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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6 배우자 & 교회 & 부모님 6
뜬금없이 밥먹다가 갑자기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혼은 무슨,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나이를 먹으면 부모님 비위를 맞춰주는 것 또한 자식의 의무.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결국 종교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무리 널널하게 산다고 쳐도 우리 집안은 100년 가업 3대가 기독교를 믿고 있고 내 조카까지 합하면 4대째 명실공히 한 세기를 기독교를 집안의 가풍으로 삼고 살아온 가문이다. 나도 아무리 날라리로 산다쳐도 교인인 건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 결국 종교이야기와 결혼할 여자의 종교 이야기가 나왔다.
(참 웃기는 이야기다. 사람도 없는데)

나 : 난 교회 다니는 여자랑 결혼 안 할랍니다.
어머니: 왜
나 : 별로 정이 안 가요. 
어머니: 그래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 낫지

가만히 듣고 있던 아버지가 갑자기 툭 던진 한마디

아버지: 사실 교회 다니는 애들이 깍쟁이긴 하지.
나: ?
아버지: 솔직히 나부터가 깍쟁인데 교회다니는 것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냐. 너희엄마가 특이한 거야. 
           그냥 너 좋은 사람하고 해라
어머니: 그래두 그게 아닌데... (' ')

어머니는 못내 아쉬운 척. 하지만 결국은 아버지의 아내칭찬이니 슬쩍 넘어가셨다.

교회 다니는 사람하고 결혼하라는 것도 고집이고, 꼭 안 다니는 사람하고 하겠다는 것도 고집이다. 그걸 모를까.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그냥 사람들이 모여 앉아 허탄한 희망을 나누는 것이겠지. 나야 불교도가 오던 천주교도가 오던 무슬림이 오던 상관은 안 하겠지만 설사 기독교인이랑 연분이 맞는다고 해도 별 말은 안 해야겠다. 그게 주님의 뜻이겠지. 아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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