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언가를 해야 할 일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
비단 호구지책에 대한 염원 뿐만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당장 먹고 살 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가고 싶다고 생각한 일에 대해서 매진할 것을 찾고 있었는데
아주 어렴풋이 그 길로 가는 초입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
쉬운 일도 아니고, 전혀 가 보지 못한 길을 찾아가는 것이리라.
뒤돌아 생각컨대, 내 그동안의 짧은 살아온 길에서 내 스스로 정해서 갔던 길 중
끝까지 걸어가서 무언가 성과를 얻어내었다 할 만한 것은 지극히 적고 손에 꼽을만한 것이었다.
그 중 몇몇은 정말 천운이 닿지 않아서 중간에 관둔 것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내 심기가 불안하고
겁에 질려 도중에 관두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지내온 삶이 앞으로 살 날만큼이나 차 오른 뒤에야
또 다른 길을 하나 또 발견하였다.
늘 새로운 길을 가는 삶이라는 것은 언제나 앞이 어둑어둑하고
초행길에 대한 외로움과 두려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야겠다 마음먹었으면 또 가야하는 것이 인생 아닐까.
좀 더 유하게 지난 날을 살펴보면, 그 동안 엎치락 뒤치락 헤메며 걸어왔던 길이
결국 이 길을 가기 위해 둘러왔다 생각해보니 그리 나쁜 여정은 아니었던 셈이다.
비단 이 일뿐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내 삶에는 빈 자리가 많고 그것들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남은 삶일 것이다. 그 동안 두들기고 두들겨서 나름대로의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모양을 잡고 오롯하게 남은 것들을 담아낼 시간인 것이다.
안 보이더라도 끝까지 가 봤으면, 그리고 그것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얻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내 스스로 먹고 살 일에 대해서도 하루빨리 해답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욕심을 하나 더 내 보자면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손잡고 같이 갈 이 하나쯤 있어도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