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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동지

작은 방 한담 2011. 11. 10. 01:27
나는 사람에게 굉장히 박한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잘 대해 줄 때는 밸이라도 빼주는 놈이지만, 대신 나랑 대척점에 있는 사람에게는 죽을 때까지도 정 하나 안줄 뿐더러, 오히려 그 인간들을 어떻게 하면 빨리 이승 하직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종류의 인간이기 때문에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스타일하고도 맞지 않는다. 탈레반이나 조금 나랑 종교관이 같을까 4대 종교중에는 별반 받아줄 만한 곳이 없을 것 같긴 하다.

하여간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주의. 주장, 논조가 싫으면 그냥 그 사람의 살과 피와 숨쉬는 행위 자체가 싫다.  이성적 충돌을 원한으로 가져간다. 절대로 좋은 방법은 아니긴 한데, 하여간 인생에 그래서 어느 누구보다 흑백논리로 살아가는데 익숙하다. 근본적인 성향이다. 바뀌려는지 모르겠다. 성모마리아와 지장보살의 총합같은 예쁜 아가씨가 같이 살아주면 바뀔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테니 패스.

이런 게 보통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래 된 사람들은 그냥 내 동지고, 그런 사람들만 모아놓게 되니까. 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꼴보기싫은데 그 사람이 내 친구들과도 연관이 있다면 이럴때부터 골치가 아파진다. 대부분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성격들이 둥글둥글한데 (그러니까 나랑 놀아주는 거겠지) 내가 배를 갈라서 간이라도 씹어먹을 만큼 싫어하는 인간들과도 연분이 있고 오래 교제한 사람들도 있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부터 골치가 아파진다. 그렇게 되면 나는 사람들을 보러 가지 않는다. 설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10명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 1명이 있는 무대라도 가지 않는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자신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붙어서 싸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남은 것은 옛 사람들. 혹은 접점이 없는 사람들을 골라다니게 된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친한 다른 친구들과 접점이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오래 되었지만 점조직이다. 좋은 건 아닐 것 같다. 성격을 고칠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젠 그러기엔 너무 늙었다. 어쩌다 그렇게 되엇을까? 아마, 언젠가 나는 타인에게서 혹독하게 미움을 받은 경험이 있던 게 아닐까? 어린 시절에. 모를 일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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