니다가 어느날 박수치며 울고 났더니 교회집사가 되었어요 같은 신앙간증도
뭐,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스스로에게 뭔가 할 기회를 줘 보고 싶기도 하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불특정다수의 하나님이 아니라 개개인에게 하나하나 상관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번에 어머니 일이 마무리 되는대로
다시 교회일을 맡아볼까 생각중이기도 한데.

글쎄.
조금 더 생각을 해 볼 요량이다.
어디까지가 내 결정인지를 알아 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들어서 생각은 많이 하는데
시간은 그에 비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다.

어쩌면 이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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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백

수련장 2010. 3. 20. 03:48
확실히 무언가 속에서 불이 이글이글 타 오를때는 주먹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
공연히 주먹에 힘만 실려서 뼈랑 힘줄을 다치기 십상이다.
화가 날 때에는 함부로 속단하지 말고 쉽게 몸을 쓰지도 말아야 한다.
몸이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다.
내가 다치기 더 쉽다. 상처도 더 많이 나고.

차라리 마음이 허탄한 것이 더 낫다.
온전히 집중이 가능하다. 물론 머리 쓰는 일이야 다른 이야기지만
몸을 놀리는 것에 있어서는 화난 것보다 훨씬 잡념이 적다.
그도 그럴 것이, 화냄이라는 것은 분노가 가슴에 가득 찬 상태이고
수만가지의 잡상이 분노라는 감정속에서 이리저리 분출됨을 뜻할 것이다.
오히려 허탈하고 어이없을때는 별 생각이 나지 않으니 근육의 움직임에
헛동작이 적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을 비움과 낙망함은 종이한장 차이다.
그 상태에서 조금 더 좌절해버리면 아예 몸이 움직이는 것조차 슬프다.
그래서 사람은 바라는 것을 줄이고, 스스로를 자존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념무상] 근처라도 구경해 볼까 싶은거다.

하지만 사람이 어찌 바램이 없고
자존심만 있고 자괴감 없는 사람만 있겠는가. 

다 훈련일 것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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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3

작은 방 한담 2010. 2. 13. 22:04
1.
제수씨가 조카를 데리고 처음 아버지집에 왔다.

확실히 조부모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과 다른 법인지라
내리사랑이 아닌 무조건적인 시혜만이 존재할 뿐이다. 
내 아버지가 저런 사람이셨던가? 참 좋아하시는 걸 보면서
동생이 큰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지금 난 후사에 대한 별다른 생각도 없고
결혼해서 애 낳으라는 말을 듣는게  아인슈타인의 통일장이론 듣는 거하고 
별 다른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지라...
그래도 내일 다시 한번 정도는 가족의 풍파가 밀려오긴 하겠지.


2.
그래도 조카라고 내가 한번 안아올려봤더니
웅? 하는 소리를 지르면서
백일도 안 지난놈이 내 얼굴에 원투스트레이트 소나기 펀치를 먹였다.

싫다는거 알겠는데
계집애가 뭐 이러누


3.
진짜 모 님의 말처럼
이번 음력이 지나면
소띠 삼재가 끝나는 것일까?

하긴 할 일도 많고
하고싶은 일도 많고
개인적인 욕심도 있는데

더도말고 덜도 말고
순리에 맞춰서 이뤄질 것들은 이뤄졌으면 좋겠다.

노력과 정성과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 모두 잘 되었으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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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虛)

수련장 2009. 9. 12. 01:44
밥을 먹고 일하고 씻고 자는 것이 평상시의 일이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삶에 있어서 모자란 것을 느끼고
그로 인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그것을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늦은 밤 잠을 못 이루고 홀로 앉아 그것이 무엇인가 잡아보려 해도
그 [무엇인가]는 속시원히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서로 부대끼며 느끼는 살내음일수도 있으나 딱히 그것은 아니고
원없이 쓰고 또 쓰고픈 현금계좌의 자릿수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내가 꿈꾸는 삶에 대한 꿈도 아니고
앞으로 다가올 불명확한 미래에 대한 공포도 아니다.

그저 그것은 공허함인 것이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지 못했다고 느끼는 자괴감에서 만들어낸
존재하지 않는 나날의 충일함을 열망하며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또한 도라고 옛 성현이 말하신 바
나는 늘 도를 닦으며 살지만
그것에 만족치 못해서 또 다른 허(虛)함을 만들어내고 있다.

허탄한 허상을 깨버리기 전에는
평상심에 대한 것을 얻지 못할 것인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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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안 쓰는 놈은 죽을 때까지 맞는다"

복싱관장이 다른 관원에게 하는 말을 들으면서 생각난 것.

세상에 머리 안 쓰는 일은 하나도 없다.
반대로 어딜 가도 머리를 안 쓰고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만큼 손과 발이 힘들 뿐.

몸으로 하는 운동같은 경우도 머리를 써야 하고
특히 다른 사람과 맞서서 해야 하는 투기종목인 경우는
머리 뿐 아니라 반사신경도 좋아야 하는데
그러고 보면 참 고달픈 일인 것이다.
돈 내고 몸 쓰고 생각까지 하는 일을 배운다니.

요즘 같아서는 머리가 멍하다.
생각이 딱 정지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이건
몇 달 내에 일어났던 개인적인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내가 생각을 회피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중이다.

뭐가 이렇게 사람을 만드는 것일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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