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으면 허언이 많다고들 하는데 사실 그러하다
말뿐만 아리나 글도 마찬가지로 난삽하게 이것저것 많이 쓰다보면 넋이 없고 혼백이 빠진 글들이 생겨난다. 작가의 덕목 중 하나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라 하였지만 그건 절차탁마의 이야기이지 수정되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내뿜는다 하여 나 자신의 수련에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지만 글을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여기서 기인한다. 생각이 짧으면 말로 다 풀어쓰지 못하고 감정이 앞서면 악한 말을 쓰기 쉽다. 하지만 나는 종종 그러하다. 원래 욕설보다 글이 쉬웠던 개인적인 생리도 있지만 들끓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심성에도 그런 경향이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이 자기자신에게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일정한도의 자유를 더 준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황금율인 말이다.
 
드디어 끄적끄적 쓰던 글이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장황하게 써 놓은 글 중에서 고갱이는 얼마나 차지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아마도 퇴고를 거치더라도 더 많은 부분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써 놓은 글을 없애고 싶어하는 필자는 아무도 없다. 스티븐 킹 같은 경우는 자기가 초고를 탈고한 뒤에 한달 정도는 거들떠도 안 보고 그것이 남이 써 놓은 글인것처럼 여겨질 때에야 퇴고를 시작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런 뒤 다시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 보여주고 그 사람에게서 고칠 부분을 더 얻고 다시 수정을 한다고 한다. 나야 지금 내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 관계로 두번째 것은 좀 요원한 부분이긴 하지만 첫번째 퇴고의 원칙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생각 저생각이 떠오른다. 몇개는 소재를 찾는 작업이고 몇개는 사회에 대한 내용이며 몇개는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고 나머지는 내 삶에 대한 정리정돈이다. 작은 머릿속으로 생각할 것은 점점 늘어만가는데 육신은 점점 쳐져서 게으름을 동반하니 이것이야말로 곤란한 일이다. 부지런함을 가지고 홀로 생활한다는 것은 참으로 난망한 일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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