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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5 살라딘 : 십자군에 맞선 이슬람의 위대한 술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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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역사서적의 기본은 정확한 사료파악과 사료에 입각한 추정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
위대한 인물을 탐구할 때는 더욱 엄중해야 한다. 후대에 갈수록 덧입혀지는 금박과 신화를 제거하는 것은
역사학자들에게 난제중의 하나다. 그리고 그것을 벗겨낸 뒤에 보여지는 인간의 적나라함과 당시의 환경을 봐야
진정으로 살아 숨쉬는 시대를 독자가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방송가에서는 계백장군에 대한 드라마와 광개토대왕에 대한 드라마를 만드는 모양이다. 그런데 둘 다 유년기에 어디 포로로 잡혀가서 죽도록 고생하고 있단다. 이건 역사극이 아니라 환타지다. 그냥 환타지 드라마에 역사속 인물들의 이름만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방송국의 드라마 작가들이라는 양반이 이럴진대, 이야기로 먹고 사는 과거의 이야기꾼들이 만들어낸 전설속의 인물들이란 오죽하겠는가?

스텐리 레인-풀 은 나름대로 유명한 중세사가이다. 그것도 이슬람전문이다.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쩌면 십자군 전쟁사에서 가장 뛰어난 이름 둘 중 하나일 살라흐 앗 딘 (살라딘)을 조사하는 데 그는 최소한 다섯 개 이상의 사료를 뒤지면서 이 사람의 객관적인 평전을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최대한의 객관성을 뽑아내서 만들어 낸 책이다. 인물 탐구를 하면서 쓰려면 이 정도의 노력은 기본이라는 걸 보여주는 듯 하다. 그래서 만들어진 아이유브 왕조의 창시자. 예루살렘의 탈환자. 이슬람의 구원자 살라딘은 굉장히 현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며, 또 한명의 십자군 영웅 사자왕 리처드와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쟁에서구현한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과연 이런 인물이 세상에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종교적 충만함이 기사도와 만났을 때 발현하는 궁국의 시너지효과는 바로 성군(聖君)이라는 것을 일깨우게 한다.

말리크 샤 - 누르 앗 딘 - 살라흐 앗 딘 으로 이어지는 이슬람 성인군주들의 뛰어난 역량이라는 것은 이 책을 보면
볼수록 감탄을 금할수가 없으며, 그 화룡점정을 찍는 살라딘의 예루살렘 탈환과정은 거의 종교적인 숭고함마저 감돈다. 아마 포로에 대한 처사를 그렇게 한 군주, 기사, 장군은 아마 21세기가 되어도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말 그대로 궁정보다는 풍찬노숙하는 전장에서 대부분의 생을 살다 풍전등화의 이슬람을 구원하고 홀연히 세상을 떠난 영웅의 족적은 마치 충무공의 행적과 엇비슷하다는 느낌마져 들 정도이다. 그 성품이나 구현하는 모든 행동 자체가 용장이 아닌 지장과 덕장이라는 것도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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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 대한 종교적인 편견은 상당히 많은 부분 서구에서 윤색되어 있는 부분이 있다.
물론 지역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문화적, 종교적 한계가 있고 기독교보다 훨씬 원리주의적인 요소가 많은 이슬람이기 때문에 기독교와 충돌을 안 할 래야 안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럼으로 인해 이슬람이 가지고 있는 많은 덕목들이 가려지는 것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내가 이런저런 사료를 통해 본 이슬람의 가장 큰 덕목은 아이러니칼하게도 [타인에 대한 관대함]이다. 
현대사회로 올수록 이상한 원리주의자 무슬림들이 이런 덕목을 다 갉아먹은 것 같다. 마치 무늬만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사랑을 어디 엿바꿔먹고 쌈질이나 해 대는 것 처럼 말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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