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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4 가고 싶다 8
1. 바다와 산세가 다 잡힌다는 통영 미륵산

2. 새벽 찬 바람 맞으면서 뜨는 해를 보고 싶은 낙산 의상대

3. 배고플 때 먹어서 절대 잊혀지지 않았던 일본 도쿄 시모기타자와의 빵집 [안젤리카]의 미소빵의 맛.

4. 나오던 콧물까지 얼어버리게 추웠지만 너무나도 아늑했던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

5. 카메라로 잡을 수 없어서 한 블럭 떨어진 곳에 가서 찍었던 바르셀로나의 성 가족성당

6. 바닷물에 페인트 풀어놓은 듯 새파랗기 그지없던 이태리 세스뜨리 레반테

7. 호그와트는 저리가게 음산하고 무서웠던 해질녘의 영국 이튼스쿨

8. 아마 다시는 가기 힘들 광할한 캄보디아 씨엡랍 호수와 경이로움의 극치였던 앙코르와트

9. 초록색 포도밭이 성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미국 프레스노.

10.

하지만 더 모든 것들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앞마당에 벽오동 하나 정갈하게 서 있던
강서구의 우리 2층집.

비가오면 산에서 흙탕물이 쏟아져 동네 앞길이 모두 벌겋게 되고
무덤들과 소나무가 울창했지만  해질녘까지 뛰어놀기에 너무나도 풍족했던 우리 동네 뒷산.

산 한가운데를 깎아서 산꼭대기에 서 있어서
늘 등교할 때 마다 숨이 턱에 걸렸던 [국민학교]

난생 처음으로 갈비탕이란 걸 먹어봤던
우리동네 시장바닥의 [정육점]

내가 가장 다시 가 보고 싶은 곳들은
이제는 가끔 꿈에서나 볼 수 밖에 없고
현실에서는 전혀 옛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곳.

이미 수십년이 흘러 옛 길은 자취도 없어지고 산도 사라지고 어디에도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과거를 불식시키는 현대의 잔재만이 남아있는 [행정구역]. 


나는 정녕 그 곳에 가고 싶어하건만
그곳은 이제 남아있지 않으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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