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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2 불꽃처럼 나비처럼 12
조승우랑 수애랑 나오는 퓨전 역사극이 영화로 나온다고 하더라.

명성황후를 위해 죽는 무사의 이미지는 분명 홍계훈이 그 롤모델일 것이다.
홍계훈이야 뮤지컬 [명성황후] 본 사람이면 다 알만한 민비의 충신이니.

이 사람이 악인인지 선인인지는 모르겠다. 동학군 진압을 위해 전주성까지 내려가서
무차별 성내포격까지 한 양반이면서 동시에 전봉준장군과 밀약을 맺어서 후퇴하는 동학군을
절대 쫒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쫒지 않은 일화도 있고.
매천 황현은 "인품이 염결(廉潔)하고 근신(勤愼)했다"라고 적어 놓기도 한 걸로 봐서

[그냥 명에 살고 명에 죽는 뼛속까지 군인]타입이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다.

그냥 앞에 써 놓은 건 사족이고 할 말은...

어렸을 적엔  나름대로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목숨 바치는 것 또한 남아로 태어나 쾌한 일 아니냐 싶기도 했는데
사람의 정이나 마음이나 다 바람에 날리는 표표한 구름같더라.

차라리 공주의 문 앞을 100일간 지킨 보초병은 될 지언정
적들이 쳐들어 올 때 목숨걸고 지켜줄 정은 이제 안 생길 모양이더라.
기브 앤 테이크에 익숙해진 잔망스런 중년의 표상이여!

그래서 젊은 시절 연인끼리 서로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불꽃같은 사랑이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덧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러는 것일진대.
그 때야 다른 것이 눈에 들어 올 일이 있을까

허나 나는
[아들을 동반한 검객]은 이해가 되도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이해가 되지 않는 나이가
부지불식 중에 되어버린 듯 하다. 서글픈 일일지도.

p.s) 어느 처자가 나보고 수애랑 비슷하게 생겼다는데
       내 어딜 봐서? 그것도 사내에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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