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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22 2016. 7.22 맑고 더움

1.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삼성의 늙은 회장이 접대하는 여인 셋을 아방궁같은 자신의 별채로 불러 성적 만족감을 고취시키는 서비스를 받은 것이 최승호기자의 뉴스타파에 걸렸다. 화대는 1인당 500만원.

가당치 않게 웃긴 뉴스다. 

최근 뉴스 중 가장 웃기고 서러운 뉴스라 할만하다. 


천하에 나라보다 귀하고 나라보다 큰 권세를 지녔다 타평하는 대 삼성의 노회장이 한다는 것이 겨우 별채에서 여자 셋하고 자위행위나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씁쓸하고, 그나마 그 짓을 하고 여인들에게 하나하나 돈을 세서 주는 것이 그냥 어느 동네 슈퍼마켓에서 봉지에 물건 담아 가는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모습하고 다를바가 없어서 짠하고. 무엇보다 몇번 입질인지 손질인지로 싸낸 정액 값이 물경 인당 500만원이나 한다는 것이 서글프다. 힘들게 짜대는 정액에 500만원이나 붙여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고래등 같은 별채에 불려들어가서 007처럼 과업을 수행한 기쁨조에게 준 돈이 겨우 500만원이라는 것에 실소를 내야 하는 것인지.


인간의 욕망은 생각보다 훨씬 단촐하고 상하구별이 없이 원초적이다. 하지만 이보시오 회장님, 당신은 범법행위를 한 것이네. 그리고 1500만원이면 사회초년생의 1년 연봉이오.


2.

게임회사에서 성우를 자르고, 성우는 과격단체에게 낚이고, 과격단체는 다시 게임회사에서 데모를 하고, 이 일과 관계없는 웹툰 작가들은 자신들의 공분을 토로한다고 날뛰고.


사람이 사람을 경홀하게 보는 것에서 모든 문제가 출발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 반대급부로 타인을 경홀하게 보겠다고 작심하면 이미 그는 그때부터 비판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무자헤딘이 소련군을 조국에서 몰아낼 때,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원조를 받았다. 미국과 아랍의 제국이 모두 아프간을 응원하고 군사물자를 때려박아 넣어줬다. 그 덕에 군벌이 생겨났고 마수드 장군 같은 인격자도 생겨났고 인간 살인마같은 군벌들도 생겨았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박멸해버린 것은 탈레반이라는 젊은 원리주의자들이었고, 그들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모든 자들을 척살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칙에 어긋나는 모든 것들을 때려부수었다. 아직도 그들은 자신의 말을 정의라 믿을테지.


현재 우리는 탈레반보다 더 지독하고 악마같은 IS라는 족속들과 싸우고 있다. 


3.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들이 저런 잡다한 일에 가려지고 있다.

나라가 풍전등화다. 위정자는 정치를 모르고 내정을 모르고 외교를 모른다.

율사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썩어서 한 군데도 성한 냄새를 풍기는 놈이 없다.

나라가 머리부터 썩어문드러지는데, 이미 망국의 냄새가 사방으로 뻗쳐 호시탐탐 승냥이같은 제국들이 나라를 먹으려고 고개를 치켜든다. 범부도 아는 일을 왜 고위층이 모르랴. 교토삼굴이라. 남아서 피바다에 죽어가는 것은 저들이 아닌 우리 민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더위에 기분이 나쁜 것인지, 아니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이런 무분별한 혼란 때문에 숨이 막히는 것인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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