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 서사시]나 기타 고개국가의 탄생설화에 등장하는 영웅전설의 대부분은
비범한 출생 혹은 비범한 태생환경을 가진 주인공이 간난산고를 거쳐서 특별한 목표를 설정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그것이 대중들의 바램과 맞아 떨어져서 그 임무를 완수하며 민중의 성원을 획득하는 것을 끝이 난다.
(물론 길가메시는 호색한에 폭력가였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살자 영웅이자 고뇌하는 철학자다.)

거의 대부분의 소설은
여기저기에서 뒤틀리고 박음질을 새로 하지만
저 곳에서 나오는 내용을 벗어날 수가 없다.
특히나 대놓고 선악의 이분을 차용하거나 폭력을 갈등해소의 도구로 사용하는 무협지의 경우는
저 도식에서 벗어나기가 지극히 힘들다.

어쩌면 무협지 매니아들이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신적 권위]의 획득과 [불가항력의 징벌]을 악인에게 선사하기 때문.
불가론적인 윤회보다는
기독교적 직선사고가 무협지에 더 어울린다.
악인은 지옥으로!!! 가 무협지를 관통하는 가장 큰 맥락 아닌가.

김용처럼
이사람 저사람의 은원관계를 얽혀놓고 나중에 대동단결, 회개하는 극적인 반전의 카타르시스를
그리는 대작가도 있지만
그래도 역시 무협지는
나쁜놈은 싹 목을 쳐버리는 맛(?)으로 읽는 법인데.

그래서 누구나 무협지는 한번쯤 써 보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무엇이든 용서되는 설정을 차용할 수 있는 [환타지]아닐까?

히죽
세상살이가
무협지처럼 간단명료하게 길이 보이거나
환타지처럼 네약이 없더라면 참 좋을텐데.

그래서 책은 꿈을 종이에 풀어 쓰는 도구인 모양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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