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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1 부도덕 교육강좌 - 미시마 유키오


(이 표지 일러스트...윤혜영 님의 거라는데 정말 맘에 듦)


미시마 유키오는 참 이것저것 많은 풍설을 만들어낸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노벨상 후보로 지목될 정도의 탁월한 문재를 가졌던 인물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스캔들에 휩쓸려 주간지 기자들을 재미있게 만들어준 사람이기도 하면서 마지막으로 육군대장성에 침투해서 할복자살을 한 군국주의자로써의 종말을 보여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한...한마디로 기인의 풍모로 점철된 인생이었던 듯 하다.

하지만 정작 인간으로써의 미시마 유키오는 꽤나 재미있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미시마 유키오 대 동경대 전공투]의 토론장면에서 보더라도 그냥 꽉 막힌 인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굉장히 탄력있고 가변적이며 유머러스한 인물이라는 분위기가 물씬물씬 흐른다. 작가적 완벽주의와는 반대로 이 양반 꽤나 웃기는 인간이었던 모양이다. 이런 인물의 가장 개인적인 글 중 하나가 바로 이 글이다.

이 글은 30대 중반에 어떤 잡지에 기획물처럼 연재하던 코너였다.
그걸 단행본으로 만들어낸 것인데
한마디로 줄이자면 '뻔뻔하게 세상을 현실적으로 살아가기'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르침이다.
우리나라에도 예전 개그맨 전유성씨가 '조금만 뻔뻔하면 세상이 즐겁다'같은 책을 내기도 했으니 그런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현대사회의 여러가지 난립하는 많은 주제에 대해서 작가는 뻔뻔하다 못해 건방지기까지한 악동같은 조언을 굉장히 진지하게, 하지만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대부분은 모순적인 제목을 가진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내용이긴 하지만 가끔은 너무 진지하기때문에 심각하게 재미있고, 어떤 곳은 가슴이 선득해지는 독설로 후벼판다.
[동정(童貞)은 한시라도 빨리 버려라]같은 제목들이니...

마초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꼭 마초스러운게 이상한 건지 잘 모르겠다.
남자가 마초스럽지 않으면 여자가 마초스러우란 말이냐.

당시 60년대 일본은 발전의 시대이며 혼돈의 시대이다. 고속발전의 산업화와 그 가운데서 방황하는 서민들의 애환도 보이고, 도덕규범의 해체와 청소년들의 일탈같은 민감한 주제들이 그 내용의 큰 줄기를 이룬다.
(제목이 부도덕교육강좌니까 대충 거꾸로 생각해 보면 뭐가 주제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봐도 글의 문체와 내용은 거의 날것에 가까울 만큼 생생하다.
사람의 고민이라는게 시대와 상관없는 것이라는 반증과 함께
미시마 유키오의 글은 뭐라고 단정짓기 힘든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달까.
 
그냥 낄낄 거리면서 즐겁게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사회에 대한 냉소주의자의 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손에 잡히는 내용은 많을 것이다.
참고로, 본문에도 나오지만 이 글이 잡지에 연재될 때 미시마 유키오의 부인에게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인간하고 사시나요"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30대의 중년만이 가질 수 있는 무게와 가벼움이 있는 책이다.

나도 이 책을 읽은 뒤
소소한 걱정은 때려 치기로 햇다.







p.s 1) 한가지 가슴에 남는 것이라면 맨 마지막 챕터에 실린 마지막 원고이다.
          사람의 인생은 아무도 알 지 못한다지만 미시마 유키오도 자신의 삶에 대해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는 인식하지 못한 모양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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