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1.20 바램 2
  2. 2011.04.07 진짜 사랑
  3. 2009.09.19 실연을 당할 때 6

바램

작은 방 한담 2011. 11. 20. 01:01
아무쪼록 더 나이가 들어 사랑의 불꽃을 보면서
그 뜨거움과 격정을 가슴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사그라든 잿더미를 치우는 근심이 머리를 채우는 날이 오기 전

단 한번이라도 진짜 사랑을 만나봤으면 좋겠구나.
최소한 아직까지는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은 오늘 무얼할까나.
전화나 한 번 걸어보고 화르륵 불타버릴까.

참으로 곤란한 세월. 어중간한 세월.
늘 세월은 나이와 관계없이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해서 관조적인 입장을 가져온다.
늘 어중간한 세월. 그게 인생.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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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랑

작은 방 한담 2011. 4. 7. 14:04
고은선생 만인보에 시 한구절 써 있는데
동네에 아리따운 처녀 하나 살았다지
그 처녀 심중에 고난있어
어느날 목매어 스스로 죽었는데

이름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던
군산 총각 하나와서
그 여인 묘 옆에 움막짓고
몇 달을 시묘하다 사라졌다 하니
연애하던 사이도 아닌 그저 짝사랑하던 사람이라.

이것이 진짜 사랑 아니던가
사랑이 꼭 둘이 합의해야 사랑인가
어차피 사랑은 오롯하게 내 마음인데
그것에 충실한게 진짜 사랑 아니런가.

어차피 다시 받을 기약조차 없는
영영 떠난 사람에게 시간을 나눠주니
그게 진짜 사랑 아니었을까.

사랑사랑 다들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사람 일평생 살면서
진짜 사랑 한번 제대로 하고 가는 사람
몇이나 될손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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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게 좋다는 것은
감정의 상한선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아하던 여/남자에게 차였다.
그냥 세상 끝까지 달려가서 죽어버리고 싶은 게 정석 아니랴.
아무리 쿨한 청춘이라도 마음을 받아주지 못한다는 사실 하나로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사랑이란 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렇게 믿는다.

눈물이라는 게 왜 생겼겠나
안구의 원할한 움직임과 세균증식을 막기 위해 어쩌구...아, 때려쳐라.
사랑하는 것을 잃었을 때를 위해 존재하는 액체인 거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점잖아져야 한다.
세파에 찌들어서가 아니라 점잖아져야 한다.
이유를 대라면 수백가지가 넘는다. 그냥 축약하면 너는 젊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잖아진 나이에 실연을 당하면
참 더러운 경험을 혼자 해야 한다.

눈에서 피눈물을 흘릴만큼 감정은 북받쳐오르는데
점잖아져야지.
그냥 싱긋 웃으면서 손 탁탁 털고 집으로 돌아가야지.

웃다가 들어왔는데 혼자 앉아서 거울 보면 울음이 나오나
스스로의 감정변화에 광대같다는 생각만 들지.
그냥 술이나 하나 까서 먹어버리고
꿈속에서 우는게지.

그렇게 살면서
나중에는 그냥 문 걸어닫고 살게 되는 것이다.

아서라. 젊은 시절에 그래서 많이 울면서 연애를 해야 한다.
사람은 사랑해야 살아가는 동물인 것이다.
다시는 사랑을 안할테야 에헤 하는 김수철의 노래는
마흔 줄 넘어서 불러도 되는 것이니

아직 펑펑 울어도 지역사회에 민폐를 끼치지 않을 나이에
실컷 울면서 실연을 당하면서 심장을 꺼내놓는 연애를 해 봐라.



이렇게 써 놓으니까 내가 무슨 가요무대 출연자 같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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