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었다.
이 정권이 들어선 지 3번째 만나는 모임인게다.

색깔이 분명히 나눠진다.

한 명은 생계형 중도, 절대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다.
나와 또 한명은 극렬 반 이명박
한 명은 친 이명박이다.

우리 넷은 고등학교 동창이고
자라난 배경환경도 비슷하며
나와 같은 정치색을 가진 친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독교도다.

한 명은 중도
한명은 친 이명박
나야 원래 교회하고 삐딱선 탄 놈이니까 그렇다 치고.

솔직히 중도자세를 표명하는 것이 대다수라고 생각은 했지만
친이명박은 좀 의외였다.
굉장히 열정적이지만 현실적인 친구이기에
가장 크게 현 정권에 비판적일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다.

하긴 당시에 노무현도 싫어했군. 나도 그 때는 노무현이 싫었는데
하지만 이건 싫은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 [커먼센스]의 부재가 문제 아닐까.

하지만 여기서 덮어야겠다.
친구를 정치색으로 갈라버릴 순 없다. 친구니까.
알고 있다. 이게 내 한계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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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들어서 내 문제는
매 주 가는 교회가 꼴뵈기 싫다는 게 문제다.

정말 날이 갈수록 심각하다.
밖에서 돈 없는 사람을 불태워 죽이고
항의하는 인간들에게 엄동설한에 물을 쏟아붓는 나라에 살면서
국가를 위해 뭔 기도를 하라는건지

머리에 재를 뒤집어 쓰고 나가서
망하리라 망하리라
해야하는 거 아닌가

니느웨처럼 몽땅 회개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냥
좋소이다 좋소이다
축복이오 축복이오
하는게 요즘 교회고
더군다나 내가 사는 강남에선 일반적인 일이고

나부터도 비싼 찻집에 들어가서
내가 내린 커피보다 맛없는 커피 먹고
사람들과 수다떠는 이런 상황에

하나님이 원하는 정의라는 게
썩어빠진 마몬의 성지 대한민국에 내려올까?

난 인본주의자는 아니지만
인간을 엿같이 여기는 신본주의는 광신에 다름아니라 여기기에
가끔 참람된 소리를 지껄인다.

모르겠다.
말이 많으면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데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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