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잡설

작은 방 한담 2009. 10. 18. 15:41
1.
저희 동네는 일요일에 동네슈퍼가 쉽니다.
뭔가 물건을 사려면 옆 단지까지 가야하죠.

맨 처음엔 [얼씨구 잘 한다 아주 배가 불러서 환장했구나]어쩌구 하면서 투덜거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제가 저렇게 이야기할 거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 사람들이 나랑 뭐가 다르다고 일요일에 안 쉬나요.

언제부터인가 서비스업이라는 게 영혼까지 팔아서 웃으면서 돈을 모아야
그나마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시간따위는 포기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는데
대체 언제부터 그랬는지 궁금합니다.

예전, 독립기념일 당시 모든 공공기관과 가게가 다 노는 바람에
허기진 몸에 두드러기까지 났다가 죽을 뻔한 미국 어학연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그네들은 당연한 거겠죠. 일단 내가 쉬어봐야 남들도 쉬는 줄 알겠죠.
남들도 쉬는데 나만 일하는 게 우스운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굶어죽기 적합한 말입니다.


2.
날씨는 좋은데 정작 혼자 돌아다니기는 피곤하군요.
그렇다고 사람들과 같이 다닌다는 것도 피곤하구요.

별 말이 없어도 되는 사람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어느 회원 말대로 [여자사람!]이면 좋겠죠.

예, 그런데 솔직히
주변에 여자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양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보면 참 부럽습니다. 나도 저런 것 좀 해 봤으면...
전 어디가서 어종을 포획하려 해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
소나라도 사야하나.

망할....이거 왜 써놓은거야.



3.
그러니까 한다는 일이
[배트맨과 슈퍼맨 서로 싸움붙이기]같은 오락을 하던가
아니면 [리볼버로 다 마신 캔 구멍뚫기]같은 걸 하거나
[아무도 사가거나 읽지 않는 글 쓰기]같은 걸 하고 있군요.

-.-a 뭔가 생산적인 걸 해야 할까요.

어쩌면 게임을 하다가 뭔가 새로운 발상이 떠오를지도 모르고
글을 쓰다가 정말 좋은 게 나올지도 모르죠.

혹시 압니까.
자다가도 움직이는 바퀴벌레의 더듬이를 날려버릴 정도의 실력이 될 지.

별로 오래 살진 않았지만
살면서 내키는대로 하는 것들도 잘만 하면 다 괜찮은 것들인 듯 합니다.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