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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8 아주 쓰기 싫었던 군대 이야기 주절주절 14
1.
훈련소도 아닌 입소대에 들어갔을 때 일이다.
같은 방에 좀 껄렁거리던 놈 하나 있었는데
자기 여자친구가 입소대부터 연애편지 줄거라며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아닌게 아니라. 입소대에 들어오고 주소 불러준 지 이틀 만인가 답장이 왔다.

이가 귀까지 걸려서 히죽거리며 봉투를 뜯던 녀석은
갑자기 활짝 열어놓은 입술에서 괴성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내가 본 [최단시간내 고무신 거꾸로신기]였다. 기네스 감이었는데 혹시 다른 거 아시는 분.


2.
가끔 보는 웹툰중에 [꾸나꼬무]라는 웹툰이 있다.
연재된지 한참 되었는데 아직도 상병짬밥에 허덕대는 남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응석을 다 받아주는 착한 여자친구의 이야기.

그런데 확실히
[군대 간 애인이 있는 여인 옆에 있는 사회의 남자동료]들은 모두 잠재적인 사냥꾼.
만화 보다가 쯧쯧 거릴때가 한 두 번이 아님.


3.
개인적으로 내가 입대하기 전 한달 쯤 전의 이야기다.
동네에서 입대준비랍시고 사람들 만나보는데
ROTC선배 하나가 내게 이렇게 말을 했다.

"군대 가기 전 여자친구 하나는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

'?'
군대가면 여자친구 다 떨어져 나간다는데 왜 저 양반은 여자친구를 만들라고 할까?

나중에 군대 가서야 알았다. 장교와 사병은 그래도 좀 다르다는 것을.


4.
인생사 지나고 나면 돌고 도는 것.
미움도 슬픔도 모두 한 세월.

하지만 증오는 웬만하면 사라지지 않는 내구력이 상당히 뛰어난 감정.
사람을 성숙시키거나, 혹은 인생의 다른 목표가 되어주거나.

잊지만 않는다면야.
fun is fun, Done is done.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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