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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4 관계의 상품화 2
트위터와 페이스북, 기타 여러가지 소셜 네트워크 프로그램들을 쓰다보면 개인적으로 열이 확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자신의 의견인양 제시하면서 다른쪽으로 링크를 걸어놓고 사적, 집단적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들이다. 뭔가 지금 아니면 다시 못 올 찬스처럼 말해놓고 가 보면 경품이건, 여론조사건, 아니면 조회수 늘리려는 조작이건 그런 식의 이익모델을 만들어 놓는 것 말이다.

수익모델이나 이익창출이라는 말이 케이크 위의 시럽처럼 느껴지는 것이 현 세대의 감성이다. 아무리 돈을 배격해도 돈이 좋은 것은 새삼 말할 가치조차 없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이용한다는 것 역시 현 세태를 통과하는 코드라고 생각된다. 상도고 도의고 그런 케케묵은 구절은 무덤속에서나 외워댈지어다. 이거 아닌가.

어차피 전기선을 타고 0과1의 변화로 만들어진 인터넷의 친분과 교류라는 것은 끈끈한 것은 되지 않는다. 전류처럼 빠르고 이합집산이 유동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깃털처럼 가볍고 병균처럼 불어나는]만남일 뿐이다. 노력만 하면 한 번에 수천명을 만날 수 있지만 당신이 죽어 넘어지더라도 관계는 없어지지 않는다. 혹은 당신이 잘못한 거 없더라도 어느날 모든 이들에게서 따돌림을 받거나 강제탈퇴당할 수도 있다. 이것이 소셜네트워크다. 말 그대로 가볍고 쌍방의 관심이 뭉쳐져 만들어진 문화이다. 이런 곳이니 이익모델을 그런데 끼워 넣는다고 누가 그 사람에게 함부로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익모델, 이익창출, 가벼운 관계, 관심 네트워킹. 뭐 잘못된 게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들이 싫다. 아직까지도 나는 내가 땅바닥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사람들과의 연장되는 만남이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한다. 연락이 끊긴 옛 지인들과의 만남을 편하게 해 주는 도구라는데 더 중점을 두지 새로운 인맥형성이나 관심그룹결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나는 인터넷으로 만나 아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그런지 뜬금없이 밀려들어오는 광고가 스폰서의 리트윗이나 게시글로 뜨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프라이버시를 늑탈당하는 기분이다.

인터넷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면 그것으로 프라이버시는 절단난 것이다. 라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것이 진실일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서만큼은 고풍스럽게 살고 싶다. 사람이 살아생전에 몇 명이나 제대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이 짧은 삶을 되도않는 네트워킹에 밀어넣고 [개나소나 내친구]의 항연에 내 이름을 넣고 싶지도 않거니와, 그 네트워킹의 자료가 되는 파일의 하나로 [친구]라는 캐비넷에 하나의 서류철로 자리하고 싶지도 않다. 지인이 아니라 면식으로 삼기도 힘든 사람들이 그 안에 분명 존재한다. 친구란 그런 것이 아닐게다. 사람이 그러할 진대 광고는 더더욱 아닌 것이다. 아직까지도 내게 [관계]라는 말은 참으로 무거운 울림이 있는 단어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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