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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31

작은 방 한담 2009. 12. 31. 01:17
벌써 1년이라는 세월이 다 지나갔습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세월이란 어차피 인간이 편의를 위해 나누어 놓은 것. 자연은 그렇게 나누지 않아도 유장하게 흘러가는 법입니다만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무언가를 재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저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 1년을 마무리합니다.

개인적인 정치성향으로는 어두움의 극치였던 한 해였고, 그 어두움은 내년에도 백년하청일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과연 그것이 그들만의 잘못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해였기도 합니다. 가진 자의 편을 반대한다 하여 모든 사람들이 고결한 것도 아니고, 정의로운 것도 아니며 그들 역시 그들이 적대시하는 세력 만큼이나 냄새날 수 있다는 것 또한 깨달은 해였습니다. 사람이 서로 다른 양면에서 같은 어두움과 해악을 보면 냉소적으로 변할 뿐입니다만 아직까지 그렇게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좋은 것도 있었고, 싫은 것도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의 삶에는 싫은 것들이 더 많은 법입니다. 좋은 것으로 채워진다고 내 인생을 평가하기에는 전 아직 젋고, 욕심이 많고, 아직도 잃어버려야 하고 버릴 것이 많은 모양입니다.

돈주머니는 비고, 건강은 그저 그렇고, 앞날은 밝지 않으며, 계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저 개인이 생각해 놓았던 모든 것들은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알지 못하는 것들을 깨닫고, 내가 모르던 것들을 보게 되고, 내가 가지고 있으면서 갖고 있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을 타인의 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사람의 계획이 아니라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고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하나님의 순리대로 움직인 것이겠지요. 
삶이란 스스로의 계획에서 단절되지만 하늘의 입장에선 영속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없는 만큼 고마운 사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뭔가 얻고 받아서가 아니라 
옆에 있어줘서 고마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럴 때 느끼는 모양입니다.

저를 육안으로 보시고 용기를 주셨던 모든 분들.
그리고 이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서로 얼굴은 모를지라도 너무나도 고마웠던]많은 분들께

고맙다는 말 하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뭐, 사랑한다는 말 같은 건 남사스러워서 못합니다. 제가 연기대상 탄 것도 아니고...)

2010년에는 좋은 일들이 언짢은 일보다 많은 해가 각자에게 임하시길 바라며.

-荊軻-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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