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3.23 사람 평판 바뀌기는 순간이라. 4
원래부터 밥 혼자 먹는게 좋고 영화도 혼자 보는 걸 좋아하고
혼자 움직이는 걸 별달리 고까와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내가 혼자 움직이고 혼자 행동하는 걸 굉장히 불쌍하게 보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인가 찾아봤는데
몇몇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투정 비스무리하게 징징댔더니
그 사람들이 내심 충격을 받은 모양이더라.

'아, 저 양반 심화(心火)가 극에 달해있구나. 고독에 몸부림치며 전전반측, 밤이 밤이 아닌 모양이로다. 어디 쭉빵 미녀는 아니더라도 야밤에 등 긁어줄 할마시라도 소개시켜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밥이라도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마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배려하다보니

어느새부터인가 난
고독에 몸부림치며 까달스럽게 잘 삐지는 중년남이 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나도 내가 불쌍한 중년남 같아졌다.

별 불편도 없고 그냥그런대로 사는 것도 괜찮겠거니 하고 사는데

우연한 일로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람 이러다가 영 괴상하게 취급받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평판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조작은 아니더라도 가꿔서 보여야 하는 것이 세상의 법도라.
찌질이주제에 정의의 사도인양 활개치고 다니는 정신병자는 아닐지언정
최소한 내 앞가림정도는 하는 면목을 보여줄 때가 사람에겐 다 존재하는 듯 하다.

하여간
그만 사람들에게 말을 하고 
조용히 혼자 지내는 시간을 늘려야지.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