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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1 욕망으로 점철된 인생 2
대학에서 교양으로 조선후기사를 듣던 시절의 일이다. 
교수님이 쉬는 시간에 그냥 흘러가는 농담조로 이야기하시던 말이다.

당시 풍속화가중 양대 거두 중 하나였던 혜원 신윤복은
풍속화 뿐 아니라 사대부들의 요청에 의해 [춘화]도 꽤 그렸다.
그리고 일설 재야 사학가들에게 전해지기로는
그 신윤복이 남긴 [미공개 춘화집]이 아직도 유실되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아마 이후락이에게 있다고 하던데......'
교수님의 말은 그렇게 어물쩡 넘어가버렸다.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있을 법 하다는 대충의 [뜬 구름잡는 소리]였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럴 법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후락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급 유물중에는 호생관 최북, 단원 김홍도가 그린 작품들도
끼어 있는 것이 확인된 바 있으니. 

호가호위로 권세가 하늘을 찌르고, 그를 이용해 사람이 탐할 수 있는 것은 다 탐하던 양반이
말년에 병을 얻어 방에서 거동도 못하다가 재산을 다 거덜내고 죽었다고 한다. 이후락. 그가 죽었다.

남은 것은 어디있는 지 조차 모르는 고미술품이 아니라 그의 더럽고 치사한 찌꺼기같은 이름뿐이다.
이후락이.
어느 당을 지지하는 양반이건 어른들은 그를 저렇게 불렀다. 이후락이.

살아서 먹고 마시고 싸는 것 외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으랴.
생각을 하건 음악을 듣건 무엇을 쓰건 내 몸이 할 수 있는 것은 먹고 싸고 마시는 것 외엔 없다.
남들보다 더 많이 먹고 싸고 마시려다 남겨진 것은 지저분한 이름밖에 안 남는 인생으로 팔십객을 보낸
노욕의 덩어리가 이제 썩어 문드려져서 강산으로 돌아간다.

나라고 다를손가?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여 사망을 낳는다고 성경에 그랬거니와
일체유위법이 여몽환포영하고 여로역여전하다고 금강경에도 써 있으니

다 부질없음 아닌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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