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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8 뚝방전설(2006) - 걸작은 아니어도 졸작은 아니었던
애시당초 내가 이 영화를 왜 보러 들어갔는지 지금 복기를 해 보려고 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그리고 흥행에서는 참패를 했다.
애초에 시간때우러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적절한 3류 쌈마이 영화]를 찾아서 극장에 기어들어갔는지 모르고,
그 목적을 나름대로 만족시키고 나올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 보고 난 다음에 
"아니, 이거 조폭물인가 코미디 고어물인가..." 하면서 머리를 갸웃갸웃 거리면서 나오다가
한 1주일 쯤 뒤에 다시 기억을 살려보니.

"아, 이거 [청춘드라마]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다 케이블에서 다시 한 번 봤다.
아, 감동이었다. 이 영화를 액션조폭물이라 착각했던 내 패착.

2.
젊은 시절 모두가 비웃어도 굴하지 않던 꿈이 누구에게나 있다.
혼자 꾸어도 개의치 않을 꿈을 같이 나눌 친구들도 있다.
그것이면 좋은 게 청춘인 것.

하지만 청춘은 바래고, 사람들은 세파에 찌들고
세파속에 같이 자라온 동무들은 하나 둘 스스로의 호구지책을 위해 길을 떠난다.
정신차리고 눈 돌리면 나는 인생의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조각배. 누구 하나 챙겨줄 수 없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련한 추억들이 선득하게 다가오면
누군들 그 안에서 한번 더 가슴뛰게 살고 싶지 않으리.
하지만 모두 다 안다.
이것이 현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 쯤은.

아이들이 아닌,
이미 다 자란 어른들의 동화랄까. 약간 불량스럽게 보이지만 착실한, 옆에 살고 있는
껄렁대는 동네 아저씨에게 바치는 헌사랄까.

나이가 들면 보는 눈이 달라지긴 하는 모양이다.

그냥 넘겨짚기에는 참으로 아까웠던,
[사시미로 피칠갑한 붉은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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