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말고 덜도 말고 작년 일이다.

교육관 부지 선정 때문에 장애인단체하고 우리교회하고 한 번 붙은 적이 있다.
내용인 즉슨,
좁은 교육관을 넓히겠다고 지하상가의 음식점자리 하나를 샀다.
그걸 건물주하고 매입을 해서 샀는데
건물주하고 계약을 했던 음식점 주인은 건물주의 거래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던 모양이다.
그러면 건물주하고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어쨌건 매입을 한 건 교회니까 교회하고 음식점이 싸우기 시작.

문제는 음식점에 기거가 불편한 장애인 동생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거다.
그 분이 장애인단체를 불러서 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난 교회가 건물 늘리는 문제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다. 교회라는 거 건물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곳이다. 솔직히 20년전 커리큘럼을 지금 교회가 따라가는지 의문스러울 뿐이고
앞으로는 교회인구가 줄면 줄었지 늘지는 않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다.)

장애인단체하고 붙어 봤는가.
상상을 초월한다.

예배시간마다 사이렌 울리면서 나오는 사람들 앞에서 시위하는데
그나마 교회라고 유하게 데모한 것 같았다.

* 여기서부터다.

보통 이 정도 되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용역이나 경찰 불러서 일단 걸리적거리는 거 치우라고 하는가?
아니면 대화로 끝까지 풀어보자고 하는가?

일반인이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할 거다.

그렇다면
교회는 뭘 해야 하는가?

당연히 대화를 해야 한다.
교회가 용역을 불러? 개차반같은 짓거리지.
경찰을 불러? 몇 번 불러는 봤지만 경찰도
조용히 하라고 하지 내쫒지는 않았다.
(당시엔)집회결사의 자유가 있었으니까.

그럼 여기서 한 번 더 물어보자.

공공선을 표방한다는 국가는 그럼 뭘 해야 하나?

당연히 대화로 해결해야지
저들도 예전에는 국가에 세금내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충실한 국민들 아닌가

그걸 이익에 상충한다고 용역을 부르고 경찰을 불러 조진다
이건 국가가 아니라 100% 개인적인 이익의 향방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일 뿐이다.

게다가 그짓거리 하다가 사람을 태워 죽였다.

만약 교회에서 저러다가
휠체어 탄 시위대 하나라도 누가 잡아서 계단 아래로 굴렸어 봐.
그날로 그 교회 박살날 거다.

그런데 이 놈의 나라는
사람을 태워 죽여놓고
어쩔수 없었네 하면서 공권력의 정당성을 외치고 있다.

한달 간의 지겨운 시위와 협상끝에
우리 교회는 장로들과 개발위원회가 가서 단체와 음식점과 타협을 봤다.
사람들이 당시에 그런 이야기를 하던 걸 기억한다.

아니 왜 그런 놈들과 대화를 하나
그냥 밀어버렸어야지
저건 버릇이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장로들이 현명했던 것이었다.
최소한 돈질은 해도 똥퍼서 예수님께 진상하지는 않았다.

1년 뒤 오늘
장로대통령이 하나님 얼굴에 개똥칠을 하면서
기도하는 꼬라지를 보니까
정말 당시의 교회 행동이 현명했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당시에 저 빨간 글씨에 암묵적으로 찬동을 보냈던 내가
오늘 부끄러운 거다.
사람이 죽은 걸 보고 나서야
부끄러운 걸 아는거다.

이건 이성적으로 아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당연한 것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알아내는 거다.

우리 뒷 세대들은 이런 일 보지 않았으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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