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은 스스로 있는 자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믿지만 또한 일탈을 꿈꾸기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현재에 충실하면 언젠가는 시간과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만
과연 그러할까?
우리가 미래를 볼수 있다면.
2.
어찌보면
우리들 중 몇 몇 소수 -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사는- 들은
우리가 현재에 매달려 있는 댓가로 그들이 그런 것을 누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계급투쟁론과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일벌들의 삶에서 수펄들의 삶은 그러한 거 아닐까.
물론 혼례의 그날이 지나면 사라지는 수펄의 인생이 같을리는 없지만
모두에게 한 번씩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3.
교회 주차장이 없어지고 교회에 가는 게 불편해지면서부터 교회에 더 충실해졌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참 묘한 것이다.
부유할 때 족함을 알 수 있다면.
4.
잠시 오후에 빈둥대며 시청한 미드 [하우스 시즌5]
모두가 새로운 관계로 엮이고 그 안에서 고민이 생기고 관계가 주는 상처들이 생기지만
역시 하우스 박사는 백설이 만곤건할 때 독야청청 솔로의 삶.
저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주위에 윌슨같은 착한 친구와 커디원장같은
애증의 관계가 약간의 긴장감을 주고 까라면 까는 부하들이 있다면.
5.
지척이 멀어져 얼굴을 보기가 어려운 이가 있어도 소원함을 못 느끼는 끈끈함이 있는 반면
얼굴을 보고 맞대어도 태산이 가운데 놓인 관계도 있고
평생을 같이 해도 어려운 이가 있는 반면
몇 번을 보았는데 나면서부터 아는 것 같은 이가 있구나.
한 그릇 떠 놓은 정안수처럼 맑아서 모두가 모두의 속을 볼 수 있다면.
6.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을 읽다가 든 생각.
인생의 [Replay]라는 거. 정말 일생에 한 번 딱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인생이라는 것이 가벼운 말 한 마디에 짊어지기 힘든 부채를 평생 짊어진다는 어이없는 사실을
지금보다 가능성이 훨씬 많았을 때 깨달을 수 있었다면.
젋어서 신중해질 수 있다면
늙어서 거침없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