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2.07 친구들, 그리고 잡설 2
  2. 2009.01.23 똥푸는 인생들에 대한 교회적 소고 2
  3. 2008.11.01 토요일 한담 2
밥을 먹었다.
이 정권이 들어선 지 3번째 만나는 모임인게다.

색깔이 분명히 나눠진다.

한 명은 생계형 중도, 절대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
나와 또 한명은 극렬 반 이명박
한 명은 친 이명박이다.

우리 넷은 고등학교 동창이고
자라난 배경환경도 비슷하며
나와 같은 정치색을 가진 친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독교도다.

한 명은 중도
한명은 친 이명박
나야 원래 교회하고 삐딱선 탄 놈이니까 그렇다 치고.

솔직히 중도자세를 표명하는 것이 대다수라고 생각은 했지만
친이명박은 좀 의외였다.
굉장히 열정적이지만 현실적인 친구이기에
가장 크게 현 정권에 비판적일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다.

하긴 당시에 노무현도 싫어했군. 나도 그 때는 노무현이 싫었는데
하지만 이건 싫은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 [커먼센스]의 부재가 문제 아닐까.

하지만 여기서 덮어야겠다.
친구를 정치색으로 갈라버릴 순 없다. 친구니까.
알고 있다. 이게 내 한계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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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들어서 내 문제는
매 주 가는 교회가 꼴뵈기 싫다는 게 문제다.

정말 날이 갈수록 심각하다.
밖에서 돈 없는 사람을 불태워 죽이고
항의하는 인간들에게 엄동설한에 물을 쏟아붓는 나라에 살면서
국가를 위해 뭔 기도를 하라는건지

머리에 재를 뒤집어 쓰고 나가서
망하리라 망하리라
해야하는 거 아닌가

니느웨처럼 몽땅 회개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냥
좋소이다 좋소이다
축복이오 축복이오
하는게 요즘 교회고
더군다나 내가 사는 강남에선 일반적인 일이고

나부터도 비싼 찻집에 들어가서
내가 내린 커피보다 맛없는 커피 먹고
사람들과 수다떠는 이런 상황에

하나님이 원하는 정의라는 게
썩어빠진 마몬의 성지 대한민국에 내려올까?

난 인본주의자는 아니지만
인간을 엿같이 여기는 신본주의는 광신에 다름아니라 여기기에
가끔 참람된 소리를 지껄인다.

모르겠다.
말이 많으면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데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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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말고 덜도 말고 작년 일이다.

교육관 부지 선정 때문에 장애인단체하고 우리교회하고 한 번 붙은 적이 있다.
내용인 즉슨,
좁은 교육관을 넓히겠다고 지하상가의 음식점자리 하나를 샀다.
그걸 건물주하고 매입을 해서 샀는데
건물주하고 계약을 했던 음식점 주인은 건물주의 거래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던 모양이다.
그러면 건물주하고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어쨌건 매입을 한 건 교회니까 교회하고 음식점이 싸우기 시작.

문제는 음식점에 기거가 불편한 장애인 동생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거다.
그 분이 장애인단체를 불러서 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난 교회가 건물 늘리는 문제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다. 교회라는 거 건물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곳이다. 솔직히 20년전 커리큘럼을 지금 교회가 따라가는지 의문스러울 뿐이고
앞으로는 교회인구가 줄면 줄었지 늘지는 않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다.)

장애인단체하고 붙어 봤는가.
상상을 초월한다.

예배시간마다 사이렌 울리면서 나오는 사람들 앞에서 시위하는데
그나마 교회라고 유하게 데모한 것 같았다.

* 여기서부터다.

보통 이 정도 되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용역이나 경찰 불러서 일단 걸리적거리는 거 치우라고 하는가?
아니면 대화로 끝까지 풀어보자고 하는가?

일반인이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거다.

그렇다면
교회는 뭘 해야 하는가?

당연히 대화를 해야 한다.
교회가 용역을 불러? 개차반같은 짓거리지.
경찰을 불러? 몇 번 불러는 봤지만 경찰도
조용히 하라고 하지 내쫒지는 않았다.
(당시엔)집회결사의 자유가 있었으니까.

그럼 여기서 한 번 더 물어보자.

공공선을 표방한다는 국가는 그럼 뭘 해야 하나?

당연히 대화로 해결해야지
저들도 예전에는 국가에 세금내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충실한 국민들 아닌가

그걸 이익에 상충한다고 용역을 부르고 경찰을 불러 조진다
이건 국가가 아니라 100% 개인적인 이익의 향방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일 뿐이다.

게다가 그짓거리 하다가 사람을 태워 죽였다.

만약 교회에서 저러다가
휠체어 탄 시위대 하나라도 누가 잡아서 계단 아래로 굴렸어 봐.
그날로 그 교회 박살날 거다.

그런데 이 놈의 나라는
사람을 태워 죽여놓고
어쩔수 없었네 하면서 공권력의 정당성을 외치고 있다.

한달 간의 지겨운 시위와 협상끝에
우리 교회는 장로들과 개발위원회가 가서 단체와 음식점과 타협을 봤다.
사람들이 당시에 그런 이야기를 하던 걸 기억한다.

아니 왜 그런 놈들과 대화를 하나
그냥 밀어버렸어야지
저건 버릇이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장로들이 현명했던 것이었다.
최소한 돈질은 해도 똥퍼서 예수님께 진상하지는 않았다.

1년 뒤 오늘
장로대통령이 하나님 얼굴에 개똥칠을 하면서
기도하는 꼬라지를 보니까
정말 당시의 교회 행동이 현명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당시에 저 빨간 글씨에 암묵적으로 찬동을 보냈던 내가
오늘 부끄러운 거다.
사람이 죽은 걸 보고 나서야
부끄러운 걸 아는거다.

이건 이성적으로 아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당연한 것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알아내는 거다.

우리 뒷 세대들은 이런 일 보지 않았으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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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한담

작은 방 한담 2008. 11. 1. 21:59
1. 대체 방명록도 안 쓰고 댓글도 안 다는 눈팅만 하는 사람들이 370명이나 들어오는 이 괴상한 사이트의 주인으로써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귀하가 사람이시면 감사합니다.
귀신이면 물러가거라!

2. 저녁으로 먹은 건 맥주 하나와 돼지고기 편육 10조각정도.
   내가 무슨 중세시대 독일 용병도 아니고
   하긴 집에 먹을거라고는 그거 아니면 밀가루밖에 없는데 뭐 어쩌랴.
   햇반이 있긴 하지만 햇반이라는 것은 반찬을 마련해야 하는 종류기 때문에 참 곤란할 떄가 많다.
   그래서 자취하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저녁을 밖에서 사람들과 먹으려 드는 것이지만.

3. 사람들을 신뢰한다는 것은 나이를 먹을수록 힘들어지는 일이다.
    같이 얼굴을 맞대고 보는 사람도 100%신뢰하지 못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온라인 장터에서 거래하는 사람들이 용자처럼 보이더라.
    (하긴 인터넷 쇼핑몰의 불안감을 극복한 지 몇 년 안되니까)

   그것도 그렇고...역시 사람을 믿을 수 있는 건 어린 시절에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났던 사람들 외에는
    믿지 못한다는 것을 요즘 여실히 증명받고 있다. 하기사 어린시절 동무들이라고 모두 진실된 것도
    아니다. 결국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게 되는 게 인생인가? 우울하군.

4. 기어즈 오브 워2가 8만3천원에 한정판을 판매한단다.
    벼룩의 간을 뺴먹을 작자들 같으니, 어차피 한 달만 더 참으면 팍팍 떨어진 값에 구매할 수 있는
    대량 타이틀을 그따위로 팔아먹는 걸 보면 정말 상도라고는 발바닥의 떄만큼도 없는 인간들이다.

5. 날씨가 좋으니 놀러가 볼까?
   가고 싶은 곳도 없고, 가 봤자 내 정서상 부합되는 곳도 이제 별로 남지 않았다.
   멍하니 산 정상에 벤치 하나 있는 곳. 그런 곳이 좋은데
   문제는 그런 데 가면 서로 주물럭 거리는 연인들밖에 없다는거.

6. 성가대도 그렇고 내년의 교회 사역은 0가 될 것 같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그랬는데 수신은 개뿔이고 제가는 시궁창이니
   그냥 평신도로 사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 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다.
 
   하지만 이근안이도 목사가 되는 나란데 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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