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쓴다

수련장 2008. 10. 30. 13:26
하루에 뭐라도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는 건 문제다
하다못해 일상생활이라도 끄적이지 않고서는 배겨낼 수가 없다.
사람들을 만나거나 술을 먹거나 한다면 아마도 이 욕구는 줄어들겠지만
어차피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주목적이 아니라 잠시동안 무언가 빠져있어야 할 거리를 찾는 것에 불과하니 영속적일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천재적인 문재의 소유자라서 쓰는 족족 사람들의 감성을 울리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냥 쓰는거다. 왜 쓰는지에 대한 이유목적에 대한 고찰도 없고 책임도 없고 그냥 글을 올리고 또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올리고 또 올리는 거다.

영화 샤이닝에서 잭이 미친듯이 하루종일 타자기만 두들기는데 나중에 마누라가 그걸보고 이 놈이 맛갔구나 하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그런 식으로라도 뭔가를 써 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압박감이라기 보다는 글을 쓰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피곤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게 변했던가 히키코모리로 변했던가 뭐 그런 거겠지. 동물이라도 키워볼까? 그런데 아마 그 놈에 대한 불만이나 애정에 대해서 다시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바귀려는 의지가 있지 않는 한. 하지만 이게 뭐 그렇게 나쁜 짓 같지는 않으니 당분간은 계속할 예정.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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