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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4 일반인은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 수 없다 6


[파란]에서 연재하는 만화중에 [바둑삼국지]란 만화가 있다.
일전에도 소개했지만

바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만화가가
조훈현과 한중일 삼국에 대해서 그리고 있는 만화다.
그림체는 [무한의 주인]과 [슬램덩크]의 스케치가 절묘히 섞인
수준급 이상의 데셍을 보여준다.
내용도 상당히 재미있다. 바둑의 바자로 모르는 내가 보더라도.
(건강이 안 좋아서 길게 그리지 못하는게 흠이랄까...)

조훈현의 바둑스승중에
후지사와 슈코 9단이라는 분이 여기 나온다.

이 양반, 말 그대로 천재를 넘어선 괴재인데
술을 하도 좋아해서 1년 내내 술로 지새고
도박 좋아해서 가산을 다 탕진하고
그러면서 사는 사람이다.

그러다가 딱 1년에 4번
상금이 가장 큰 기성전에서만 이겨서
1년치 술값과 빚을 다 갚고 리셋한 채로
다시 공짜술을 먹고 살아가는 괴인이다.
(이 분도 올 해 돌아가셨다....허. 참)

1년에 4번 타이틀 준비하는 것 빼고는
자기 복덕방에 젊은 기사들 불러놓고
마작과 술과 바둑을 가르키며 소일했다는
세상에 표표하니 살았던 인간.

그래.
세상의 위에 올라앉아
개미처럼 부지런히 다니는 인간사를 오시하며
관심없이 소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미치던가
돈이 많던가
천하에 구애받지 않을 재주가 있던가.

그렇지 못하다면
눈 질끈 감고 살 밖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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