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5

작은 방 한담 2009. 10. 25. 23:53
1.
부모님이 고뿔을 잡고 누워계시는데
예전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일이다.
그런데 신종풀루인지 뭔지 갑자기 극성인지라
밖에 생활하는 장남 기분에 맘이 영 편치 않아서

거의 8시간에 한 번 꼴로 전화를 했더니

"전화하지마! 안 죽어!" 라는 대답이 왔다. -.-;;;;

내가 나이 먹는 게 틀림없어.


2.
수염이 깎기 싫어서 놔 뒀다가
엉겹결에 기르게 되었다.
아무리 봐도 삼국지2편에 나오는 조조...

어제 깎으려고 했는데 곡예사님의 "길러봐도 되겠는걸?"하는말에 혹해서
기르고 교회에 갔다가 모친과 상봉

뭐하는 짓이냐는 꾸중을 -.-;;;

우짤까나.


3.
점심때는 졸려서 첼로팬이 밥먹자는 걸 깨고 낮잠에 빠져있다
저녁때 출출해서 누구 불러 밥먹을까 하다가
결국 그냥 혼자 밥 먹기로.

집에서 먹는 게 돈을 아끼는 일이긴 하지만
뭐랄까. 그냥 핸드폰에 충전시키는 기분이 들어서.


4.
일요일에 혼자 있다보면
적적하다는 것 말고
뭔가 삶의 톱니바퀴에서 튕겨져 나와서 혼자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작은 톱니가된 기분.
여럿이 같이 맞물려사는 삶도 싫지만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도 좀 웃기고.

그러니 저러니 해도 시간은 흘러가고
작은 육신도 시간에 이리저리 깎여나가기 마련.

열심히 사는 것이나 멍하니 사는 것이나
요즘 같아선 별로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