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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과 칼

수련장 2009. 7. 23. 22:57
1.
남명 조식이라고...

합천에서 태어난 불세출의 거유가 계셨다.
원래 이 합천땅이 삼국시절부터  괜찮은 땅이었는데
어쩌다 육지쭈꾸미 전대갈 덕에 완전히 이미지 똥칠한 곳이라.

하여간 그 양반이 주장한게 남명학파.
마음은 경(敬)으로 다스리고, 밖으로는 의(義)를 표하는 것이 도(道)라고 하여
실천궁행이 최고의 덕목이라 하였다. 행하지 않는 선비는 죽은 선비라는 것이다.

이 양반은 선비 복색에 
허리춤에 칼을 차고
쇠방울을 하나 달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서슬퍼런 칼을 보고 반성하고
방울소리 들릴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겠다는 의지였다.
퇴계 이황과 맞먹는다는 견식을 가진 분이었지만
절대 앉아서 책만 보는 선비는 아니었던 게다.

이런 스승 밑에서 배운 제자들이
개호주지 강아지일까.
그의 제자들 중 태반은 임진란때 의병장으로 나가서 죽는다.
나머지는 광해군 때 정권을 잡고 탈 성리학적인 정치를 하다
인조반정에 의해 몰락하고.

호사가들은 그러더라.
실천을 중시하는 남명학파가 경상도에 건재하게 남아있었으면
조선의 마지막이 그렇게 지저분하게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2.
[칼]이라.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물건이다.
진검을 허리에 차 보면
두가지 생각이 든다.
[뽑아야 한다]와 [뽑지 말아야 한다]

칼을 뽑으면 두가지 생각이 든다.
[벤다] 와 [베지 않는다]

하지만 벨 때는 무조건 무념이다.
생각이 있어선 안 된다.

머리로 뭔가 생각하면
날이 물체에 박혀버리고 잘리지도 않는다.
그냥 몸과 손과 칼이 하나가 되서 날려야
제대로 잘린다.
기검체가 하나가 되면 통나무도 베게 되지만
생각이 분산되면 짚단에도 박히는게 칼이다.

3.
요즘 이런생각 저런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어제그제오늘.
참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칼]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수련이 미치지 못함이고
스스로의 수양이 부족한 탓이려니.

그냥 허리에 찬 것 만으로도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경지까지는 못 가도
스스로 깨닫을 정도는 되어야 할텐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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