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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4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2
의식이 족하면 예절을 안다고 옛 어른들이 말하셨다.

확대해서 말하면
요족하고 품위가 생기면 사람의 거동과 태도가 바뀐다는 것이다.
아까 본 드라마 [추노]에서도 그런 말이 있더라
[양반 상놈은 거죽이라고, 좋은 옷 입은 놈 중 상놈 없고 떨어진 옷 입은 놈 중 양반 없다]고.

사람들은 그래서
두른 것으로 사람을 재고
가진 것으로 사람을 재고
누리는 것으로 사람을 재고
든 것으로 사람을 잰다.

나도 그러하고 내 글을 읽는 사람도 그러하다만.

사람을 알고 같이 가는 시간을 1-2년 아니라 평생을 본다면
사람의 거죽 속은 절대 변하는 법이 없더라.
물론 가진 게 없고 굶주려 사람이 자신없고 비굴해지는 경우도 있고
누리는 게 많아져서 여유가 생기고 관대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 속의 천성은 바뀔래야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 사람이 바뀐다고 혹자는 이야기 하더라
바뀌는 것은 그 사람이 그동안 갈고 닦거나 모은 것들로 장식된 것들이다.
지식을 갈고 닦으면 명민해지고 침착해 질 것이요
돈을 모았으면 경륜이 생기고 사람을 대할 줄 알게 되겠지만
그것으로 사람이 바뀌었다 말한다면
천하 근본을 오시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이랴.

[어려움은 같이 하나 복락을 같이 누리지 못하는 이]가 있고
[복락은 같이 하나 어려움을 같이 못하는 이]가 있다 한 옛 고사는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 또한 그것이 사람이 갈고 닦아서 만들어낸 [성품]을 벗어난
[천성]을 이야기함을 또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놓고 보면
어찌 절망스럽지 아니한가

내가 스스로 부족함을 내가 가장 잘 아는 데
그것이 변치않는다 생각하면 어찌 잠을 자겠는가.
[나는 스스로 이러하니 누구도 막지 못하리]라고 말할 자가
과연 이 세상에 누구이며, 그러고 어찌 세상을 살리오.

그래서 천성은 변치 않으나
성품을 닦아서 보(保)한다. 
천성의 훌륭함을 키우고 부족함을 메꾼다.
그것이 옛 유자(儒者)들의 평생 과업이었다.

사실 내 믿는 종교가 별반 다르지 않다.
천성의 악함을 알고 신앙으로 극복한다.
신성과 인성이 합일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평생에 가능하다 아무도 속단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아니하고
내가 드리는 노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바뀌었다 스스로 자고할 수 없는 것이니
거울을 들여다보면 난 예전의 나와 별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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