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람이 가장 비참해 지는 경우는 돈이 없을 때가 아니라 앞이 보이지 않을 때다.
앞이 보이더라도 캄캄한 결론이 난다면 그것 역시 비참한 일이다.
그렇다고 눈을 감아버리면 그 또한 더없이 비참한 일이니.
대저 인생의 냉혹잔인함이라는 것은 그렇듯 흉포하다.
하물며 돈이 세상의 근본이 되는 자본주의사회에서랴.
2.
의지할 곳 없어서 사람을 찾는다만 그 사람도 뾰족한 답이 없으면 비참하다.
먼가 궁하여 해답을 찾고자 하는데 그 답을 그 사람도 주지 못하면 더 비참하다.
그 사람 역시 답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그 중 비참한 일이니
막다른 곳에 의지할 곳 없는 이는 그래서 비참하다.
사람의 홍복이라는 것은 이런 것에서 결정되는 법이다.
3.
나는 부처도 아니고 여래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수도 아니니
안분하여 자족하기 위해 세상 모든 것을 끊어버릴 수 없으니 비참하다.
인간의 삿된 욕망이 있음도 비참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을 치고, 귀신을 부르고, 굿을 하여
저승의 귀신을 불러 이승의 행복을 도모하려 하나
그 역시 비참한 일인 것이다.
이승에 살던 이 억울하게 가서 귀신이 되었는데
그가 이승에서 남을 위해 무엇을 해줄 여력이 있을꼬
4.
결론은 하나.
무소의 뿔처럼
짐을 끌어 메고혼자서 가는 것 외엔 무엇이 남아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