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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0 이름은 들어봤나 환타 쉐이커 16
충무로에서 재료 데 오고 방산시장에서 봉투 떼 오고
다시 충무로에서 박스 사면서
3월의 푸르른 하늘이 8월의 작렬하는 날씨로 여겨질만큼 기진하여

근처 편의점으로 가서 마실거리를 사려 하였다.

그 때 눈에 띈 음료가 하나 있었으니

환타 쉐이커!

"사장님 이게 뭡니까?"

"한 번 드셔 봐유. 신제품이라는데 먹는 사람을 못 봤슈"

은근히 기대하는 사장님.
그래서 하나 집었다. 그냥 환타보다 좀 작은 크기.
그런데...[흔들어 주세요]라고 써 있었다.
아니, 서니텐도 아니고 탄산음료가 뭘 흔들어 달래는거야?

"탄산인데 왜 흔들라는 거예요?"

"전 모르쥬. 먹는 사람을 못 봤는디"

그래서 살짝살짝 흔들어서 캔을 따고
목마른 김에 원샷으로 하려고 입을 내밀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와

???
이게 뭐임?
이번에는 쭉~ 빨아봤다.
커헉!!! 뭔가 물컹한게 입으로 들어온다.
콜로이드 겔형 과립이 입에 구불텅거리며 미끌어지는 느낌.
그런데 그 젤리도 아닌 콜로이드에서 탄산맛이 난다.
아아 그 느낌이란 정말 형용할 수 없었으니 =.=

[충분히 흔든 다음에 마시라]는 건
그 콜로이드형 겔을 산산히 부셔서 먹으라는 이야기.
나는 거의 흔들지 않았기에 내용물이 통짜의 젤리가 되어있던 것이다.

있는 힘껏 캔을 빨아댔지만 내용물 반이나 먹었을까
지쳐서 못 먹겠더라.

이게 일본에서 히트한 상품이라던데 잘 모르겠다.
하여간 아저씨음료는 아닌 것 같고
난 그 복잡한 대낮의 을지로 사거리에서
자그만 캔에 입을 대고 쭉쭉 빨아대며
변태쳐다보듯 하는 아가씨들의 눈총을 받았을 뿐이다.

혹시 드실 분은 충분히 흔든 뒤 드세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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