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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작은 방 한담 2010. 5. 11. 11:42
어젯밤에 식탁 정리를 하다가 쓰레기통 옆에서 원두 찌꺼기를 땅바닥에 쏟아버리는 꿈을 꾸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식탁정리를 하다가 쓰레기통 옆에서 원두 찌꺼기를 쏟았다.
휴지통을 열었는데 만두봉지에 휴지통이 막혀 있더라. 가만히 일을 당하고서 생각해보니 어딘가에서 본 듯 한 일이라. 어젯밤에 같은 꿈을 꾸었다는 것을 알고 적잖이 놀라웠다.

꿈이라고 해 봤자 어젯밤의 꿈이니 아침 기상시간하고는 길어봤자 일여덟시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일여덞시간 앞의 일을 볼 수 있는 꿈을 꾼다면 나름대로 기한도 짧고 생생한 법이다. 충분히 문제대비를 할 수 있을지언정 그렇지 못함은 그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벌어질 것이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내가 영안(靈眼)이 밝아서 스스로 꾼 꿈으로 미래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미래에 닥칠 일을 예비하고 지켜낼 수 있겠지만
개꿈과 길몽이 섞여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옥석을 구분하지 못하는 재지를 가진 주제에
꿈 하나로 미래를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기에 예지몽을 꾼다해도 결국 내 미래는 바뀌지 않는 것이다.

점을 보고, 사주를 보고, 앞길을 예견하는 많은 사람들과 방편들과 인터넷 사이트들이 있다.
그 중에 어떤 것은 허랑된 것일테고, 몇몇은 신통한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 가운데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도리가 나에게는 없고
신통한 누군가가 내게 앞일을 말해준다 해도
내가 앞 일에 대한 함의와 숨은 뜻과 예감을 알기에는 둔감한 존재라
결국 알려준 일이 닥치고 지나간 뒤에야 '아, 이게 그 말이었구먼' 하는 성향이라면

굳이 내 앞날을 알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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