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늙어 육신이 땅에 더욱 가까와지면 흙을 밟으면서 살고 싶다.

아흔아홉간 짜리 고대광실이 아니더라도 지붕과 툇마루가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창을 열면 앞과 뒤가 바람으로 통하고  비가 오면 젖지 않을 뿐 빗속에 들어가 같이 있을 수 있는 곳에 살면 좋겠다.

그러다 때가 되고 날이되면 청산에 같이 육신이 흘러들어

작은 나무의 나뭇잎이 되었다가

장마지면 장마를 따라 물에 잠기고 겨울이 오면 눈이 쌓여 같이 얼고

따스한 봄이 오면 얼음과 함께 녹아 갓 생긴 개울에 흘러들어

멀리멀리 산천을 따라 유람하다 커다란 바다로 나가고 싶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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