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내가 말유 그제께 모텔앞에 차를 대 뒀는디 50대 남자와 40대 여자가 나오더란 말이유.
그러더니 내 차를 타드니 여자를 먼저 내려주고 남자는 자기 집으로 가자더라고. 이게 뭐겄슈?
부부는 아니라는 말이지. 그러더니 도둑놈이 지 발 저린다고. 남자가 슬금슬금 내 눈치를 봐, 말도 안 시켰는데 말을 하더란거쥬. 아주 아줌씨때문에 죽겄다고.
어쩌다가 나이트에서 만나서 만리장성을 쌓았는디 한 눈에 통했는지 하루가 멀다고 불러낸다는겨.
사연을 들어보니 참 그 아줌마 남편이 안됐슈. 어디 뻑적지근한 기업 중역이라는데 매일 퇴근을 새벽에 하고 새벽에 출근을 하는 거유. 그러니까 아줌마가 비구니요? 그럴 순 없는 게지. 그렇다고 같이 다니는 이 아저씨는 팔랑이 백수냐. 그것도 아뉴. 이 아저씨도 나름대로 잘 나가는 회사 중역이더라고. 멀쩡하게 가정도 있고!
- 그런데요.
- 아 손님, 아 아줌마가 그렁께 눈이 아저씨랑 맞아가지구 남편에게 해 줄 내조를 다 아저씨에게 해 준다는규. 우리나이 되믄 원래 기가 허해지구 그러잖우. 남자가 그냥 돌아다니느 것도 피곤해유. 건디 방사까지 해 봐유. 그러니께 아줌마가 아저씨 붙잡아다 좋은건 다 먹인다는거유. 지 서방도 아닌디.
- 재미있네요
- 아 재미가 뭐예유, 맨 처음이야 불장난 좋아구 하쥬. 그게 나중에 되면 감당이 안 되는 법이유. 알다시피 우리 나이쯤 되믄 그런게 많이 들잖유. 지같은 경우도 그런 일 많이 봐유. 한디 그게 다 정신 나간 짓이유. 사람이 그 순간에 지조를 잃으면 안되는규. 그럼 나중에 정말 피곤해지는규.
- 그렇겠죠
- 그럼유. 사람은 지조를 지켜야 해유
이젠 아주 식상해서 에로영화에서도 안 쓰는 클리셰가 엄연히 세상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풍문으로 들어올 정도로.
* 하지만 이 이야기의 포인트는 그것이 아니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이 택시기사 아저씨는 내가 같은 나이또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