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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3 cooking & so on 10
1.
요즘 주로 해 먹는 건 양배추국이다. 말 그대로 양배추국이다. 양배추에 소시지 몇 개 넣고 팔팔 끓인 담에 먹는다. 
뭔 맛이냐 묻는다면 그냥 양배추맛이라 칭하련다. 내게 있어서는 그냥 [구황작물]에 다름 아니니.

그런데 어제는 동네에 양배추가 씨가 말랐더라.
그리고 오늘 동네 야채가게를 찾아가 봤더니 양배추 통짜 한 놈 밖에 남지 않았더라. 눈물을 머금고 사왔다.
사실 혼자 먹을 국을 끓이는 데는 1/4통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그렇게 밖에 팔지 않으니.
나머지 3/4을 버려야 하나 고민중이다. 양배추는 오래 보관할 수 없는 채소 아닌가. (3-4일 가려나...)

요즘 큰 마트들을 가면 그래도 채소를 1/2, 1/4 나눠서 파는 것을 종종 보긴 하지만 
아직도 나같이 혼자 먹고사는 사람들을 위한 용품들은 부족하다.
정말 필요한 것은 [1인용 식재료]들인데....일본처럼 이런 것들만 따로따로 파는 곳이 좀 더 많아졌음 좋겠고,
사실, 이런 제품들이 대형마트가 아닌 동네마트에서도 가능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건 요원한 일일 것이다.

규모의 경제라는 것이 주는 편리함. 
이건 양날의 칼인진대.


2.
필체에서 사람의 인격이 묻어난다지만
사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행동에서 성격이 보이는 것 아니랴.

가끔 요리를 해 먹는다. 
아주 간단한 요리를 해 먹는 편이지만
일단 뭐라도 만들고 난 뒤 주방을 둘러보면
화적떼가 부엌에서 노략질이라도 한 모양이 되어버린다. 고기라도 썰어서 굽는다 치면 푸줏간 귀퉁이같은 형국이고.

그리고 만들어낸 음식이야 못 먹을만한 것은 없었어도
영양가를 따지거나 마리아주같은 것은 사치스러운 소리다. 데코레이션....은 어불성설이고.

하지만 같은 요리를
혼자 사는 남자가 만들어도 고아하고 정갈하게 만들어내는 사람을 봤고
별로 요리 안 하고 사는 사람도 정작 요리를 만들면 깔끔하게 해 내는 것도 봤고
별 고민없이 대충대충 냉장고 처박은거 꺼내서 만들어도 그럴득한 걸 뽑아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요리도 천품(天品)이 있는 것이다.
갈고 닦으면 빛나는 돌이 될 인재가 세상 모든 분야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것일게다.

각설하고,
최소한 요리에 있어서 만큼은 
난 보석이 아니라 석탄이라는 걸 깨달았달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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