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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6 야바위

야바위

수련장 2011. 4. 6. 13:34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호랑이 나왔다고 말하면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인데. 사람이 실로 그러하다. 헛소문이건 마타도어이건, 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떠들어대면 내가 날카로운 회색 뇌세포의 소유자가 아닌 담에야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뻥]이라는 거, 그리고 [소문]이라는 거. 생각보다 훨씬 유용한 정치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루머의 가장 좋은 점은 치명적일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 잡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나도 들었는데?' 라고 하면 끝인 거다. 누군지 모를 정체불명의 인간에 의해 양산된 괴소문으로 끝나버린다.

꼭 없는 사실만을 가지고 소문을 양산하는 것은 아니다.
90%의 사실과 10%의 자기의견만 잘 버무려도 좋은 해꼬지감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이란, 늘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피력하게 되어있는지라 100%의 사실을 제2, 제3의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해줄 수 없는 동물이다. 그러니 돌고돌고 돌다보면 전혀 다른이야기가 되어 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낫는 감기 바이러스가 지구한 바퀴 돌고 오면 치명적인 살인독감으로 변하는 것처럼.

문제는 사람이다.
늘 문제는 사람이다.
악의적인 내용을 퍼뜨려서 사람을 말려죽이겠다는 심보를 가진 인간들이 존재한다. 분명코 악당이지만 그런 정신나간 인간들은 인생사를 살면서 거진 만날 일이 없다. 만약 만났다면 내 인생이 재수없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종의 [정의감]에서 자신이 들은 안타까움을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면서 후술한 소문을 퍼뜨리게 된다.

딱 잘라 말해서, 야바위짓이다.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고민을 해 본다면 남의 일을 풍설로 옮기는 일 같은 건 하지 못한다.
저 이가 당한 일을 내가 당할 수 있고, 내가 피해자도 될 수 있고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당연히 할 짓이 못된다. 사람을 병들게 만드는 것은 내가 모르는 흉악인에 의한 위해가 아니라 우리들이 익히 아는 나와 내주변인들이 사람 중에 쏟아놓는 독설이다.
한 마디로 지금 내가 보기에 기분나쁘고 가당찮으니 뭐라도 응징해주겠다는 것인데...우리가 얼마나 살았는가. 대라신선정도 산 입장이 아니라면 타인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 할 자격은 거의 없다. DNA라도 섞였던가.

이것은 시스템적인 문제에 대해 따져드는 내부고발자와는 다른 문제다. 성문화되어 규정된 조직규범을 상급자의 위세로 불법화 시키는 것에 대한 항명과 고발은 개인적인 인간성에 대한 험담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것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는 듯 하다.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보는 심성이나 자신의 야바위짓을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여기는 것이나.

어쨌거나 남 탓말고 내 수양이나 쌓아야겠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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