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8.12 아열대의 밤 6

아열대의 밤

작은 방 한담 2010. 8. 12. 09:10
여름이 내가 알던 여름이 아닌 여름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무더움을 비껴나가기 힘든 날씨였다.
하지만 이젠 처마 밑에 누워 선들선들 부는 바람에 피곤을 식힐 수 있는 풍경은
말 그대로 옛 흑백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클리셰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 망할 놈의 습기.
하늘은 뭉게구름이 아닌
언제 비를 한바탕 뿌려놓을 지 모르는 적란운이 언젠바부터 주인행세를 하고
아니나 다를까 하루에 한번씩은 스콜을 뿌린다.
이게 대한민국 조선의 날씨냔 말이지.
소식적에 잠깐 들려본 태국과 캄보디아 날씨하고 다를 바가 없다.
이제 천장에 도마뱀이 붙어 산다고 해도 놀랍지가 않아요.

아는 후배 말을 들어보니
전남 어느 시에서는 가로수를 야자나무로 심었는데
그게 사시사철 잘 자라고 있다는 해괴망측한 소리도 들었다.

점점 땅이 들끓어 오르는 모양이다.
스티븐 호킹박사는 지구멸망 앞으로 200년이라고 말까지 했단다.

사실, 내일 망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어이없는 세상이 하루이틀 지나왔느냐마는

최소한 내일 죽더라도
선선한 날씨 속에서 죽고 싶구나.

열대야 따위는 정말 지옥에나 있어야 할 물건이야.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