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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1 설날 - 조카 4
어저께, 12월31일날 조카가 태어났습니다. 
하루만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100101이라는 IT업계종사자의 운명을 타고난 2진수를 주민번호로 받았겠습니다만
병원의사의 알 수 없는 결정과 부모의 천하태평함 + 아이의 천하태평함이 그냥 섣달그믐을 생일로 받아버렸군요.

"그래도 나중에 애 학교 들어가는 거나 그럴 때 학습능력의 부진 어쩌구...."

"...괜찮을 거야."

라는 한마디로 백부의 첫번째 조언은 묵살당했습니다. 가만 보니 제 부모님도 별 신경 안 쓰시는 눈치더군요.
언제부터 우리 집안이 이렇게 쿨했던 건가? 뭐...이것이 제 조카 [아인]이의 운명인 모양입니다. 

각설하고,

신생아의 눈은 정말 크군요. 비대칭적으로 크네요. 대웅전의 부처님도 아니고 왜 이렇게 눈이 큰 건지...

이리저리 사람들 얼굴을 살필 뿐, 울지도 않고 하품만 해 대고 메롱메롱만 하고 있군요.
저도 그랬고 제 동생고 잘 울지 않고 잠만 줄창 잤다는데
그게 집안 내력이라며 어머니는 나름대로 [핏줄의 유구함]을 옆에서 은근슬쩍 말씀하십니다.
(신생아중에 줄창 안 자는 애가 어디있겠어....)

하여간 고생한 제수씨를 보면서 마냥 좋아하기도 그렇고 해서
일찌감치 산부인과를 나왔습니다.

명실공히 이젠 집안팍을 둘러봐도 빼도박도 못할[삼촌]이 되어버렸군요.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게 아니라
뭔가 훌쩍 더 나이를 먹은 기분이네요. 진짜로.

2010년 정월 초 하루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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