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토요명화 시즌을 장식했던 장르 중 
고대신화 블럭버스터가 있었다.
[clash of titans], [long ship],[jason and the argonauts] 같은 것들이었다.

잘 생긴 허리우드 배우들이 그리스식 투구와 무구를 입고, 튼실한 허벅지를 내놓고 데굴데굴 구르며 싸워서 많은 여심들을 사로잡았던, 그리고 여성 주인공들은 커텐자락인지 옷인지 모를 얇은 거적데기 하나로 몸을 가리고 여신입네 공주네 하면서 그리스 신화를 마구난도질하던 영화들. 
사실, 허리우드 영화를 보고 그리스신화를 보게 되면 이건 완전히 [키스를 글로 배웠습니다] 수준이 되어버리곤 하는데 그 당시에는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런 장르의 영화를 어디서 보냔 말이다. 당시 애들 눈높이에 딱 맞았다. 이런 걸 보면 헐리우드 사람들도 그냥저냥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롱쉽]은 좀 예외적인 이야기다. 저건 바이킹이 나오는 이야기니 그렇다 치고 (참고로 이 영화의 살인도구 '철마'는 아직까지도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타이탄 족의 멸망]과 [아르고 황금대탐험]은 지금 봐도 꽤나 아기자기한 특수촬영씬이 들어있다. 

물론 눈높이가 올라간 지금 보면 실소가 나오지만 당시에는 최고의 특수효과 감독이었던  레이 해리하우젠이 두 영화의 효과를 맡았다. 이 양반의 주특기이자 성명절기는 바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하나하나 컷을 찍어서 활동사진으로 만들어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래서 나온 걸작 중의 하나가 [아르고 황금대탐험 (jason and the argonauts)]

요 아랫장면이 그 영화 클라이막스 중 하나인데... 꽤나 TV에서 많이 보던 거 아닌가!

(아씨 님들아, 자손들이 제삿상 안 차려줌? 왜 나한테...)


서설이 너무길어졌다...
사실은 영화 이야기 하려는게 아니고...
충동적으로 국전에 놀러갔다가 이 놈을 데려오고 말았다.


(웰컴 백 미스터 앤더슨...아니 해골선생)

그냥 무심코 있는지 물어봤는데 있다는 말에 눈이 뒤집혀서 데려왔다.
덕분에 내 설날은 거지신세. 이 작은 놈이 왜 이렇게 비싸...


(내가 미쳤지! 돈이 어디서 난다고 이걸 질렀나!)

그냥 밥 굶고 이번 명절은 해골바가지랑 놀아야 하는 신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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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래 전 부터의 계획과
잠시동안의 소소한 충동질로

근 20여년간 가 보지 않았던 동해바다를 혼자 이틀간 보고 방금 전 돌아왔습니다.

아,
역시나 바다는 좋은 것이더구만요.

나중에 글을 정리해서 한 번 올려볼까 합니다. 


2.
집을 비우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소라게였는데
역시나 이 녀석은 무사무탈합니다.
대단한 녀석. 불사불멸의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3.
집에 왔더니 그새 도착한 책 두 권

마루야마 겐지 [소설가의 각오]


청장관 이덕무 선집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마루야마 겐지는 지인의 추천으로,
청장관 이덕무의 선집은 예전부터 한 번 읽어보고 싶어서 샀습니다.
청장관과 제가 종씨라서 산 건 아닙니다. 뭐...물론 이덕무도 서얼이고 저희 족보도 따라지일 가능성이 농후하니 별 상관은 없습니다만.

좋은 주말을 모두 보내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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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서적들을 연말에 잘 불러모으고 있는 중이다.

한양이야기라.


한양이야기. 서울에 대한 지명들과 그 유래들을 모아놓은 책. 예전에 9600원 할 때는 이런 모양이었는데 12000원으로 올라간 뒤 표지만 바뀌었다. 그것 참....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있는 자료들은 참으로 세세하다. 큰 대로와 물길과 중요 거점을 골라서 적어놓은 것이라 세세한 민중의 삶을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서울의 역사가 잡힌다. 사실 한 국가의 수도에 대한 학문을 하자면 아무리 깊게 파들어가도 끝이 없을 것이다.


글 쓴이의 노력이 절절히 들어가 있음을 한 세 페이지만 넘겨도 알 수 있는 책. 백과사전류의 서술이지만 정말 세세하게 잘 써 놨다. 조상들이 뭘 먹고 살았는지 궁금하던 부분에 있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의 파고 들어가는 부류가 달라서 그렇지 서점에서 한국사 쪽을 들어가보면 정말 갖가지 종류의 책들이 널려있다. 돈과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조선사 코너에 들어가 있는 책들 한권씩만 세세히 참고해서 탐독하면 왠만한 책 하나는 너끈히 써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연구가 없니뭐니 해도 근대사와 조선사에 대한 학자들과 집필진의 노력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크다. 문제는 독자들의 관심이 없는거지.

솔직히 부끄러운 일이다. 
난 옆 나라 일본의 전국시대에 어느 지방 영주의 이름이 뭐엿는지도 대충 안다만 아직 내 나라에 대해서 그 정도로 알 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내 것을 빠삭하게 안 뒤에 다른 것을 챙겨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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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부터 사고 싶었지만 늘 기회가 없어서 사지 못했던
전혀 상반되는 책 두 권이 도착했습니다.

하나는 소설이고 하나는 소책자 학술서로군요.

[어스시의 마법사] 와
[스페인 종교재판소]

비교해 보고 있는데 이거 묘하게 웃깁니다.


2.
진짜 이름을 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죠.
이름.

저는 블로그나 잘 가는 커뮤니티에서 荊軻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만
실제 이름은 다르죠.

실제 이름을 알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존재, 사랑하는 존재,
그도 아니면 위험한 존재입니다.

많은 문명사에서 이름은 초자연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사물의 이름이던 사람의 이름이건.
구전되는 민족무술중에서도 주문을 외워서 초자연적인 신력을 얻고자 하던 검술도 있었고
많은 샤먼들도 이름을 중요한 영력(靈力)이 있다고 믿지요.

그래서 이름이라는 건 중요한 겁니다. 말이라는 것도 중요하고요.
세치 혀와 성대의 작용으로 나오는 소리지만
그 안에는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과 이성과감성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나오는 거니까요.

그래서
호명이라는 것은 곰곰히 따져보면
굉장히 신성한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3.
Cellofan에게서 오디오 장비를 불하받게 되었는데
어째 잠잠하게 묵혀두고 봉인을 걸어놨던 CD구입이 다시 시작되면 어쩌나
고민하는 중입니다.

이건 책보다 대책없는 일인데 말이죠.
아예 이 기회에 하드까지 사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으니
정말 지름신의 강림은 파멸을 불러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0- 아아


4.
어쩌다 질러버린 쿠엔틴 타란티노식 액션 게임 [WET]
여자가 주윤발대인 대신 쌍권총과 칼을 들고 후다다닥 다 쓸어버리시는 B급 슬래셔 게임.

그런데 주인공 여자 역 목소리를 엘리자 두쉬쿠가 맡았군요.
(엘리자 두쉬쿠가 누구냐...[와인 미라클]에서 동네 바텐터 아가씨)

말콤 맥도웰 옹께서도 출연하십니다. B급영화에 꽤나 어울리는 출연이죠? ㅎㅎㅎ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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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주에 뭔가 소소한 걸 질렀다.
권투글러브.
지금까지 도장에 있던 걸 썼는데
그냥 내 걸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소소한 가격으로 하나를 샀다.

하지만 역시 지출은 지출.
앞으로 마우스피스도 살 것이고 권투화도 살지 모르고...

사람은 하여간 뭔가에 열중하게 되면
그만큼의 관련지출은 하게 된다.

맨처음 검도 시작할 때
그냥 죽도만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도복은 기본이고, 목검도 사야했고
실력이 늘어가니 파손된 죽도값은 천장부지로 늘어나고
게다가 호구도 사게 되고
이것저것 기타 잡스런 물건까지 사게되고
나중엔 일본검도협회 경기 비디오까지 보게되는...

사람이 뭐 하나에 미치게 되면
지름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기왕 사는 거면 좋은 걸 사고 싶다는 게 사람의 심리라
점점 지출은 늘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 권투도 그럴 것이지만
예전 검도 할 때
일본 도복 40수짜리 100수짜리 어쩌구 하는데
사실 솔깃하더라고. (평생 입어도 되고 어쩌구~)

등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냥 두다리 튼튼하고 신발 하나면 될 것 같은 등산이
어느 날 가면
여름엔 쿨맥스 원단 재질의 티셔츠에 쉘러원단 바지를 사고
등산화는 비브람창에 고어텍스 원단을 장비하고
겨울엔 고어재킷은 기본이요 폴라텍 스웨터에 
나중에는 극지 고산용 900필 거위파카까지 껴 입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 아저씨의 심정이랄까.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것이고
그것은 어디에나 적용되는 것일텐데.

이것저것 잡념을 버리려고 생각한 운동에서도 지름신이 찾아오니.

산다는게 다 그렇고 그런거겠지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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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국 Streets of fire OST를 사고 말았습니다.

순전 다이안 레인 누님 덕입니다만
중학교 시절 임국희/이선영의 영화음악을 시뻘겋게 달구던 명반이니
지금 사도 후회는 없겠지요.

2.


특가로 구입한 책, [빨강 별꽃]
이름 참...영문으로 보면 The Scarlet Pimpernel. - 진홍별꽃이 아닐까요.
프랑스 대혁명기를 배경으로 나타나는 복면 검객의 눈부신 활약.

저자는 에무스카 바로네스 오르치. 오르치 백작부인. 예, 그렇습니다.
이 검객소설의 작가는 여성입니다.
헝가리 귀족출신의 작가가 농노봉기로 영국으로 망명온 뒤에 쓴 소설인데...
프롤레타리아와 브르주아지에게 호의적인 소설을 쓴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군요. 일단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소설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복면검객이 바로 [Zorro]가 되겠습니다.

1982년도에 이안 멕켈런 영감님이 나오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영화화는 흑백영화 시절에도 꽤 많이 된 듯 합니다만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제목은

[진홍의 길로틴]

...도서명에 버금가는 대단한 작명센스랄 밖에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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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작은 방 한담 2008. 11. 23. 21:35
취향이 무색무취에 가깝기 때문에 별다른 도락은 없는 편입니다만
예전처럼 책을 지르는 경향이 잦아지는군요.
유일하게 보면 질러대는 것이 게임타이틀과 책인데
아직 스티븐킹의 샤이닝을 다 읽기도 전에
백과사전류 소사전을 2개나 샀습니다.

원래 유아시절부터 보던게 족보, 국사인명록 따위였던지라
이런 쪽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학습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질러대는 편은 아니예요.

소설류를 질러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집안 꼬락서니가 엉망이 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기 때문이랄까.
그러다보니 적은 텍스트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사전류를 선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질리지도 않지요. 보다보면 이리저리 색인을 다시 뒤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가끔은 다시 보고 싶은 소설류도 있긴 합니다.
종종 가는 사이트 게시판에도 올리긴 합니다만 [에이브 88권]을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은 무럭무럭
자라는 중입니다. 이 출판사가 아무런 계약없이 그대로 책을 찍어냈다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풍문이 있고,
그 덕에 지금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88권중에 몇 권이 정식계약을 따서 개별 소설로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에이브를 보고 가장 감명깊었던 것들이라면
로러 잉걸스 와일더의 [초원의 집]시리즈 - 이건 삽화가 죽여주죠.일러스트 수준... 그리고 어렸을 적 외화 [초원의 집]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이고요.

칼과 십자가 - 이건 약탈자가 성직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겁니다. 꽤나 재미있었고요

장닭호 모험 - Bird of Dawning . 20c초엽 최후의 클리퍼(쾌속 범선)들이 벌이는 인디아 - 영국의 차나르기 레이스인데 굉장한 속도감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왜 이걸 영화로 안 만드는지 아직도 의아함.

아버지에게 4가지질문을 - 히틀러시절 소년기를 거쳐 병사로 활약하던 사람이 아들에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입니다. 제가 본 에이브 이야기 중 가장 생각할 내용이 많았던 내용이었고, 그 당시엔 이해못할 부분도 좀 있었습니다. 다시보고 싶은 책 1순위인데 아마 서점에 나와있을 것 같고요.

아이들만의 도시 - 예전에 MBC에서 이걸 가지고 드라마를 만든 적도 있었습니다. 근간은 코미디인데 내용은 무지하게 상징적이었다는...사람 안 죽는 [파리대왕]버전이랄까.

횃불을 들고 - [칼과 십자가]의 대척점에 서 있는 에이브 최고의 명작 중 하나. 영락한 로마군단의 용사 아퀼라의 인생역정인데...이건 단편으로 나와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바이킹 호콘 - 아이들이보는 문고에 왜 이런 소설이 있는지 몰랐을 정도의 피바람이 부는...말 그대로 와일드 와일도 바이킹의 복수 서사시. 후편 바이킹 소녀 헬가도 같은 시리즈에 있었던 걸로....

맘모스 사냥꾼 - 불을 피우는 법을 만들어 낸 원시인 소년의 이야기. 이 소설 보고 있으면 [10000BC] 따위는 개나 줘버릴 쓰레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아, 그 외에도 참 많았는데...
언젠가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집에 공간과 돈이 있다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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