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gue-2

역수 나가는 날 2008. 10. 26. 17:00

체코 전체를 돌아보는 것도 아닌 프라하라는 작은(?)도시를 돌아본다는 것은 그냥 내부가 아닌 외부를 둘러본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도쿄여행처럼 어딘가 맛있는 것을 찾아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것과는 달리 그냥 형태적인 도시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주 목적이 있었던 듯 하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아이템과 기능성을 찾아서 돌아다니는 것이 도쿄여행이라면 프라하는 굳이 비교하자면 교토여행과 비슷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의사소통의 지난함과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정보의 미비함도 작용했겠지만.ㅎ

 
추운 겨울철의 방문이었다는 것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첫째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옛 고도의 풍취를 물씬 줄 만큼 관광객이 적었다는 것이고 (그나마 적었다.)
단점이라면 코가 떨어져 나가도 모를 정도로 추운 날씨가 지속된다는 것이었다.
12월의 프라하라는 것은 고독하고 애잔하고 매섭게 추운 장소였다.

 

  가끔 유럽을 가고 싶어진다. 석조문화와 목조문화의 차이는 그만큼의 동경을 가져온다. 일본에 가면 말이안 통해도 대충 넉넉한 것과 달리 유럽에 가면 호사스런 곳에 있어도 감정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나무와 돌의 문화 그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경외롭지만, 또한 영원히 이방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타자성을 획득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의 보헤미안들은 유럽에서 떠돌기를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정서적으로 100% 동화될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느끼는 과정, 92년 유럽을 여행할 때도 그러했고, 10년이 넘은 뒤 프라하에 갔을 때도 그러했다.


언제 나는 다시 자유를 살 수 있을 만큼 여유를 찾게 될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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