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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2 미시마식 에세이 - 예쁜 여자가 최고다 10
* 나도 한 번 비슷한 어조로 글 하나 올려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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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내조자를 찾고 결혼하면서 말하기를, 여자는 얼굴보다는 마음이 최고라고들 말한다.
남자도 허우대보다는 능력이고 성격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럴듯한 말이다.  남자의 경우에는 더욱 신빙성 있다.

사실, 능력있는 사내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세태 아닌가. 폐병장이 비리비리 말라깽이에 군대도 못한 허방다리들이라도 국회의원하면서 잘 사는 게 대한민국이다. 재벌 집 아들들도 모두 군역 하나 못 치루는 허약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모두 잘 살고 있고, 신랑감으로는 손색들이 없으니 오직 남자는 능력이라 할 만 하다. 허우대가 멀쩡해도 장가를 못 가는 인간들이 있지 않은가. 그걸 보면 능력이 허우대보다 나은 것이다.

하지만 과연 여자가 마음이 최고냐는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젓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착한 여자가 못된 여자보다야 당연히 낫다. 그러나 이게 과연 우열이 정해지는 이야기인가?

예쁜 여자가 결혼 못한다는 소리는 거의 못 들어봤지만
착한 애가 결혼 못한다는 소리는 무지하게 많이 듣고 있다.  한정된 조건을 가지고 비교해 봐도 예쁜 여자가 보다 매력적이라는 말인데 얼굴과 마음이라는 전혀 다른 조건 두 개를 동일선상에 놓고 저울질하는 자체가 바람직하냐는 말이다.

보통 이런 말은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살아보니까 얼굴 별로 못 가고, 성격이 최고더라" 라는 말이 보통 그 근거가 된다. 기혼자들의 이야기란 말이다.
이 이야기를 그대로 해석하는 건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대로 믿어도 믿음이 되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면 성경의 함의를 못 보는 것과 같다.

이말은 바꿔 말하면
"난 내 마누라가 성격이 그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어" 내지는 " 내 주변에 보니까 성격이 표독한 여인네가 많더라구"따위로 함의를 이해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즉, 어리버리한 남정네들이 여자들은 영원히 성격이 비단결 같을 것이라 믿고 있다가 결국 그 여자도 성질을 내고 까탈스러워 진다는 것을 알아냈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성격은 한결같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거 아닌가. 인생이 순풍에 돛단 항해가 아닐진대 오욕칠정이 있는 사람이 화나고 부대끼고 아웅대고 그러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명징해진다.
성격이라는 것은 연애할 때나 처음 봤을 때나 그렇게 일정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가 아닌 담에야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생활을 그럭저럭 향유할 정도의 성격들은 된다. 단지 그것은 호오가 바뀌며 육안으로측정 불가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의 상황과 처지에 따라 급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차라리 미인이 낫지 않은가? 최소한 남자들이 지나가다 뒤돌아볼 정도의 외모를 가진 여인이라면 아무리 못해도 10여년은 그대로 가고, 더한 경우는 20-30년이 되도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항구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대체 언제 변할 지 비상경보조차 울리지 않는 성격보다 조금씩 세월의 때가 타도 변해가는 것이 보이는 아름다움이 훨씬 사내들의 마음가짐을 추스리는데 수월하지 않겠는가

아아 내 마누라가 이렇게 주름이 생겼구나. 그렇게 곱더니만 이렇게 되었구나
그 섬섬옥수가 이렇게 변했구나 그동안 고생이 심했구나 등등  애잔한 생각이 들 뿐이다.
그런데 성격은 어떠한가.

아아 내 마누라가 범같더니 이렇게 양순해졌구나 하는 사람을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애 낳더니 완전히 염라야차로 변했어 이런 소리는 들어봣어도.

그럼 이미 비교 끝나는 거 아닌가?


-2-
그러니 애초부터 두 명제의 설정 자체가 잘못 된 것이다.
보이는 미모와 안 보이는 성격을 동등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안 된다.
차라리 가진 돈과 미모, 신앙과 성격, 뭐 이런 식의 비교라면 이해가 가도 말이지.

그러니, 지금이라도 배우자를 찾는 사람들은 성격과 미모를 동시에 보지 마라.
볼 거면 미모를 보아라. 잘만 고르면 강산이 세번 바뀌어도 그대로인 불변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모 일간지에서 이혼한 남성들에게 조사했던 결과가 있다. 배우자의 조건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놀랍게도 남성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미모]라고 나왔다. 왜 그랬을까? 얼굴에 미쳐서? 아니다.
그 사람들은 여성의 얼굴만큼 [불변성]을 지닌 항목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기 때문인 것이다.

그럼 모든 사내들이 그렇게 되면 심상한 용모의 처자들은 시집을 못 가게 되는 것인가 라고 불평한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 말라. 세상엔 여자들이 늘 부족하고, 사람의 미적 기준은 제각각인데다가
삶에 찌들어서 얼굴보다는 성격이 제일이라고 자포자기하는 많은 남성들이 아직도 존재하니 말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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